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이렇답니다.
평소 넥타이 매는 것을 끔찍히 싫어하고(절대로 얼굴이 커서, 따라서 목이 굵어서 그런것은 아닙니다^^), 넥타이를 삐뚜루 매거나, 색상이 맞지 않는 넥타이를 하고 다니는 것을 보는 것을 너무 싫어 하는 원장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깔끔하게 보이고,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을 고객분들에게 보여드릴까 고심하면서, 직원 유니폼 두번이나 바꾸고, 의사까운도 바꾸는 작업을 시행하였습니다.
물론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지만 그래도 산뜻해진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원장의 나쁜 습관중에 하나가, 저녁 회진을 돌 때 가끔 사복을 입고 퇴근길에 들른다는 것입니다.
회진을 돌 때 요란하게 직원들을 대동하고 돌기도 하지만, 혼자서 조용히 회진을 돌면서, 불편한 사항을 물어보기도 하고, 손을 꼭 잡고 원장이 사실은 수술을 잘 못 함을 미리 알려드리기도 하지요...
어제도 여느 때와 같이 수술을 마치고 저녁회진을 돌려고 병실에 들렀는데, 그 병실에는 두 분의 환자분이 계셨습니다.
조용히 사복차림으로 다가가 환자 손을 잡고, "많이 아프세요?" 라고 여쭤보는 순간, 환자분이 눈을 크게 뜨고 "누구세요?" 하시는 겁니다.
약간은 당황하였지만, "저에요, 수술한 사람~" 이라고 말씀 드리니, 환자분께서 저를 아래 위로 처다보며, "원장님 맞으세요? 아닌 거 같은데... 저를 수술하셨어요?" 하시는 겁니다...
"이렇게 젊은 분이셨나?? " ㅎㅎ
제가 사실 좀 동안이거든요... ㅋㅋㅋ(그래요, 그건~ 니 생각이구~~ 맞습니다 ^^)
--; 당황스럽기도 하고, 수술한 사람 맞는데... ㅎㅎㅎ 그래서 제가 "네 맞습니다. 제가 했구요, 내일 퇴원하시고.... " 기타 등등 주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는 앞 침대에 환자분께 다가가고 있는데, 보호자로 오신 남편분이 저를 막아서시면서 환자 옆으로 못들어 가게 하시는 거에요...
침대 옆에서 항상 손을 잡고 얘기를 해야하는데 말이죠...
순간 머쓱한 상황이 벌어진거죠... 주치의, 그것도 원장이 환자를 못 보다니.... ㅎㅎ
남편분..."누구세요??? 왜 그러는 데요??"
원장..."저 이분 수술한 사람인데요..."
아래위로 한참을 못미더워하시면서 서계시는 보호자분께 다시 말씀 드렷죠...
"저 사실은 김안과병원 원장입니다..."
"환자분 좀 보면 안될까요??"
그러자 보호자분이 "아~~ 그러세요? 난 웬 잡상인인가 싶어서 그랬죠..."
푸하하하~~ 졸지에 잡상인이 되어버린 원장...
한바탕 모두 웃으면서 오해를 풀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 아침 회진에는 그래서 까운을 입고 갔습니다.
어제의 얘기를 하면서 웃고, 안계신 남자 보호자분 안부를 물으면서, 꼭 까운 입은 모습을 보여드렸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을 남기고 병실을 나왔습니다.
앞으로는 꼬옥~~ 까운 입고, 직원 동행해서 회진을 돌아야 하겠습니다.. ^^

하얀거탑의 한 장면 처럼 말이죠~~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