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내렸던 지난 토요일
촉촉히 젖어있던 대학로로 19세기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작이라 꼽을 수 있는
" 폭풍의 언덕 " 을 만나러 갔습니다^^ .
꼭 읽어야 하는 세계 명작 중의 하나라고 하네요. 다들 읽어 보셨나요 ??
사실, 창피하지만 저는 이소설을 읽은적이 없습니다-_-;;
제목을 익히 들었을 뿐이고 꽤 유명하다는 정도 밖에... 흐흐 ....
물론 책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연극을 본다는 것이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원작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심도있게 생각할수 없다는 문제점은 꼭 고려해야 한다는 거죠-_-!
이번 공연도 좀 그런 부분에서
제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의 크기가 제한적 이었다는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연출과 주연배우의 캐스팅에서 부터 화제를 일으켰던
이공연의 연출자는 " 송현옥 " 연출가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부인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야 난 이사실을 알았다-_- 눈앞에서 연출가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히스클리프의 역을 맡은 " 서태화 " 는 이름이 좀 낯설긴 하지만 얼굴을 보면
바로 알수 있을 정도의 주연급 배우이니.
하지만 이것이 화근 이었을것 같습니다.
화제를 일으켰던 만큼 그에 못지 않은 실망감도 함께 안겨주었으니. ..
우선 주연 " 서태화 " 의 캐스팅이 옳았는가 하는 의문을 들게했다.
그동안 영화에서 보던 그의 카리스마 있던 연기만으로 연극까지 기대했던 나는 대실망.
히스클리프는 내면 감정연기가 돋보여야 하는 역할이었다.
그의 고되었던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슬픔에 잠겨 독백을 해야했고,
캐서린과의 행복한 한때에 대해서는 우리에게도 행복한 웃음을 짓게 해야했고,
캐서린의 배신과 결혼에 대해서는 그의 울부짖음이 마음을 울리게 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부족했다. 많이 부족했다.
관객이 연기를 연기라고 느끼는 순간 그건 이미 관객들이 빠져들수 없는 그냥 연기의 무대일 뿐이다.
감정이입이 하나도 되지 않는 상태에서,
무대 자체가 과거와 현재의 시공간을 수시로 넘나들어 나머지 배우들이 열정을 보인다
해도 주연이었던, 그는 그자리에서 해내지 못했다.
히스클리프의 부족한 연기를 메꾸려는 듯 캐서린& 캐시역을 맡았던 " 서은경 "
그녀는 이 연극의 평점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한듯 하다.
때로는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천지함으로,
사랑스러움으로, 때로는 꼬집어 주고 싶을정도의
이기적인 그녀로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왠지 그녀의 지금까지의 삶이 저랬을꺼 같은,
부잣집의 딸로 태어나 타고난 천진함으로 세상을 겪고
그것을 통해 점점 세상을 알아가는 그녀의 모습이 그대로 대변됐을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만한 그녀의 매력속으로 관객들을 흡입시키고 있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무용을 통한 캐서린의 유령,
히스클리프의 어린시절이 무척이나 닮아 있었던 헤어튼,
그리고 히스클리프를 향한 아내의 마음을 알면서도 그녀를 사랑할수 밖에 없었던 에드가,
히스클리프를 사랑했던 이사벨라.
그들의 연기는 모두 휼륭했다.
하지만 이공연은 전체적으로 그들이 먼가 조합이 되지 않았던 각자 개인들의
휼륭한 연기자랑에 급급한 그런 공연장위에 있는 그들 뿐이었다.
지켜봤던 관객들또한 이런느낌이 강했을것이라고 생각된다.
다음번 공연에서는, 내년 공연에서는,
캐스팅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켜 관객들을 모으는것 보다는
좀 더 멋진 연출로, 연기로,
그들과 함께 하는 연극이 되었으면 한다.
* 공연일정 *
장소 : 대학로 예술마당 4관
일정 : 2008년 9월 19일 ~ 10월 31일
Comments List
원래 실망은 기대에 비례하잖아요...ㅋㅋ 원작을 읽어봐야 할듯....^^;;
음~~~~이글을 쓰신게 23일이고 연극을 보신게 지난토요일이라시면 날짜로18일 인기요? 만약 그게 맞다면 주인공인 히스크리프는 서태화씨가아닌 금세웅씨입니다 서태화씨는 10월12일까지 공연하셨구 13일부터는 금세웅씨가 하고있습니다 만약 님이 착각 하신거라면 음...이글 꼭 정정 부탁드립니다 서태화씨의 팬으로써 또 서태화씨가 하신 히스크리프를 본 사람으로써 부탁드립니다 너무너무 잘하셨거든요~~^^*
아!!!참 11일(토) 3시 공연도 금세웅씨가 했습니다
아~글이 막혀 있다가 이제 뜬거구요~
본지는 벌써 한 한달은 된거 같군요 ^-^
제 개인적인 생각일뿐입니다~
기분 나빠하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