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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Heal the World (망막센터)
비행기 여행이 늘어나고 미국에서만 25만명이 매일 하늘을 날고 있다니 참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인 것 처럼 보입니다.

비행기 안에서 부득이 하게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상황이 된다면
글쎄 여러 생각이 들지만 지상에서도 심폐소생술로 살아날 확률이 그리 높지 않은 것을 감안해도 매우 어려운 상황인데 약물 마저 사용할 수 없다면 진정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사람의 생존율은 제로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다만 제세동기를 이용한 치료로 80여명이 살았다는 것은 참 고무적인 일로 생각이 들기는 하는 군요.

얼마전 휴가에서 집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작은 사고가 있었습니다.

원래 집에서는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애들이 좁은 비행기 좌석에서 자려니 얼마나 불편했겠습니까.
그래서 좌석에 눕혀놓고 벨트를 살짝 메어 놓았는데 한참 자다가
순식간에 떨어져 애엄마가 바로 들쳐 안았는데 그러더군요.

"자기야 종원이 머리에서 피나!!"

서둘러 옆으로 가보니 피가 나서 뚝뚝 떨어지고 있더군요.
승무원을 불렀습니다.

"저 ~~ 여기요!!"

승무원이 달려와서 보더니 얼른 휴지 한뭉치를 주더군요. 일단 눌러서 지혈을 했습니다.
애를 안고 한 10분쯤 지혈을 했습니다. 남자 승무원이 지켜보다가 말씀하시더군요.

" 저...후시딘 좀 가져다 드릴까요?"
(참고로 후시딘은 까진 곳에만 바르시도록 하세요. ㅡ,.ㅡ)

"후시딘은 됐고 붕대하고 반창고, 베타딘 소독약이 있으면 좀 가져다 주세요"

"소독약, 반창고는 없는데, 붕대는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시 오셨는데 다행히 베타딘이 발라진 면봉이 포장된 것과 붕대를 가져오셨더군요.
휴지를 떼고 베타딘을 발라주면서 보니 한 2cm 쯤 찢어졌더군요. 다시 휴지를 잘 골라서 대주고 붕대를 머리에 감았습니다. 반창고가 없으니 붕대에 고정하는데 사용하는 알루미늄을 이용해야 하더군요.
머리인데 고정해놨다가 빠지면 이거 또 사고인데 생각하면서도 그냥 그것으로 고정했습니다.

다 하고나서 보니 주위에 승무원들이 꽤 여러분 계셨더군요.
한 분이 그러시더라구요.
"아빠가 의사라서 괜찮을 것 같네요"

속으로 이 분이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이었으면 어쩔라구 이러시나~ 생각은 잠깐 들었는데,
밤 비행기라 주위에 사람들에게도 민폐고 애도 많이 울었고 애만 잘 달래서 다시 눕혔습니다.

도착해서 집에와서 일단 다시 소독약을 바르고 거즈로 갈아주고 붕대감아서 한숨 잤습니다.
너무 졸려서..^^

오후 쯤 애를 데리고 나와서 한번만 아프면 되니까 병원 가자고 이야기 하고
제가 3바늘 꿰메주고... 눈물 범벅이 된 아들 놈을 보며  기분이 좀 안 좋더군요.

그리고 며칠이 지났는데, 모 항공사 마일리지카드가 업글이 되서 왔더라구요.
그래서 이 사람들이 하면서 화가 울컥했는데, 때가 되서 온 거 더군요.
쩝...

사실 이번 일 말고도 비행기 안에서 애를 재우다 떨어진 적이 여러번 있어 사실 둔감했던 것이 사실이고
비행기 안의 응급처치도 상당히 미비점들이 많으니 다음 부터는 더욱 조심하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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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과 전문의 한정일 입니다.
남태평양의 뜨거운 햇살을 즐기는 마음으로 살아봅시다. 아자..
2008/04/10 13:01 2008/04/10 13:01

얼마 전 포스트에서 기내에서 승객이 사망한다면 그 승객은 어떻게 해야하나 라는 소재를 다룬 적이 있다. 그런데 우연찮게 그 포스트를 올린 지 며칠 지나지 않아 국내 모 항공사의 유럽행 항공편에서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결국 이 승객은 기내에서 사망하였고, 그 상태로 최종 목적지까지 비행했다고 한다. 이렇게 항공기내에서 갑자기 환자가 발생하는 경우, 승무원은 즉시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경미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기..

드물지 않게 항공기 내부에서의 의학적인 응급상황이나, 사망소식을 접할 수 있습니다. 항공 전문 블로거인 마래바님의 포스트에서도 항공기내 응급상황에 대해 접할 수 있었는데요, 오늘은 조금 더 근본적으로 항공기내 응급(이하 응급은 의학적 응급상황만을 뜻함) 상황에 현실적으로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으며 어떤 한계가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난달에 미국의 아메리칸 에어라인(American Airlines)의 비행기가 Haiti 에서 돌아오는 중에 44..

양깡

저도 관련글을 트랙백 걸어봅니다. ^<^

싸이판

역시 소스가 많으십니다. ^^

아들 키우는 엄마

작년인가 미국가는 뱅기속에서 제가 라섹해준 승무원을 만났어요. 반갑게 웃으시면서 "선생님, 혹시 응급환자 있으면 부탁드릴께요. "하시더라구요... 저는 손을 휘저으면서 말했지요. "안돼요. 안돼... 저는 안과밖에 못봐드려요... " 미국가는 12시간 내내 저는 기도했어요. 모두 무사히 가시기를... 다행히 기도발이 좀 먹혔는지 모두 아무문제 없이 도착! 휴~ 이제 심장마비 환자분 오시면 어떻게 해야할지 다시 복습해야할것 같긴한데... 이론가지고 될지요... 무늬만 의사이신 안과, 피부과, 방사선과, 치과선생님들 화이팅!

싸이판

정말 무늬만 의사가 되가는 것 같아요.

조금만 더 지나면 무늬만 안과의사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제가 아들 키우는 엄마인데요...

참고로 위의 글은 아무래도 건망증 선생님께서 쓰신 글인 것 같습니다
제가 건망증 선생님과 같은 방 같은 컴퓨터를 쓰는데요
어찌저찌 제가 들어왔다가 log-out인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글을 쓰신 것인듯...

사실 저도 심장마비 환자, 감당 못 합니다, 음하하.
얼마전 피부과하는 친구랑 무슨얘기를 하다가,
미국비행기에서 어떤 심장마비환자를 한 의사가 응급처치를 해주었는데
그 환자가 글쎄 나중에 응급처치가 잘못되어 후유증이 남았다고 의사를 고소했다고,
그렇게 의사 찾을때 우리는 절대 나가면 안된다고 그런 얘기를 했었드랬죠...

제가 아들 키우는 엄마인데요...

하지만 심장마비 제대로 보는 심장전문의사는 사시 하나도 모릅니다!
전공이 괜히 있나요 저는 제 전공이라도 열심히 하렵니다

싸이판

네, 짐작은 하고 있었습니다. ^^

아들 키우는 건망증 엄마가 쓰신 글 맞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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