개구리 올챙이적 생각하기 (전문의가 되어 돌아보는 전공의시절)

그런 저도 이렇게 풋풋한(?) 1년차 시절이 있었습니다. 2008년 전공의 1년차 때 추계안과학회에 참석하여 저의 첫 포스터 앞에서 찍은 사진이네요.
저는 소위 말하는 “환자를 타는” 1년차를 보내서 파트가 바뀔 때 마다 그 파트의 입원환자수를 갱신하곤 했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야간진료실에서 응급환자를 여러 명 입원시키기도 했고요. 덕분에 윗년차 선생님들께서는 제가 당직일 때는 긴장을 하고 계셔야 했답니다. ^^ 그 때 제가 잠을 아껴가며 병동과 야간진료실에서 보냈던 시간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각 년 차 마다 3명씩의 전공의가 있었지만, 2008년 동기는 저랑 유은석 선생님 두 명이었답니다. 지금은 수원에서 원장님 하고 있는 유은석 선생님은 저보다 6살 위의 오빠이지만 5년간 병원생활을 같이 하면서 누구보다도 막역하게 지낸 것 같네요. 하하!! 3명이 해야 하는 일을 2명이 나눠서 해야 했고, 저는 2년차말에 첫째 출산을 하면서 출산휴가도 다녀왔기 때문에 업무가 많았을 텐데도 오히려 투덜대고 걸핏하면 욱!하는 저를 다독여주는 동기였네요.

4년간의 전공의 시절을 보내면서 새록새록 떠오르는 추억들은 참 많지만, 가장 힘들고 즐거웠고 추억이 많은 때는 1년차 때였던 것 같습니다. 병동에서 밤새 같이 고생하고 같이 야식도 먹고, 얘기도 참 많이 했었네요.

지금 전공의 선생님들을 보면서 “나 땐 더 힘들었어. 환자도 엄청 많았어” 라고 말하는 건 고리타분한 멘트겠지요. 꼭 의사가 아니더라도 현재 진행으로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선배 선생님들도 힘든 전공의 시절을 보냈고, 저도 그랬고, 지금 후배 선생님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열심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일입니다. 누군가에게 뭔가를 해줄 수 있는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캄보디아를 다녀와서 새삼 느꼈던 것처럼요. 그래서 저는 오늘도 후배 전공의 선생님들께 잔소리를 합니다. 열심히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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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때가 새록새록 기억나네요...^^ 같이 의국생활을 했던 사람중엔 우리 둘만 남아있구나... 계속해서 화이팅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