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의사 엄마의 드림렌즈 체험기(5)
드림렌즈 착용을 하는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근시 진행을 억제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전 블로그에 이야기했듯이 저의 아이는 아트로핀 점안액과 드림렌즈 두 가지를 이용하여 근시 진행 억제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키가 크면서 안구도 같이 성장하기 때문에 안구의 성장속도를 주기적으로 보는 것이 중요한데, 게으른 엄마 때문에 치료를 시작한 지 10개월 만에 소아안과 진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작년에는 코로나로 인하여 학교를 거의 가지 않게 되니깐 아이도 드림렌즈 착용을 잘 하지 않으려고 하고, 아트로핀은 더더욱 넣기 싫어해서 꾸준히 치료에 임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저도 출근하기 전에 드림렌즈를 빼주고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싫어 아이 핑계를 대면서 꾸준히 시행하지 못한 점도 있습니다. 다행히도 올해부터 며칠이라도 학교를 가게 되어 칠판을 잘 보아야 하기에 아이가 드림렌즈의 필요성을 인지해서 등교하는 날 전날 밤에는 드림렌즈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처음 시작할 때와 달리 5일 이상 드림렌즈를 꾸준히 착용하지도 못하고, 아트로핀도 주기적으로 넣지 못하여 근시 진행이 더 되지 않았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학교에서 시행한 안과 검진에서 전날 드림렌즈를 착용하고 갔음에도 우안 시력이 0.6으로 많이 떨어져서 근시가 더 진행했거나, 드림렌즈를 꾸준히 하지 않아 효과가 떨어진 것은 아닌지 걱정은 앞서도, 꾸준히 치료해 임하지 못한 제 자신이 후회스러웠습니다.
드디어 소아안과 진료날, 다행히 아이는 전날 드림렌즈 착용 후 시행한 나안시력검사에서 0.9/1.0을 보았으며, 굴절검사에서도 근시가 거의 없게 드림렌즈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각막지형도 검사에서도 드림렌즈에 의해 중심각막이 잘 눌리고 있는 효과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걱정되었던 안축장 길이 검사에서도 유의한 안구길이의 진행이 나타나지 않았고, 소아안과 선생님께서 두 가지 치료를 통해 근시 진행이 잘 억제되고 있다고 지금 치료 잘 유지하자고 하셔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저는 망막전문의로 근시가 심하게 진행하여 근시성 황반변성으로 중심시력이 잘 나오지 않거나 주변부 망막열공이나 망막박리 등으로 레이저 치료나 수술 등을 해야 하는 경우들을 많이 보아왔으며, 최근에는 10-20대에 주변부 망막열공이나 격자형 변성 등이 심하거나, 시력교정술 검사에서 망막박리가 우연히 발견되어 수술까지 해야 하는 경우가 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치료로도 근시 진행을 완벽히 막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시력교정술을 못할 정도로 심하게 안구가 길어지거나, 심한 근시로 인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합병증은 겪지 않도록 좀 더 부지런한 엄마가 되어 현재의 치료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진료 때 저희 둘째 아이도 정기 검진을 했는데 근시는 없지만 안구성장 속도가 빨라 아트로핀 치료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엄마, 아빠가 모두 근시라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시력저하를 느낄만한 소견이 없어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더욱 부지런하게 두 아이 모두 열심히 챙겨야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부모님들도 아이가 시력저하를 호소하기 전에 소아안과 검진을 주기적으로 받으셔서 아이가 건강하게 눈이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 근시 억제에 대해 아트로핀 치료나 드림렌즈 치료에 망설이시는 부모님들도 저처럼 김안과병원 소아안과의 도움을 받아 아이의 눈건강을 지키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