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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세렌디피티 (녹내장센터)

최근 미국에서 매일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것이 녹내장의 발생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가 발표된 바 있습니다. 유명 안과 저널인 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 2017년 12월 호에 발표된 이 연구에서는 녹차나 홍차처럼 카페인이 함유된 따뜻한 차를 하루 한잔 이상 마시는 사람이 커피나, 음료수, 그리고 차가운 차를 마시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녹내장 유병률이 74% 낮게 나타났다고 보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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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따뜻한 차에 대한 이야기를 멈추고 드리고 싶은 말씀은 녹내장의 가장 확실하고 입증된 치료는 안압을 낮추는 것임을 잊지 않으셨음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이번에 말씀드리는 것과 같은 연구결과들과 정보들은 안압하강 치료를 기본으로 지키면서 그에 더불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좀 더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정보일 뿐이라는 것을 꼭 기억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다시, 연구 내용으로 돌아가보면,
연구팀은 미국 2005년과 2006년 사이의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의 자료를 토대로 자료를 분석하였으며, 만명이 넘는 자료 중 40세 이상의 안과 질환이 없는 성인 1700명을 대상으로 정밀 안과 검사를 시행하였다고 합니다. 검사 결과 82명, 즉 5%에서 녹내장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전체 연구 대상자 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커피를 자주 마신다고 설문에 답한 반면, 따뜻한 차를 매일 마신다고 답한 참가자는 10% 미만이었다고 하는데요, 요즘 보통의 사람들이 차보다는 커피를 선호하는 분위기인 것은 우리나라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것이 녹내장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들을 제가 과거에 소개했는데요, 이 연구에서는 커피를 마시는 것은 녹내장의 유병률과 관계가 없었으며, 차가운 차, 카페인이 없는 차, 그리고 음료수를 마시는 것 역시 녹내장과 관계가 없었다고 보고하였습니다. 다시 말해서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것만이 녹내장의 유병률을 낮추었고 다른 음료들은 녹내장의 유병률과는 유의한 관계가 없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요? 정확한 기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이 추정하였답니다.

따뜻한 차에는 항염/항암/항산화 및 신경보호기능이 있다고 알려진 식물화학물질(phytochemicals)과 플라보노이드(flavonoids)가 함유되어 있는데, 이러한 물질은 심혈관계질환이나, 암, 그리고 당뇨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이미 알려진 물질이라고 합니다. 저자들은 이러한 물질들의 항산화 기능이 녹내장 발병을 막아주는 기능을 할 것이라고 추측하였습니다. 특히 플라보노이드는 신생혈관의 생성을 억제하고 녹내장 수술 후 섬유화 반응을 낮춰주는 기능이 있으며, 혈관 확장 효과가 있어 시신경으로의 혈류를 증가시키는 기능이 있다고 하여 중요한 성분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과거 자료들을 살펴보면 카페인 함유가 없거나 적은 디카페인 차보다는 카페인이 포함된 차가 항산화기능이 더 우수하다고 하며, 또한 차가운 차에 비해 따뜻하게 우려낸 차에 플라보노이드가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러한 것들을 근거로 연구팀은 차갑거나 카페인이 함유되지 않은 차보다는 따뜻하게 우려낸 차가 녹내장의 유병률이 더 낮게 나타난 결과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럼 똑같이 카페인이 들어있는 커피는 왜 다른 결과를 보였을까요? 커피와 차에 포함되어 있는 성분을 간단히 보면, 커피에는 차보다 많은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지만, 플라보노이드가 더 적게 함유되어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커피에 이 플라보노이드가 적은 것이 차에 비해 녹내장의 위험을 낮추지 못한 원인으로 추정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커피와 녹내장의 관계는 사실, 상당히 복잡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과거 연구들을 간단히 정리해보자면, 커피를 다량 섭취할 경우 방수생성이 증가되면서 안압이 상승할 수 있으며, 커피는 혈중 호모시스틴 수치를 증가 시켜 거짓비늘녹내장의 위험도가 증가된다는 연구결과들도 보고된 바가 있습니다. 그러나, 반면에 커피에 함유되어 있는 클로로겐산 (chlorogenic acid)이 조직내 저산소증과 연관된 망막의 변성이나, 녹내장과 연관된 세포독성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연구가 있었으며, 카페인 자체가 동물실험에서 신경염증을 감소시켜주고, 망막신경절 세포의 사멸을 줄여주고, 안압을 낮춰줬다는 연구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어느 한가지로 쉽게 설명할 수가 없고, 커피가 녹내장의 독인지 약인지는 함부로 결론을 지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그러나, 혹여 커피가 녹내장의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과거 자료들을 정리해보면, 하루 1~2잔 정도는 큰 문제가 없다고 결론 지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주 심하게 커피를 남용하는 것이 아니면 걱정 말고 즐기셨음 좋겠습니다. 

이제 내용을 정리하겠습니다.
이 연구만으로 따뜻한 차 한잔이 녹내장을 예방하는 엄청난 명약이라고 말 할 수는 없습니다. 통제된 조건에서 제대로 실험한 것이 아니라, 이미 나와 있는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토대로 한 연구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래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의미가 있겠습니다. 매일 안약을 넣거나 심할 경우 녹내장 수술을 통해서라도 안압을 낮추는 것이 녹내장 치료의 가장 주된 치료가 되어야 겠지만,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따뜻한 차 한잔은 전신건강에도 좋고 일단, 언제 마셔도 기분이 좋지 않습니까?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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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3 11:08 2018/08/1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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