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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서는 블루라이트를 방출하는 대표적인 매체로 알려진 LED에 대해 설명하면서, 왜 우리가 이렇게 블루라이트를 신경쓰게 되었는지에 대해 배경을 설명드렸습니다. 오늘은 본격적으로 블루라이트와 눈 건강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이미 대략적인 내용들은 이전 포스팅에서 소개된 바 있지만 오늘은 최근 블루라이트 관련 어떤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지를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블루라이트와 눈 손상=

블루라이트를 방출하는 장비들의 사용이 급증하면서 우리 건강과 관련하여 크게 두가지의 이슈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첫번째는 눈 손상에 관한 것이며, 두번째는 신경학적 문제, 특히 불면증에 관한 것입니다. 오늘은 눈 손상과 관련된 연구결과들을 요약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람 눈에 있는 수정체 (crystalline lens)는 파장이 300~400nm사이인 자외선을 대부분 차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블루라이트 파장에 속하는 440~500nm의 파장은 약 60% 정도만을 차단하고 나머지는 눈으로 들어 가게 된다고 합니다.

   학자들은 이렇게 눈 속으로 들어간 블루라이트는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고 이로 인해 황반변성 (macular degeneration)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사람의 망막 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한 뒤 블루라이트를 가했더니 세포 손상이 나타났으며, 살아있는 실험용 쥐, 원숭이의 눈에 블루라이트를 가했더니 망막 세포 손상이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대상으로는 이러한 연구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블루라이트에 의해 손상이 가해질 정도로 오랫동안 사람을 붙잡아 놓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블루라이트에 의한 망막세포 손상은 장기간의 노출의 결과로 생길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살아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 중 눈길을 끄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먼저, 한 연구에서는 백내장 치료를 위해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한 환자 중 블루라이트를 차단할 수 있는 인공수정체를 넣은 환자와 블루라이트를 차단하지 않는 인공수정체를 넣은 환자를 비교하였는데, 블루라이트 차단기능이 있는 인공수정체를 넣은 환자들에서 망막손상의 지표 중의 하나인 안저 자가형광 (fundus autofluorescence)이 더 적게 나타났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또다른 연구에서는 황반변성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지도형 위축 (geographic atrophy)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하였는데, 블루라이트를 차단하는 인공수정체를 삽입한 환자에서 이런 지도형 위축이 더 느리게 진행했다고 보고 하였습니다.

두 연구를 통해 블루라이트를 차단하는 것이 눈에 보호 효과가 있다고 결론 지을 수도 있겠으나, 이 연구들에서는 연구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들, 예를 들면 환자의 나이, 유전적 배경, 또는 삽입한 인공수정체의 밀도 등이 통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연구들의 결과를 직관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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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라이트가 시력에 영향을 준다는 다양한 보고 들이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낄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 보다 눈부심이 적고, 아주 밝은 빛에 노출된 이후에도 빨리 시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는 보고를 하여 블루라이트 차단의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한 바 있습니다. 반면에 초기 황반변성 환자들 중 백내장 수술을 하여 인공수정체가 삽입되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있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쓴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했더니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낀 경우 어두운 조명하에 있을 경우 파란색 양말 (blue socks)과 짙푸른색 양말 (navy socks)을 구분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하였습니다. 종합해보면 블루라이트 차단이 시력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나 그에 반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결론 지을 수 있겠습니다.

블루라이트가 시력이나 망막손상에 악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비교적 최신 연구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블루라이트를 차단하는 인공수정체가 과연 망막손상을 예방할 수 있느냐에 대해 조사한 연구가 있었는데, 저자들은 블루라이트 차단 인공수정체가 실제로 망막손상을 줄여준다는 충분한 증거는 없었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또한, 올해 4월에 열렸던 미국안과학회 (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 AAO)에서는 "전자장비에서 방출되는 블루라이트가 눈에 손상을 준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없다." 라는 취지의 강연이 있기도 하였습니다. 영국에서는 2015년도에 한 광학관련 회사의 광고 문구였던 "각종 장비에서 방출되는 블루라이트는 서서히 당신의 눈을 망가뜨립니다."를 과대광고로 규정하여 금지시킨 사례도 있었다고 합니다.

종합을 해보자면, 블루라이트가 우리 눈에 정말 해가 되는가? 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까지 논란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최근에 발표되고 있는 연구결과들의 분위기는 블루라이트가 망막손상 등 눈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가능성은 있으나, 실제 그러한지 과학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하는 주장들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지나치게 과민하게 블루라이트에 대해 공포감을 갖을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블루라이트와 수면장애에 관한 내용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눈 건강과 관련해서는 아직 논란이 많아 보이지만, 비교적 수면장애와의 연관성은 대부분의 연구에서 일치된 결과를 보이고 있는데,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11/05 11:01 2018/11/0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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