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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세렌디피티 (녹내장센터)

<녹내장과 가족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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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은 대부분, 병이 아주 많이 진행된 상태가 될 때까지 자각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어렵고 이로 인한 문제들이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내가 녹내장의 위험도가 남들보다 높은 지를 알고 조기에 녹내장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녹내장의 위험요소는 다양한 연구에서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지만, 우리가 가장 간단하게 알 수 있는 위험요소 중 대표적인 것은 바로 ‘녹내장 가족력’입니다.

여기서 가족력이라고 하는 것은 나와 피가 섞인 가족을 의미합니다 (부모, 형제자매, 자식). 과거의 연구들에 따르면 녹내장 가족력이 있을 경우 다른 가족 구성원의 녹내장 위험도가 2배에서 5배까지도 높아질 수 있으며, 특히 내 형제, 자매가 녹내장이 진단될 경우 나에게 녹내장이 생길 위험도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3.7배 정도로 높아 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해당 연구에서 부모가 녹내장이 있는 경우는 2.2배, 자녀가 녹내장인 경우 1.1배로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녹내장이 특정 유전자의 변이와 관계될 수 있다는 것은 1990년대에 GLC1A 유전자좌와 myocilin 유전자가 1차개방각녹내장과 연관이 있음이 밝혀 지고 난 뒤, 아주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녹내장과 연관된 유전자의 종류는 지속해서 보고되고 있고 유전자 검사 비용이 이전 보다는 많이 저렴해지면서 유전자 검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전자이상이 밝혀진 녹내장 환자의 비율은 개방각녹내장 환자의 10% 미만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이러한 유전자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았다는 보고를 참고해 볼 때, 모든 사람이 녹내장 유전자 검사를 받는 것은 유전자 검사 비용 등 여러가지를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녹내장의 가족력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 안과에 내원하여 정기적으로 녹내장 발병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안과검사를 받는 것이 제일 효과적인 스크리닝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유전자검사와 상담이 권유되는 상황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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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시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65세 남자인 ‘나’(II:1)가 녹내장이 진단되었다고 하겠습니다. 내가 녹내장이 확진 되었다면 그 자체로 나의 아버지, 어머니, 형제, 자매, 자녀들은 녹내장의 위험도가 남들보다 높을 수가 있다고 판단되고, 때문에 녹내장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생각해보니 돌아가신 아버지(I:1)가 녹내장으로 치료를 받았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일단 여동생(II:3)이나 남동생 (II:5)에게 녹내장 검사를 꼭 받아보라고 얘기해야 합니다. 형제자매의 경우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기 때문(3.7배)입니다. 만약 동생들에게도 녹내장이 진단되었다면, 여동생과 남동생의 자녀들도 녹내장 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자녀의 녹내장 검사시점은 병이 있는 가족의 녹내장 발병 시점이나 녹내장 진행단계를 고려해야 하며, 대개 40대 전후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아직 여동생과 남동생은 녹내장이 진단되지는 않았습니다.

아버지에 이어서 나도 녹내장이 진단되어 녹내장 가족력이 뚜렷하다고 생각하니, 자녀들에게 유전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어 유전자 검사를 받았습니다. 검사결과, 나에게 특정 유전자의 변이가 확인되었습니다 (+표시). 그렇다면, 녹내장이 진단되지 않았더라도 내 형제 자매, 그리고 자녀 역시 유전자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유전자 검사결과 여동생(II:3)은 이상 결과가 없었지만, 남동생(II:5)과 내 아들(III:1)은 나와 똑같이 유전자 이상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런 경우 내 남동생과 아들은 아직 녹내장이 진단되지 않았더라도 반드시 녹내장 정기검사를 받아야 하는 ‘고위험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남동생의 자녀들(III:5, III:6) 역시 유전자 검사가 필요하며, 내 아들(III:1)이 결혼 후 자녀를 낳는 다면 손자 역시 유전자검사를 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여동생의 자녀(III:3, III:4)들은 엄마가 유전자 이상이 없었으므로 유전자 검사를 생략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가족력이 뚜렷한 경우 유전자 검사를 통해 미리 녹내장의 위험도를 예측해 볼 수 있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선천적으로 녹내장이 생기는 선천녹내장 역시 관련 유전자가 밝혀졌는데요, 만약, 첫째 아이가 선천녹내장이 진단되었다면, 둘째 아이를 계획할 때 선천녹내장과 연관있는 유전자 이상이 있는지를 미리 확인하여서 둘째 아이 출생 후 조기에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이에 맞는 대처를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이제, 글을 요약하려 합니다.
녹내장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이므로, 유전여부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되지만, 녹내장 가족력은 녹내장 발병의 위험요소로 밝혀져 있기 때문에, 내가 녹내장이 진단되었다면, 내 직계 가족들에게 녹내장 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하여야 하며, 반대로 내 가족 중에 녹내장 환자가 있다면 나 역시 녹내장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유전자검사는 모든 경우에 시행할 수는 없겠지만, 가족력이 뚜렷하거나, 특정 녹내장이 내 자녀에게 생길 것이 우려되고 위험도가 높은 경우 시행해 볼 수 있고, 검사결과에 따른 적절한 안과 상담과 치료가 동반된다면, 심각한 단계로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겠습니다.

이상으로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2019/01/09 12:17 2019/01/0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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