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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에게 잘보이기' 라니, 도대체 무슨 제목이 이러냐고 뭐라고 하지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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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치료하러 갔는데 치료만 받으면 되지 뭘 잘 보일게 있는가? " 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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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한테 잘보이면 뭐 생기는 거라도 있나? 치료비도 어짜피 정해져 있는데.." 하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겠죠. 하지만 어짜피 진료 또한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 이왕이면 누구에게나 잘 보이면 좋은 거 아닌가요? ^^

환자분들 사이에, 좋은 의사, 유명한 의사가 있듯이, 의사들 사이에서도 좋은 환자와 싫은 환자가 있답니다. 그래서 오늘 제가 말씀 드리고자 하는 것은 거꾸로 얘기 하면 의사가 싫어 하는 환자의 유형??
뭐 이렇게 설명드릴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그래서는 안되겠지만, 아무리 명의라고 소문난 유명한 의사 아니 정말로 친절한 의사라고 소문이 자자하신 분도 사실 인간인지라, 기분 좋은 날도 있고, 또 우울한 날도 있을 것이며,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다 보니, 한 사람으로 인해 그날 기분이 좋아 지기도, 혹은 나빠지기도 한답니다.

다만 내공(--; 과거에 무협지 보던 습관이 나와버렸네요.. ㅎㅎ), 즉 수양이 깊으신 분들은 절대로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이고, 조금 수양이 부족하신 분은 환자하고 다툼이 발생하기도 하지요.

과거에 의사들이 환자분께 존경의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의사를 존경한다고 말씀하시는 환자분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고, 돈을 주고 치료를 받는 것이므로 당연한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더 많으신 것 같아요. 황금만능주의와 의사들의 태도 모두 원인을 제공한다고 봐야겠죠.

 

암튼 얘기가 좀 벗어나긴 했지만, 의사도 환자에게 지킬 것은 지키기 위해(저 이 말 참 좋아합니다. 박카스 선전…”여긴 우리 자리 아니잖아” “지킬 건 지키자” ^^) 노력을 한다는 거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런데 환자분들 중에는 정말로 의사가 싫어하는 유형이 있지요, 물론 저마다 다르겠지만, 몇 가지를 소개 해 드리고자 합니다.

 

1. 병원에 와서 나 누군데~~” 하고 말씀하시는 분


어쩌란 말입니까?? 제가 언제 물어봤습니까??
어디가 아프신 지를 말씀하셔야지, 왜 내가 누구란 걸 말씀해 주시는 지
이런 분 정말 싫습니다. 아마 의사 뿐만 아니라 이런 분은 어디 가셔도 다 싫어 하시겠죠
물론 필요에 따라서 직업상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 있으므로 저희가 여쭤보는 경우도 있지만, 이건 완전히특별대우를 바라시는 분.... 넘 힘들어요...
법앞에 평등하듯이, 의사 앞에서 모든 사람은 평등하자... ㅎㅎㅎ 좋은 구호죠?? ^^

사용자 삽입 이미지

ㅎㅎ 너무나 거만한 모습이네요 ^^



2. 병원에 와서 직원에게 반말 하시는 분..

차마 의사에게는 그러지 못하지만, 당신보다 젊어 보인다고, 접수 직원과 간호사에게 마구 마구 반말하고, 의사에게는 반말과 존대말을 8:2로 섞으시는 분

한마디로 약자에게 강한 모습, 강자에게 약한 모습...뭐 그렇다고 병원에서 의사가 강자란 건 아니지만...
정말 짜증나지요
이런분 가시고 나서 밖에서 울고 있는 직원들 보면, 저도 가슴이 아프답니다... --;


3.
증상을 제대로 말씀 안해 주시는 분


이런 분들 정말 곤란합니다...--;
증상을 정확히 말씀해주셔야지, “그냥 보시면 아실꺼 아녜요?” 라고 하시면서 이 자슥이 맞추나 안 맞추나 기다리시는 분…’

저 점쟁이?? 아니죠~~~, 의사 맞습니다~~~ ^^

의사는 여러가지 정보를 조합하여 진단을 해내는 학문이랍니다. ‘그래도 척 보면 알아야지!!’ 물론 그런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진단의 90%는 환자분의 말씀 속에서 찾아내거든요.

어쩌다 겨우 겨우 병명을 알아내면 하시는 말씀... "딴 병원에서도 그렇게 얘기하데요.. 맞나보네.. "
어의가 없어집니다. 대부분 이런 분들은 이 병원 저 병원 다니시면 '누가 누가 잘하나' (추억의 프로그램이군요 ^^) 비교하는 콘테스트 심사위원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ㅎㅎ



4.
몸에서 너무 냄새 많이 나시는 분


안과는 특성상 환자와의 대화 거리가 10cm 이내인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아프신 분에게 꽃단장을 하시라는 건 아니지만, 병원은 자신의 알몸을 보여 줘야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조금만 정갈한 모습으로 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또 담배 피우시는 분들께 한 말씀

저도 담배를 피우지만, 환자 볼 때만은 양치하고, 우가우가 가글하고, 손 닦고(손에서도 담배냄새 나거든요) 진료 봅니다. 담배를 저도 피우므로 담배를 끊으시라고는 말씀 드리지 않지만, 진료시 담배냄새는 의사의 입을 다물게 할 수 있습니다. --;  담배냄새 때문에 대화를 하기가 싫어지죠, 그러니 혹시 담배를 피우시는 분도 껌, 혹은 담배냄새를 없앨 수 있는 무언가를 항상 준비 하시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겟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상에... 안생기는 곳은 어디람 --;


나도 담배 끊을까?? --;


5. “저 질문 있는데요..” 하시면서 깨알 같은 글씨로 빼곡히 적은 종이를 꺼내드시는 분

물론 질문을 하시는 건 환자의 당연한 권리이고, 이에 대답하는 것은 의사의 의무이지만, 괜히 이런 분 보면 겁이 덜컹 납니다ㅎㅎㅎ

이건 뭐 싫어하는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의사를 겁먹게 만들 수 있으니, 가급적이면 외워가시고(이건 나도 어려운데... 음~~~), 넘 심각한 얼굴로 따지듯이 물어보지는 마세요… ^^

 

뭐 그렇다고 해서 이런 분들에게 피해가 가는 일은 절때루~~ 없습니다. 이런 분들이라고 드릴 약 안드리고, 가짜 병명을 알려드리지는 않으니까요.. ^.~

다만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저희 의사도 사람이라는 거죠... 우리 서로 지킬 것만 지키면 얼마나 좋을까요?
 

물론 이런 유형의 의사 싫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으시겠죠?
기다리겠습니다... 환자분들이 싫어하는 의사유형 (겁나네요^^;)

서로 상대방의 마음을 조금만 더 고려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도, 김안과병원도 계속 고쳐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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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의사~~~~ 성주 짱 ^^*
2008/03/11 12:24 2008/03/11 12:24
한정호

1번에 적극 공감합니다.

의료원에 근무한 적이 있는데, 안하무인인 공무원들 때문에 열받은 적이 많았죠.
성모병원에 있으니, 카톨릭 신자나 성직자 분들 중에 가끔 그런 분들이 있네요.

2번의 경우도 정말 화나게 합니다. 밖에서 큰 소리 치는 것이 진료실까지 들리니까요. 가장 열받는 경우가 간호사나 조무사에게 치근대는 아저씨들입니다. 술집아가씨 대하 듯하는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딸이나 조카벌 되는 직원들에게요....

한때는 테리우스 ^^;

맞아요.. 정말...
느끼한 40대... 헉.. 이거 나아냐??? --;
서로 존중하면서 살 수 있는 세상...
꼭 오겟죠??

양깡

3번도 참 힘들죠... ^^

한때는 테리우스 ^^;

글쎄, 의사가 점쟁이도 해야한다니까요... ㅎㅎㅎ

정말 중요한 정보는 환자분의 말씀 속에 있답니다.
병원에 오시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본인들이 너무 많이 판단하셔서.. ㅎㅎ) 것도 다 얘기 해주시면 더욱 정확한 진단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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