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도 망막은 떨어집니다! 코로나 시대 망막박리의 임상양상 분석
올해 초 코로나가 시작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여개월째 지속되고 있고, 언제 끝날 지 알 수도 없으며, 이제는 코로나 이전이 아닌 이후의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코로나가 갑자기 심각해진 올해 2-3월에 환자분들, 특히 고령환자분들은 코로나의 감염 위험으로 안과를 오지 않게 되었고, 그렇게 눈이 불편해도 오지 않다가 결국 병을 키워서 오는 경우가 있어 김안과 블로그에 관련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병원을 참다가 나오게 되니깐 당연히 병이 악화된 상태로 내원할 수 밖에 없다고 진료를 보며 체감하고 있었는데, 미국 Wills Eye Hopsital에서 이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여 간략하게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망막박리는 안과적 응급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며, 증상 발현시 빨리 내원하여 빠른 진료 및 빠른 수술이 필요한 질환입니다. 특히, 황반부의 박리여부는 수술 후 시력예후와 관련이 높기 때문에 황반부 박리가 되기 전에 수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이 논문에서는 여러 안과 질환들 중에서도 망막박리라는 급성 질환을 선택하여 코로나 발생한 기간과 코로나가 없던 1년 및 2년 전 동일 기간을 비교하여 코로나가 망막박리의 임상양상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를 분석하였습니다.
과연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여러분과 제가 예상한대로 코로나로 인하여 환자분들의 안과 진료 및 수술이 늦어져 시력예후가 불량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변한 망막박리의 임상 양상들을 하나씩 살펴보면, 먼저 증상 발현 하루 이내 바로 병원에 온 환자들의 숫자가 코로나 이전 동일 기간에 비하여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적었습니다. 늦게 내원한 만큼 당연히 초기 환자들의 시력도 이전과 비교하여 현저하게 좋지 않았습니다. 시력예후에 중요한 황반부 박리가 일어난 비율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늘어났으며, 망막박리의 무서운 합병증인 증식성유리체망막병증의 발생 비율도 유의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망막박리 환자들을 50세를 기준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는데, 50세이하 젊은 환자들은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안과를 늦지 않게 방문하여 이전 동일 기간과 비교시 황반부가 박리된 망막박리의 비율이 높지 않았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젊은 환자들이기에 코로나의 이환율이나 치사율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병원에 일찍 내원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하였습니다. 실제 제가 외래에서 느끼기에도 코로나 발생 후 이환율이나 치사율이 높은 고령의 환자분들의 병원 방문이 현저히 감소하였습니다.
이 논문의 결론에 나타나듯이 코로나로 인하여 코로나와 전혀 관련이 없는 다른 응급질환의 치료가 심각하게 늦어지고 있는 현실을 알 수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안과진료가 이루어지고 있어도 코로나가 무섭고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하여 병원 오기가 무서워서 망막박리가 만성으로 진행하게 되고 결국 망막박리의 불량한 예후가 초래되고 있는 것입니다. 안과적 질환 뿐만 아니라 다른 응급질환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사료되며, 코로나 시대에도 응급질환들의 치료가 적기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환자분들도 코로나 시대에 감염되지 않도록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코로나가 아닌 다른 질환들로부터도 자신을 지킬 수 있게 이상 증상 발생시 바로 병원을 내원하여 적기에 치료를 받아 코로나 시대를 건강하게 보내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