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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식 수술, 아니죠 더 정확히 말하면 엑시머 수술을 받은 지도 만으로 6년이 되어갑니다.

사실 안과의사는 라식수술을 안 받는다.. 머 이런 말도 있고 해서 라식을 하시는 원장님들은 할 수 없이 본인이 수술을 받는 분도 계시지만, 저는 썬그라스가 넘넘 쓰고 싶어서 (그거 있잖아요, 썬그라스 썻다가 머리위에 살짝 벗어 걸치거나, 가슴에 푹 찔러넣고 다니는 거... 넘 부러웠죠 ^^*), 또 라면 먹을 때 안경에 김서리는 것이 싫어서 수술을 받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직업이 안과의사이고, 또 남들 수술해줄 스케줄도 잔뜩 밀려 있는데 그렇게 장시간 휴가를 얻기 힘들어 차일 피일 미루고 있었지요. 왜냐하면요, 라식 특히 제가 받은 엑시머 수술을 받고 나면 초기에는 원시가 되어 가까운 것이 되게 안보이므로, 근거리 작업, 특히 저같이 수술을 해야하는 사람들은 한달쯤 고생을 한답니다.

어쨋든, 저는 너무나 얼떨결에 라식수술을 받게 되었고, 이제 노안이 시작되는 나이(말하면서도 너무 슬픈거.....--;)에 어떤 변화가 오는 지를 앞으로 말씀드리려 합니다.

온국민이 붉은 악마가 되어 전세계를 감동 시켰던 2002년 이었죠.

연세대학교를 나와 김안과로 오기전에 휴가를 얻어 난생처음으로 해외 골프 여행을 가기로 했었답니다. 고딩동창들 4명을 모아 한팀을 짜서 태국으로 골프여행을 가기로 하고는 푸른 초원과 멋진 남국에 경치를 꿈꾸며 기대에 부풀어 있었죠.

몇년 전에 미국비자가 만료 된 줄을 모르고 공항에 갔다가, 출국도 못하고 돌아온 '전과'가 있었기에 꼼꼼히 여권을 챙기고, 날짜도 마눌님과 같이 확인을 했답니다. 아시죠? 외국여행에는 여권만료 날짜가 6개월 이상은 되야 한다는거...

바야흐러 공항에를 도착하니, 친구중 한명이 여권이 만료 된 사실을 늦게 알아서 난리를 치고 해서 겨우 겨우 왔다고 하는 말에 모두다 손가락질을 하면서 욕을 하고 있었지요. 드디어 카운터에 두장으로 된 두툼한 여권을 내밀었는데, 다른 여권을 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거기 두개 같이 묶여 있잖아요"하며 짜증을 내는데, 여권기간이 만료가 되었다는 군요. 그럴리가 없죠, 분명히 확인했고, 나를 못믿어서 마눌님고 확인을 시켰는데...

"자세히 보시고 말씀하세요"라는 나의 말에 그분이 드디어 짜증을 내며 여권 만료 날짜가 2001년 9월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러니까 지금 1월이니, 6개월 남았자나요"라고 말하자 그분이 저를 보며, 무지하게 한심하다는 눈초리로,

"지금 2002년 인데요" 하시더군요...

아뿔싸~~매해 신년이면 겪는 일이지만, 해가 바뀐건 확인을 안하고, 9월만 보고..... (이제 곧 연초가 됩니다. 해외여행 나가시는 분들, 연도도 꼭 확인합시당..^^)

당황해하는 친구들... 뭐라고 말도 못하고 집으로 혼자 돌아와서 남은 휴가를 어떻게 보낼까 궁리하다가 라식 수술을 받기로 했지요...

남국에 멋진 해외 골프 여행 대신 김안과 수술실에 누워 라식수술을 받았답니다. 너무 처량했겠지요? 자기를 떼어 놓고 혼자 놀러간다고, 말은 안해도 살짝 삐진 마눌님께서 직접 집도를...조금은 걱정되더군요, 복수의 칼날... ㅎㅎㅎ (저희 마눌님도 안과의사 이고 같은 병원에서 근무를 하걸랑요.. ^^)

눈물, 콧물 질질 흘리며, 수술 후에 집에 누워있으니 애들이 묻더군요. 라식수술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고, 그러자 우리 마눌님께서 30초면 끈난다고 하니, "거봐 엄마가 그렇게 대충 빨리 수술하니까 아빠가 저모냥이지 하더군요" ㅎㅎㅎ 사실 라식이든 엑시머든 수술후에는 눈물이 상당히 많이 나죠, 눈물은 코로 빠져나가므로 당근, 콧물도 많이 나서 아주 추잡그런 꼴을 보이게 된답니다.

아무튼 그래서 저는 전혀 계획에도 없는 라식수술을 받게 되었고, 아주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죠,
뭐냐구요? 지나가는 가게마다 썬그라스 사모으기... ㅎㅎㅎ 벌써 그 후에 산 썬그라스가 10개는 될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멋있죠?? 지난 여름 켐프에서 미녀(?)들과 함께...^^



자 그럼 다음번에는, 라식수술후 삼일만에 스키장에 간 이야기 들려드릴께요... ^^

기대하시라~~~ 개봉 박두... ^^

한때는 테리우스 ^^;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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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의사~~~~ 성주 짱 ^^*
2007/12/04 17:04 2007/12/04 17:04
꼬날

아~ 저도 얼떨결에 라식 수술을 했습니다. 눈이 너무 건조해서 안과에 갔는데 렌즈를 너무 오래 껴서 그렇다고 라식을 권하시더군요. 제가 눈이 양쪽으로 마이크로 11 디옵터였는데, 렌즈를 끼지 말고 안경을 끼라고 하니 정말 죽을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용기를 내서 했는데 마술 같은 일이..
가끔 눈이 건조해지는 것 이외에는 (이건 원래도 그랬었기 때문에) 정말 새로 태어난 것 같아요. :-)

아! 저는 라식 수술한 다음다음날 '엘튼존 콘서트를 보러 갔어요'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에.. ㅎ

슈테른

의사는.. 절대로 라식수술 안하는 줄 알았어요..
이렇게 있네요.. ^^;
근데, 의사 선생님 같지 않게(의사는 차가울 것이라는 편견이.... --; ) 글이 발랄하네요~~
재밌습니다~~

호롱이

저는 병원 원장님하면.. 뭔가 어려운 이미지였는데... 사진보고 저도 다 웃음이 나네요... 앞으로도 좋고 재밌는 글 기대하겠습니다...^^;

한때는 테리우스 ^^;

헉.. 이런 반응들이... ㅎㅎㅎ
감솨 합니다...
열씨미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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