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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아이조아 (사시소아안과)
눈에도 기생충이 있다? 에이 설마 눈에 왠 기생충?

요새는 학교에서 기생충약 나눠주지않지요? 제가 어렸을 때는 학교에서 단체로 대변검사도 하고 기생충약도 먹고 했는데... ^^;;

눈에도 기생충이 산답니다. 여러종류가 있지요.. 

대표적으로 톡소카리아시스(toxocariasis ),톡소플라스마(toxoplasma) ,씨스티세코시스(cysticercosis )같이 시력에 손상을 주는 독한놈(?)들도 있고 저를 명의(?)로 만들어준 조금 순한놈들도 있어요.

저에게는 10년넘게  가끔씩 “내눈 고쳐준 선상 맞지?" 하시면서 친구분들을 데리고 오시는 단골 할아버지 환자분이 계십니다.
 
사연인즉슨, 10 여년전 할아버님은 1-2달 계속 눈속에 뭐가 들어있는 것 같다고 동네병원을  다 돌아아다니셨데요. 그래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으니까 저희 김안과병원으로 오셨지요. 1-2번 다른 선생님들이 진료를 하셨고, 그날은 저에게 할아버님이 들어오셨어요.


                                    

"눈에 뭐가 있는 것 같아~"




하지만 아무리 아무리 열심히 눈을 들여다 보아도 앞에 보신 여러선생님들 처럼 각막도 깨끗하고, 결막도 깨끗하고 윗눈꺼풀을 까뒤집어 봐도 들어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할아버님, 눈에는 아무것도 들어있는 것이 없어요..
눈은 조금만 건조해도 뭐가 들어있는 것 같이 느끼시는 거예요.
안약 잘 넣으세요. "



하지만  할아버지께서 약은 효과가 없다며 자꾸 한쪽 눈에만 뭐가 있는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열심히 안구건조증의 증상에 대해 설명을 드리면서 단지 할아버님의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려는 확인차원에서 (진짜 아무 계획 없이) 마취약을 적신 면봉으로 윗눈꺼풀 속을 깊~게 흩어 내렸습니다
. (우리가 주머니를 뒤집어서 열심히 털면 속에 있는 먼지가 다 나오지요? 그렇지만 한번 더 주머니끝의 바느질 한 부분-시접자리-을 꼼꼼히 펼치면 그속에 먼지가 또 있는 바로 그자리요)

바로 그순간 !!!

" 꺄아~악"


 

      

면봉과 함께 7mm정도의 실오라기 같은 꿈틀거리는 벌레 두마리가 툭툭하고 떨어져 나온 거예요.

해부학도 하고 기생충학 실습도 했지만 그래도 벌레는 정말 싫거든요. 어찌나 놀랐는지.....



결국 할아버지 눈꺼풀 속에서는 총 7마리의 기생충 (이름이 뭐드라..아. 동양모양선충!-Trichostrongylus orientalis)이 나왔습니다.

more..눌러보세요 (놀래지마세요 ^^;)


     

산을 좋아하셨던 할아버님이 오염된 흙을 만진 손으로 눈을 비비셨을 것으로 추정되고, 그 동양모양선충알은 따스하고 촉촉한 눈꺼풀 속에서 부화했던 거지요. 잉잉  징그러워라…>.<
(다행히 동양모양선충은 그리 독하진 않아서 다른 문제없이 다 제거했습니다.)


그 기생충 때문에 저는 할아버지한테만 명의가 되어버렸습니다. ^-^;;
(환자말을 잘 열심히 들어주는 것이 명의가 되는 지름길! )
할아버님은 그 후 백내장이건 녹내장이건 모든 친구분들을 다 제게 데리고 오셔서  "진짜 명의"가 아닌 저를 당황하게 하게 하고 계십니다. 


지금도 가끔 눈에 뭐가 있는것 같다고 하시는 환자분이 있으면 그때 생각을 하면서 (마음은 단단히 먹고) 면봉을 꺼내 들긴 하는데 다행히 이제는 기생충 감염률이 낮아서인지 10년 넘게 다시 명의(?)가 되진 못하고 있네요~ 다행이지요?

기생충은 주로 동물 배설물에 오염된 흙이나 익히지 않은 고기 등을 통해 전염되고 면역이 약한 사람한테 주로 문제를 일으킨답니다.

그러니 집에 애완동물을 키울때에는 꼭 기생충약 복용시키셔야 하고 임산부는 특히 조심 하셔야 한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톡소플라스마 중에 toxoplasma gondi 는 고양이를 숙주로 하는 기생충이면서  임신초기에 감염되면 유산이나 아기의 망막염으로 인한 시력장애까지 일으킬 수 있으니까요.


기생충은 우리 온 몸에 다 살수 있답니다.
더러운 흙을 만지거나 동물을 만진 후에는 반드시 손을 잘 씻고, 야채 잘 씻어먹고 고기는 반드시 익혀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 알고 계시지요?  ^^


 

"눈에도 기생충이 있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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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안과와 라식수슬을 주로 담당하고 있는 김용란 입니다.
마음공부를 많이 해서 기억력 박사가 되고싶은 건망증선생님입니다^^
아이의 눈에 도움이 되는 알찬 정보 많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2008/06/26 18:09 2008/06/26 18:09
싸이판

동양안충 아니었을까요? ^^

레오

지오그래픽 기생충에 대한 프로그램 시청 후 날 것에 대한 두려움을 알게 되었는데
눈이라니
오 마이 가뜨 ~

건망증선생님

레오님..너무 걱정마세요.
제가 의과대학 다닐때 기생충학 교수님께서 점심에 송어회를 드시고 오셨다고 하셨어요. 오전내내 민물생선이 기생충의 중간숙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의하셔놓고... 그래서 여쭤봤지요
"선생님 기생충 없었을 까요?"
"음... 개네들도 다 살만큼 살다 다 나간다...흠."
마음편하게 맛있게 드세요. 손만 잘 닦으시면 되요!!

양깡

선생님 글 보니, 얼마전 눈이 뻑뻑하다고 뭔가 들어간 것 같다고 하신 할아버지 한 분이 생각납니다. 안과 친구에게 전화해서 인공눈물 처방하고 말았는데 계속 그런 증상있으면 안과 꼭~ 가보시라고 다시 말씀드려야겠습니다. ^<^

한때는 테리우스 ^^;

설마... 저도 한 십년전에 마지막으로 보고 못 보았어요... ㅎㅎ
넘 걱정마세요...^^

나는야

우리의 작은 눈에 기생충이 산다.니.. 으... 끔찍해.......ㅜㅡ

저기여

만약에 기생충이 산다면 눈에 보이나요?
일주일전 막 가렵고 특히 눈 앞부분에 눈물샘있는곳이
막 가렵고 조금 부었는데..
거울로 볼땐 보이진 않는데요.. 눈에 하얀 거즈를 씌우고 빛을 보면
투명한 지렁이같은게 보여요.. 그건 아무것도 아닌지요...

저기여

그리고 안과마다 전화해보니
그런게 있다고 믿으세요? 라고 황당하단듯이 되묻더라구요..
제가 과민반응인지.. 아님 뭐가 있는건지.. 알고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한때는 테리우스 ^^;

ㅎㅎ
조금은 과민반응이 맞으세요..
말씀 드렷듯이 이제는 그런 환자분 거의 없으세요..

아마도 일시적인 결막염 증상인 것 같네요..

넘 걱정 마시구요, 투명한 지렁이는 아마도 거즈사이로 빛이 들어가 보이는 착시 현상 같네요..
^^

은 루히

아....기생충 이라니........................
안경 끼면 괜찮은 거겠지요?그렇지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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