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미영순
※ 저시력인에겐 눈에 대해 너무 묻지 마세요! ※
소아마비를 만나거든
진땀 삐질~ 폭발직전!!

부글부글부글~...이걸 그냥! 확!
진정 좀 해 보려던 신경이 그만 다시 곤두서고 말았다.
‘행여 소아마비를 만나거든 긴 다리가 짧은 쪽보다 몇 센티나 더 기냐고 묻질 랑은 말아요’
라고 말해 줄까말까 망설이다가, 혹시 소견이 짧은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참기로 했다.
소경이었던(불과 6개월 동안이었지만) 때로부터 꼭 43년 하고 한 달이 지났다. 그 사이 나의 더듬거림을 보고 깔깔거리는 사람을 두 명 만났다. 처음 사람은, “아이 참,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웃음을 참기 어려워 했다. 참아야겠는데 참지 못하는 것은, 남을 웃기는 내 탓도 있는 것 같고 스물을 넘긴 지 오래지 않은 그의 나이 탓도 있는 것 같아, 나도 어물어물 따라 웃을 수 있었다.
나는 지금 ‘행여 소아마비를 만나거든…’을 생략했던 일을 잘했다고도 잘못했다고도 생각하며 지난 며칠을 돌아보고 있다. 그 흐트러진 멋의 30대는 남의 눈치 보기에는 꺼벙한데 제 잇속을 챙기기에는 야무지기도 했다.
나는 마땅히 그 섣부른 호기심에 단단히 못 좀 박아 두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 없는 아이들의 돌팔매에 애꿎은 개구리가 죽기도 한다는 걸 가르쳐 주었어야 옳았다.
궁금한 일이 많기도 한 이 30대의 노처녀가 혹 이혼한 누군가를 만나서는 나에게 던진 그 쓰잘데기 없는 질문을 끝없이 하지나 않을는지…
“아니, 어쩌다가 그 지경이 되었나요?”
“남편이 바람을 피웠나 보죠?”
“남편은 재혼을 했나요? 새 여자는 예쁜가요?”
호기심 많음도 병인 양 한 이 30대의 노처녀를 나는 무관심으로 대했다. 그것이 여여(如如)니 부동(不動)이니 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기에 나는 편할 수가 없었다. 우연치 않게 모르는 이와 어울려진 여행, 나처럼 세상은 넓지 않노라 쏘다니다 보면 이따금씩 겪기도 하지만, 이번 여행은 ‘께름직’으로 기억 속에 남고 말았다. 내가 그녀에 대해 지켰어야 하는 여여한 모습, 머리로야 뻔하지만 마음도 몸도 모르고 싶어했다. 신심여일( 神心如一)의 도리는 언제쯤이면, 얼마나 더 늙어야 내 것으로 지닐 수 있게 될까?
미영순
시각장애 1급 / 김안과병원 저시력상담실장 / 전국저시력인연합회 회장
정치학 박사 / 중국 흑룡강성대학 객원교수
Trackback URL : http://blog.kimeye.co.kr/trackback/233
신작로옆 코스모스
2008/08/28 20:35
#
M/D
Reply
Permalink
곰곰히 글을 읽어보니.... 마이 죄송하네요.. 주변분들께 ㅎㅎㅎ 개과천선할께요^^
미영순님도 눈때문인지... 마음의 문이 많이 닫혀있는듯 합니다. 흐트러진 멋의 30대가 몰라서 그랬겠지요^^ 이해해 주세요. 미영순님은 눈때문에... 딴사람은 돈때문에.... 또 집때문에... 아이때문에 다들 자기만의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을껍니다. 물론 장애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것들이겠지요... 하지만 이런 모든것들에서 의연해 지지 않으면 사는게 참 많이 힘들것 같네요... 열심히 웃으며 사시길 바래요 ^^
|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 1 | 2 | 3 | 4 | 5 | ||
| 6 | 7 | 8 | 9 | 10 | 11 | 12 |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