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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줌마! 캄보디아에서의 7일.

저는 전문 의료인이 아닙니다. 단지 대한민국의 씩씩하고 튼실한  아줌마 일뿐..

"엄마는 의료봉사 가셔서 뭘 하셨죠?"

일주일간 봉사 다녀온 나를 보고 아들이 처음 물어본 말이었다.

"'어... 많은 일을 했어. 이것, 저것, 고아원 아이들 혈액형 검사, 수술방 청소와 소독,  그리고 음.. 벌레,날파리들과 도마뱀과의 전쟁.. 땡볕에서 오며 가며 필요한 곳에 필요한 물품을 전달하고  이것 저것 주방일도 돕고...아무튼 엄청 바빴어."

얼결에 대답한 말이었는데, 아들이 잠시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보내던데요ㅋㅋ.
여러분도 잘 아시죠? 딱히 내세울게 없는 사람이 그냥 바쁘기만 한거.
인생의 절반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잠시 멈추어 서서 주변을 둘러보고 싶었나봅니다.

마침 막내도 올해 대학에 입학했고, 심적 시간적 여유도 생겼기에... 
김안과 병원 봉사단장님이신 손경수선생님께서 봉사를 다녀오면  자식들이 엄청 잘 된다는 말씀(?)을 하시며 같이 가자고 하셔서  당장.. 오케이!를 외쳤습니다.
(자식이 뭔지.. 참네)
무언가 남을 위해   돕고  나눌 수 있음 좋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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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날, 저와 손경수샘 둘만   김안과 의료팀보다 3일먼저 그곳에 오밤중에 도착했습니다. BWC 원장스님께서 마중을 나와주셔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둘째날 , 새벽예불을 드린 후 BWC센터를 돌며 아침산책을 나섰답니다..부겐베리아가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매일 아침 연꽃이 신비를 담아 봉긋이 솟아나오고, 이슬 먹은 푸른 잔디를  맨발로 천천히 걸으며  바라보는 새벽여명은 환상적이었습니다.행복 그자체였답니다.!!

첫날의 새벽 하늘은  짙은 코발트빛이었는데,아마  제 평생 잊지못할 추억의 영상으로 기억 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아침을 여는 새소리와 멀리서  들려오는 어린아이들의 재잘거림까지...

"우와!! 정말 오길 잘했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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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수술방에  가보니 .... 엄청난(?)일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지요.
"아 내가 봉사를 하러 왔구나" 하는 생각이 순간 아주 찐~~하게 밀려들었어요.

내가 받은 첫번째 미션은 김안과병원 의료진이 도착하기 전까지 수술방을 대학 병원 수준의 멸균!!무균상태로 만들어내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수술방은 수술방이 아니라 정리가 안된 창고수준이었답니다...
뜨악! 어디서 부터 손을 대야하지? 
최근 BWC 센터의 의료봉사지원책임자가 바뀌는 바람에 인수인계가 제대로 안 되어 있어서 사태는 더 심각했지요.
일단 수술방을 청소할 현지인의 도움을 받으며 수술방 안에 있는 먼지도 털어내고, 벌레도 잡고, 깨끗이 닦은후 소독약을 묻혀 바닥,벽,천장,수술대,기계까지 열심히 닦았습니다.
몇 번을 닦아냈을까요?
정답은 셀수없이...계속...아주 많이 ㅠ_ㅠ  3일내내...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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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방 청소를 도와주던 현지인들은 닦은데 또 닦고 ,
닦은데 다시 닦는게 이해가 안되었던지 저희가 않보면  닦다가 말더군요.ㅠㅠ

보다 못한 손선생님께서 우리를 다 모아놓고 '왜 계속 닦아야 하는지"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곳은 수술방이며 균이 있으면 감염의 위험때문에 수술을 제대로 할수없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종합병원 수준의 무균실입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손경수 선생님의 말씀에 모두들 다시 힘을 모아 수술방 구석구석을 열심히  닦고 또 닦았습니다.
사실은 저도 잘 몰랐던부분이었죠. 저는 평범한 대한민국 아줌마였으니까요. ㅋㅋ
열악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진두지휘 하시며 최고의 의료환경을  차근차근 만들어 가시는 손경수 선생님!
존경합니다. ^^

셋째날 , 어제에 이어 또 수술방청소..그리고 정리.
반복적으로 소독약으로 계속 닦고 닦고 X 100.. 무한반복.... resize


수술에 필요한 도구와 장비들을 모두 다시꺼내 정리정돈 하고 책장을 새로 들여와 의약품미며 거어즈 소독약 등등 도 쓰기 좋게 재정리하고  벌레와 날파리,작은 도마뱀 때문에 수술을 제대로 할수 없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 창문틈으로 벌레가 들어오지지않게  구석구석 테이핑 작업도 했구요.
캄보디아 건물은  유난히 창문이 많거든요.

넷째날, 지난 이틀간 여러 자원봉사자들이 비지땀 흘려가며 빡세게(?) 일 한 덕분에 수술방과 외래 진료실이 여법하게 만들어졌어요.
우와! 뿌듯 해라... 봉사팀이 도착해 의료봉사를 할 수있는 수준으로 조금씩 업그레이드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새로운 분 (알콘 직원분)이 저희 봉사팀에 합류해 주셔서  이날 저는 잠시 짬을 내어 앙코르와트를  다녀올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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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날, BWC센터 이곳저곳에 카메라가 돌아 가더군요.  KBS "다큐3일"팀이 센터에 오셨다네요.
현지  BWC센터 고아원 친구들,자원봉사자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며  인터뷰와 촬영을 3일간 할 예정 이랍니다..
촬영 덕분에 캄보디아  아동센터 친구들이 태권도 하는 모습 ,영어공부하는모습, 푸른 잔디밭에서 축구하는 모습들을  볼 수있었는데
음...! 대한민국에서 지원하는 BWC센터..참 훌륭한 곳입니다. 마음을 나누며 지원해주신 대한민국의 후원자 여러분 덕분이라니 .. 감사감사드려요.
고아원 아이들이 구김살없이 잘 자랄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자원봉사자 선생님, 후원자여러분 복받으실 겁니다.
드뎌 이날 밤 늦게 김안과 의료본진들이 의약품과 물품을 잔뜩 싣고 이 곳에 도착했습니다!

'우와! 내일부터는 본격적 진료가 시작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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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째날 , 새벽부터 BWC센터 입구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그야말로 인산인해.
듣자하니 오토바이를 타고,차를 여러 번 갈아타고 차비나 ,교통편이 없으면 몇시간씩을 걸어서  오신다고 합니다.첫번째 날 가능한  일찍 진료를 받아야 수술을 할수있는 순번에 들기 때문이라네요.
김안과병원에서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지난 4년간  1년에 3차례씩  정기적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현지 캄보디아 인들의 보내는  신뢰와 명성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심지어는 대도시에 사는 캄보디아 부유층들이 김안과 의료진의 진료를 받기 위해 일제 렉서스를 타고 와서 땡볕에서 몇시간씩 기다리는 모습도 있었다니까요.)

아침 7시에 시작한 첫 진료가 밤 10시가 다 되어서야 겨우 마무리 되었습니다.
점심, 저녁 식사도 제대로 못하시며 진료하시는 의료진은  존경! 그 자체였구요.
수술방이며 외래진료실이며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혈액형 검사를 담당했는데  BWC센터아이들  모두를  1:1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바늘로  콕 찔러 피를 내니, 두려움과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로  존경(?)의 눈빛을 보내 주는 아이들이 내심 넘 넘 재미있었죠.
아이들이 어찌나 사랑스럽고 예쁘던지...ㅎㅎㅎ

"너희들의 꿈이 뭐니?"
"의사요", "간호사요", "선생님이요", "얼른 커서 돈 많이 벌어 엄마,아빠랑 같이사는거에요"

꿈이 있는 아이들은 참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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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째날 ,오늘이 제봉사 마지막 날 .
아침식사하러 가는 길에 어제 익상편, 백내장수술 마치고 입원하신 어르신들을 뵈었습니다.
눈이 잘 보인다며... 단지 아줌마인 저한테 까지 감사해 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지난 7일간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아픈사람을 아무 댓가 없이 고쳐주고,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시는 의료팀.
선한 눈망울과 미소를 잃지않고 땡볕에서 몇시간씩 묵묵히 기다리다 순번이 끊기면 아무런 불평없이 받아들이며  집으로 그냥 돌아가는 캄보디아 사람들 ...
가슴이 뭉클! 눈물이 핑!  예비번호표는 드리지만 다음엔 꼭 일찍 오셔야 해요.

바삐 돌아가는 서울살이,  적어도 1년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에너지가  만땅으로 충전이 되었습니다.
혈액형 검사로 친해진 고아원아이들이 제 주변을 따라 다니며 제가 떠난다는 이야기를 듣곤 섭섭해 했습니다.

누군가가 물었어요 " 또 오실건가요?' " yes" 라고 선뜻 대답하기엔 어려워 빙그레 미소만 보냈지요.
그러나 저는 또 이곳에 올 것 같습니다.

봉사후기를 맺으며....제가 경험한 아름다운 진정성을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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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수 봉사팀장님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4시반에  조용히 새벽예불을 다니십니다.
(BWC센터는 불교단체에서 지원하는 곳이라 아담한 법당이 센터내에 따로 있습니다)
고된일정으로 체력적으로 힘들고 잠자는 시간도 부족한데 ...말이죠.

"힘든데 새벽예불 하루 쉬세요 , 밤새 힘드셔서 끙끙 앓으시던데..."
"제가 법당에 가는 이유는 한가지뿐이예요.  이곳에 진료받으러 오는 모든 환자들이 건강하게 회복되기를 매일 기도하고 있어요. 아무리 수술이 잘되도 환경이 열악한 집으로 돌아간후 감염의 우려가 높거든요. 한국이라면 지속적인 치료를 할 수 있겠지만 이곳은 저희 의료팀이 떠나고 나면 아무도 없답니다. 그러니 진실한 기도라도 해야지요."

아..
이렇게 해서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줌마가 해외의료봉사에 참여할수 있었던  7일이 끝났습니다.
올 일년 행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1/06/10 12:01 2011/06/10 12:01
사시센터 이선진

감동적인 봉사후기였습니다~~^^
정말 고생이 많으셨겠지만 그만큼 더 뿌듯하고 보람된 시간이었을것 같아요,,
저도 내년엔 꼭 캄보디아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네요~~ ^^

병동팀 홍길동

김안과 병원 직원이라면 꼭 한번 가게되는 캄보디아...
힘들지만 그만큼 얻게 되는게 많아요....
한국에 오면 오랫동안 계속 생각이 나요...또 가고싶고요...
항상 웃으면서 우리를 맞이해주는 캄보디아 사람들이 생각나네요...

프란~^^

일주일이 정말 훅~ 지나가는 캄보디아 봉사활동 일하는동안은 덥고 힘들지만 보람찬 일주일이 아직도 생생하다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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