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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김의 황반변성 이야기 20 – 황반변성 치료 : 황반변성 신약 개발 (1)

안녕하세요? 망막전문의 김재휘입니다.

‘주사를 맞으니까 좋은 것 같기는 한데… 주사가 너무 비싼 것 같아요..’

황반변성 치료를 하다 보면 주사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럴 만도 하지요. 비록 나라에서 많은 지원을 해 주기는 하지만 약의 원가 자체가 한 번 맞을 때마다 100만원에 가깝다고 하니… 아마 평소 이렇게 비싼 약은 가까이 해 보신 적도 없었을 것입니다.

오늘은 황반변성 치료 약제가 어떤 과정을 통해 개발되는지 간단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왜 이렇게 약값이 비싼지? 그리고 이렇게 비싼 약을 왜 계속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일부 해결해 드리고요..
아래 그림을 참고하면서 설명을 들어 보세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를 들어 현재 황반변성 치료에 널리 쓰이는 A약제가 있습니다.
여러 제약회사들은 A약제보다 효과가 좋을 것으로 생각되는 약제를 개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이론적으로 B,C,D,E 4개의 약물이 좋은 효과를 보일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자, 그러면 여기서 바로 약을 만들어 팔면 될까요?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이 약이 좋을 것 같다는 이론적 토대가 있으면 바로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특정 물질에 대한 이론적 토대가 많은 사람들에게 쓸 수 있는 약제로 시판되는 과정은 상당히 복잡합니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복잡한 과정 덕분에 가장 효과가 좋고 안전한 약제를 이용하여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동안 약제의 개발비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환자 입장에서의 단점은 신약이 출시되는 시기가 늦어지고, 약제비 상승이 동반된다는 점입니다.

약제 개발을 쉽게 하여 안전성이나 효과에 약간의 문제가 있더라도 값싼 약을 빨리 개발하여 공급해야 할 것이냐? 아니면 약가가 상승되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안전성과 효과가 보다 확실한 약을 개발해야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지난 수십년 동안 미국과 같은 선진국을 필두로 많은 논의가 이루어져 왔습니다. 최근의 추세는 후자, 즉, 비싸더라도 안전성과 효과가 보다 확실한 약제를 개발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자,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B,C,D,E 4개의 약물을 시험하기 위해 우선 동물실험을 계획하고 진행해야 합니다.
사람에게 약을 투여하기 전에 동물에 투여한 후 효과와 부작용을 알아보는 방법이지요.
이론적으로는 효과가 크고 부작용이 적을 것 같아도 실제 동물에 사용해 보면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1년간의 동물 실험 끝에 E 약제의 경우 동물의 신경에 독성이 높은 것으로 판명되어 신약 후보에서 탈락하였습니다.

자, 이제 동물 실험을 마쳤으니 사람에게 직접 약제를 투여 후 반응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사람에게 직접 적용하는 것이니 연구 계획 단계에서부터 아주 신중하게 시작해야 합니다.
또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시작한다는 것은 그 약제에 향후 최소 수백억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의학적, 윤리적 문제 뿐 아니라 재정적인 부담도 상당하기에 계획하는 데에만 6개월 ~ 1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약 2년 간의 임상시험 끝에 D약제는 탈락하였습니다. 효과는 좋았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생겼거든요.

이제 남은 약제는 B약제와 C약제입니다. 바로 시판될 수도 있지만 좀 더 신중을 기하기 위해 보다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가 연구를 진행합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 1에서 나타났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보정할 수 있는 방안을 충분히 마련한 후 신중하게 연구를 진행합니다. 어쩌면 이번 연구 결과가 시판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거든요!

2년에 걸쳐 수백억 이상의 돈을 투자하여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B약제의 경우 효과와 부작용 모두 만족할 만 한 수준이었지만 C약제는 예상보다 효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결국 C약제는 탈락하고 B약제만 남게 되었습니다.

이제… 기다리고 기다리던 B약제의 판매가 시작되었습니다.
수년 동안 연구한 결과는 매우 고무적입니다.
많은 의사들이 새 약에 관심을 보이고, 환자들도 기대가 큽니다. 실제 써 보니 효과도 좋습니다!!
생산량이 늘어나고 약제 판매는 호조를 보입니다.

그런데… 수천명, 수만명의 많은 사람들에게 약을 쓰다 보니 예기치 못한 문제점들이 발견됩니다.
예상 외로 눈 속에 염증이 너무 많이 생기는 것입니다!!
눈 속에 염증이 생겨.. 황반변성이 아니라 염증 때문에 실명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의사들과 제약회사는 염증 발생의 원인을 밝혀보고자 애쓰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지속되자 황반변성을 치료하는 의사들은 합병증이 부담스러워 효과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B약제를 처방하지 못합니다.
B약제는 조금씩 도태되기 시작합니다. A약제로 치료가 쉽지 않은 일부 경우에만 B약제가 이용되는 정도로 약의 판매량이 떨어집니다.

B약제 개발을 위해 5년의 시간과 수백억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쏟아 부은 제약회사의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노릇입니다. 본전은 고사하고 수백억의 적자를 보게 생겼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습니다. 누가 이런 문제가 생길지 예상이나 했을까요?

제약회사는 다시 황반변성 치료 후보물질들을 물색하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이론적으로 F,G약제가 황반변성 치료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동물실험부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황반변성 신약 개발 2편에서 계속됩니다)

Writer pro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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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휘 교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안과 전공의 및 망막 전임의 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김안과병원 망막전문의로 근무하고 있으며,
황반변성을 보다 정확하게 진단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의 개발을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2015/01/19 10:48 2015/01/1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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