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안과병원 망막전문의 이동원 해외연수기 1편 -
일년간의 미국연수를 마치고 돌아온지 거의 2달이 다 되어 갑니다.
돌이켜보니 일년 동안 미국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한 몇 주간 미국으로 여행을 다녀온 것 같습니다.
귀국해서 원래 살던 아파트, 원래 다니던 직장과 아이의 학교생활, 원래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의 만남 등으로 인해 언제 내각 한국을 떠나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시간이 갈 수록 미국생활이 그리워질지 아니면 한국생활이 더 좋아질런지 알 수 없지만, 아직은 미국생활이 더 좋게 느껴지는게 사실입니다.
제가 지난 1년간 연수생활을 한 곳은 미국 위스콘신주에 있는 MCW(Medical College of Wisconsin)으로 2009년 부터 저희 병원의 이태곤 선생님께서 연수생활을 하시고 2010년에는 새빛 안과병원 김기석 선생님, 그리고 2011년에는 제가 연수를 했고, 또 2012년 올해는 명지병원의 김도균 선생님께서 연수를 시작하고 계십니다. 4년 연속 한국 선생님들이 교환교수로 가게 되었고 그 이후에도 또 다른 선생님들이 갈 예정인 것 같습니다. 마치 연수병원의 베스트셀러에서 스테디셀러로 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냥 저의 미국에서 지냈던 일상적인 생활과 혹시 미국으로 연수 갈 계획을 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주로 적으려고 합니다.
저희 가족은 2011년 8월 20일 들뜬 마음으로 시카고에 가는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큰 이삿짐은 현대해운에서 운영하는 해외이사와 드림백으로 미리 부치고 이민가방 6개와 키우는 강아지(치와와)를 데리고 시카고 공항에 도착하니 이태곤 선생님께서 미리 부탁하신 한인교회 집사님 두분이 큰 차를 2대를 몰고 나와 계셨습니다. 공항에 도착하면 정신도 없고 짐도 많아 아시는 분들이 도와주시지 않고 렌터카를 이용하거나 택시를 타고 집을 찾아 간다는 건 정말 힘들 것 같습니다. 처음 보는 분들이지만 이태곤 선생님께서 많이 부탁을 해주셔서 정말 오랫동안 아는 분들처럼 저희 가족을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차를 타고 먼저 시카고에 있는 큰 한인마트에 들러 당장 필요한 물건과 식량을 구입한 다음 저의 집이 있는 밀워키, 정확히 말하면 그레이트 밀워키에 있는 화이트 피시베이(Whotefish Bay)라는 작은 도시로 이동하였습니다. 내친김에 빨리 준비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마중 나온 집사님께 차를 사러 가고 싶다고 하니 집 근처에 있는 토요타 딜러샵으로 안내해 주셨습니다. 마중 나온 집사님 한 분의 차는 토요타 시에나(카니발 같은 밴)였고, 또 다른 한 분의 차는 역시 토요타의 하이랜더(싼타페 같은 SUV)였는데 타보니 하이랜더 정도의 크기면 저희 세가족이 타기에 적당하고 짐칸도 넓어서 자동차 딜러샾에 가자마자 아무 망설임 없이 2007년도 하이랜더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가서 짐을 풀고 집사님 가족분들과 미시간 호수 변을 구경한 다음 레스토랑으로 가서 졸면서 식사를 했습니다. 다음날 잠에서 깨기도 전에 찾아오신 집사님과 같이 라이프크릭 한인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는데 교회가는 길이 미시간 호수 레이크 드라이브 여서 정말 맑고 좋은 날씨와 파란 바다와 같은 호수를 보며, 내가 참 좋은 곳에 왔구나 라는 감사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연수 허가 서류상의 병원 출근 시작일이 9월 1일인 관계로 일주일 정도 여유가 있어 US뱅크에 가서 계좌 만들고 체크카드랑 개인 수표책을 신청한 뒤 9월 1일 부터 병원에 출근하였습니다. 대학병원 신분증과 안과병원의 신분증을 만들고 도서관 및 원내 이메일 패스워드 등을 받고 그 밖에도 병원생활 전반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프로그램 등에 참가하였습니다. 이곳 병원에서 연구 및 임상검사를 하려면 반드시 IRB(임상시험심사위원회)와 CITI(피험자 보호 관련 온라인 연구 윤리 교육 프로그램)라는 프로그램을 수행해서 매 과목 80점 이상을 획득해야 비로소 안과의 검사기록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일단 병원에 방문 연사의사로 등록이 되면 그 다음은 관공서 오피스에 가서 우리나라 주민등록증과 비슷한 소셜 시큐리티 카드(Social security card)를 신청해서 소설 시큐리티 번호를 받아야 하는데, 소셜 시큐리티 번호는 반드시 연수 허가 서류에 명시된 연수 시작 날짜 이후에 가야 신청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전에 미국에 연수 오셨던 많은 선생님들께서 미리 관공서 오피스에 가셨다가 퇴짜를 맞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미국생활은 기다림의 연속 이었던 것 같습니다. 신청하고 카드를 집에서 우편으로 받기까지 약 2주가 걸렸고 그 카드를 들고 DMV(운전면허 시험장) 가서 운전면허 필기 시험을 치르고 합격증을 받고 실기시험을 신청하니 최소 2달을 기다려야 시험 날짜를 잡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11월 말에 서야 비로소 운전면허증을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운전 면허증이 없는 동안은 불편한 것이 많았습니다. 마트 가서 맥주를 살 때마다 사진이 들어있는 신분증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위스콘신 주는 저녁 9시 이후에는 어떠한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도 살 수가 없습니다.) 또 우편물이나 택배 배달 시 한국과 달리 부재중이면 전화도 하지 않고 그냥 자기 사무실에 보관해 놓기 때문에 직접 찾으러 가야 합니다. 그때도 꼭 사진이 들어 있는 신분증이 필요했습니다.
이럭저럭 미국생활에 적응해 갔으며, 필요할 때 마다 교회 분들이 많이 도와 주셨습니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병원이야기 &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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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List
땅콩 까먹던 쥐 이야기도 해주셔야죠!! ㅎㅎ
이메일보내드렸을때 인터넷 빨리 연결해 놓으셔서 깜짝 놀랐었어요
역시 재빠르시구나...했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