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거짓말 조금 보태서 병실이 떠나갈 듯이 울어댑니다. 처음엔 밖에서 절 부르는 소리를 하나도 못 들었을 정도였지요. 요즘은 출동할 때 미리 이야기 하고 떠납니다.^^;;
침대에 누워 한쪽 혹은 양쪽은 가린 아이에게 다가가 힘든 수술을 정말 씩씩하게 잘 끝냈다고 칭찬해줍니다. 이러면 옆에 있던 부모님들이 눈치 채시고는 아이의 엉덩이를 토닥토닥하십니다.
“우리 수정이 엉덩이 주사만 따끔하고 집에 갈까?”
아~ 주사가 무엇인지, 그 소리 하나에 아이는 금세 굵은 눈물을 떨어뜨리며 큰소리로 웁니다.
이럴 때 저는 보통 두 가지의 방법을 씁니다.
첫째. 병 주고 약주는 회유책 사용하기.
“아유~ 수정이가 수술 씩씩하게 잘 하고 왔다고 해서 선생님이 애기 주사 놔줄 건데~? 따끔만 하고 집에 갈 거야. 아픈 수술도 했는데 이정도 주사 우리 수정이 잘 맞을 수 있지요~?”
슬쩍 아이의 반응을 보아 계속 울 태세면 두 번째 방법을 사용합니다.
두 번째는 거래 제시하기.
“그러면 수정이가 골라. 큰 주사 맞을까요? 작은 애기 주사 맞을까요? 애기 주사 맞고 집에서 맛있는 거 먹을까 아니면 선생님하고 계속 여기에 있을까? 수정이 하자는 대로 할게. 어떻게 할까?”
모기만한 소리로 제가 원하는 대답을 하면 그 틈을 타 아이의 엉덩이에 폭 하고 주사를 찌릅니다. 주사를 다 놓고 나면, 잘 했다고 칭찬해 주는 것을 잊어선 안 되겠지요.
요즘은 어린이 병실을 운영하고 있어서, 한 아이가 수월하게 넘어가면 다른 아이도 수월해 지는 것 같습니다. 주사를 놓고 돌아서면 이마에 흐르는 땀은 여전하지만요.ㅡㅡㅋ
휴~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저물어 갑니다.
Comments List
저는 병원에서 매번 주사맞을 땐 간호사님께 주사 맞기전 꼭 하는 말이 있어요~"제발 안아프게만 놔주세요ㅠ.ㅠ" ..다 큰 성인이 말이죠~ㅋㅋ 어릴때나 지금이나 주사맞는 건 여전히 무섭습니다~ㅋㅋ 무아향님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짝짝짝! ^^
조그만 아이의 엉덩이에 주사를 놓는 것이 얼마나 안쓰러운지 무아향님의 마음이 전해지네요..
어른인 저 또한 주사맞는 것이 제일 싫거든요..
무서운 주사로 거래를 할수 있는 지혜에 박수를 보냅니다.....^^
저 어릴적에 병원에서 쫏겨난 적이 있었지요. 주사맞기 싫다고 너무 심하게 울어서 의사선생님이 "가" 하시더군요 ^^;;; 왜 그때는 무아향 같은 간호사님이 없었을까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