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영양제 바로 알기- 황반변성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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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10번도 넘게 환자분들께 받는 질문 중의 하나는 “눈 영양제를 먹어야 하나요?” “어떤 영양제가 좋은가요?” 라는 것입니다. 저도 가끔 TV를 틀면 루테인을 필두로 한 눈 영양제에 대한 광고를 정말로 많이 접하게 되는데요. 그래서 오늘부터 몇차례에 걸쳐 “눈 영양제. 정말 효과가 있을까?” 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눈 영양제가 타깃으로 하고 있는 대표 질환인 황반변성에 실제로 눈 영양제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통상적으로 우리가 눈영양제라고 부르는 성분들은 대부분 항산화 물질입니다. 황반변성의 중요한 발생기전이 우리 눈에 빛이 흡수되면서 발생하는 활성산소에 의한 세포손상 때문이라는 점을 근거로 대표적인 항산화물질로 알려져 있는 비타민 C, E, 베타카로틴, 루테인, 제아잔틴, 아연 등이 황반변성을 예방하고 악화를 막아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는데요. 오늘은 저의 개인적인 의견을 배제하고 실제로 이 성분들이 황반변성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대규모로 조사한 의학연구들 (2001년에 보고된 AREDS, 2005년의 Rotterdam Study, 2008년에 보고된 Blue Mountain Eye Study, 2006년부터 시작되 2012년부터 보고가 시작된 AREDS2 등) 의 결과를 종합해서 설명드려 보겠습니다.

먼저 항산화제가 황반변성의 발생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까?에 대한 연구 결과입니다.

황반변성이 없는 정상인들에게 각종 항산화제를 복용시킨 그룹과 항산화제를 주지 않은 그룹으로 나눈 뒤에 수년간의 경과관찰 후 두 그룹에서 황반변성의 발생 정도에 차이가 나는지 조사한 결과

1) 비타민 E는 황반변성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없었으며, 오히려 후기의 황반변성 발생을 약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 비타민 C 도 황반변성 예방효과가 없었습니다.
3) 베타카로틴은 역시 황반변성 예방에 효과가 없었으며, 흡연자에게는 폐암의 발생률을 높이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4) 종합비타민제는 오히려 황반변성의 발생률을 약간 높이는 의외의 결과가 나타났고,
5) 루테인, 제아잔틴의 황반변성 발생 예방에 대한 의학적 근거는 없는 상태입니다.

다음으로는 항산화제가 황반변성이 이미 진단된 환자들에서 악화를 막아줄 수 있는가?에 대한 결과 정리입니다.

1) 항산화비타민인 비타민 C, E 베타카로틴과 아연은 후기 황반변성으로 진행거나, 시력을 잃을 가능성을 약간 낮춰주었다.
2) 루테인과 제아잔틴 단독으로는 황반변성이 후기로 진행되거나 시력소실까지 나타나는 것을 막지못하거나 효과가 거의 없었다.
3) 비타민 E 역시 효과가 없었다.

어떠신가요? 생각보다는 조금 실망스러운 결과이지 않나요?

종합해서 간단히 정리해보자면, 황반변성에 있어 항산화제는 이미 황반변성이 중기이상인 환자들에게 악화될 가능성을 조금 줄여주는 정도의 의미가 있을 뿐 황반변성이 없는 정상인들이나 초기의 황반변성 환자는 굳이 항산화제를 복용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입니다.

특히, 베타카로틴이 흡연자들에게 폐암발생률을 높이고, 일부 항산화비타민이 오히려 황반변성 발생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를 보면 요즘 지나치게 항산화제를 눈영양제로 과장해서 광고하고 복용을 권장하는 분위기가 뭔가 잘 못되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오늘 말씀드린 것은 황반변성에 국한된 설명이었음을 다시한번 언급드립니다. 다음 글에서는 눈영양제의 또다른 주요 타깃인 백내장과 안구건조증에 눈영양제들이 과연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