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근시와 망막
안녕하세요~^^ 망막센터 전문의 최성찬입니다. 오늘은 고도근시와 망막의 관계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고도근시에 대하여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근시에 대하여 알 필요가 있습니다. 근시는 먼 곳을 바라볼 때 물체의 상이 망막의 앞쪽에 맺히는 굴절이상으로, 먼 곳은 잘 안 보이고 가까운 곳이 잘 보이는 눈을 말합니다. 이는 근시의 경우 각막과 수정체의 굴절력에 비해 안구의 길이가 긴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근시안에서는 오목렌즈를 이용해서 초점을 뒤로 옮겨 주어 시력을 향상시킵니다. 근시는 서구보다 아시아에서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시아의 경우 전체 인구의 50~70%의 유병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젊은 연령층에서 근시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고학력일수록, 근거리 작업이 많을수록 근시 비율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근시가 생기게 되는 원인은 눈의 성장과 관련이 있습니다. 안구의 길이는 주로 어린 나이에 몸이 성장하면서 눈도 럭비공처럼 앞뒤로 길어지게 되는데, 특히 앞쪽보다 뒤쪽이 주로 길어지게 됩니다. 눈의 앞뒤길이가 과도하게 길어지게 되는 경우 맥락막과 망막조직이 늘어나고 시신경을 지지하는 구조가 약해지며 시기능의 장애를 동반하고 여러가지 질환이 발생하게 됩니다.
근시에서도 고도근시는 굴절력 -6.0디옵터 이상, 또는 눈의 앞뒤길이가 26mm 이상인 경우를 의미하며, 굴절력 -9.0디옵터 이상을 초고도근시라고 합니다. 황반을 포함한 안구 뒷부분의 확장인 후포도종과 점진적인 맥락망막변성 소견 등 퇴행성 변화를 동반한 경우 변성근시 또는 병적근시라고 합니다. 전체 근시 중 변성근시는 27~33% 정도를 차지합니다. -6디옵터 이상의 고도근시인 경우 정상인과 눈 구조가 달라 망막에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다.
고도근시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질환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후포도종
뒷부분이 확장된 후포도종은 변성근시에서 가장 중요한 소견입니다. 맥락망막위축이 진행되고 황반을 침범한 경우 시력감소를 동반합니다.
그림. 안구 뒷부분이 확장된 후포도종
그림. 후포도종의 안저소견
근시성 황반원공, 근시성 중심와분리증
후포도종에 의한 안구 뒷부분의 확장과 황반부에 부착된 유리체의 이상으로 인해 당기는 힘이 발생하여 황반부 망막조직의 부분 또는 전체적 결손이 일어난 경우 근시성 황반원공이라고 합니다. 특발성 황반원공과 달리 근시성 황반원공은 후극부의 망막박리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수술 후 기능적, 해부학적 결과가 불량합니다.
그림. 근시성 황반원공의 OCT 소견
황반원공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심와 부위가 당겨져서 망막조직이 늘어나 있는 경우를 근시성 중심와분리증이라고 합니다.
그림. 근시성 중심와분리증의 OCT 소견
주변부 망막변성
고도근시에서 맥락망막변화는 주변부 망막에도 발생합니다. 격자변성, 포석상변성이 약 15~30%에서 관찰되며 그 외에도 색소성변성, 낭포변성, 망막열공 등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주변부 망막변성은 종류에 따라 망막박리의 위험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망막박리는 시력소실이 가능한 무서운 질환이므로 망막박리가 발생하기 전 미리 예방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예방적 치료로 ‘장벽 레이저광응고술’을 통해 변성 부위 주변의 정상 망막에 레이저를 조사하여 망막이 아래조직과 단단히 붙게 되고 망막박리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그림. 망막열공 주변에 시행된 장벽 레이저광응고술
결론적으로, 근시인 눈은 성장기에 안구가 커지면서 안구 내면을 이루는 신경막 조직 및 시신경이 함께 늘어나고 얇아지게 되며, 고도근시는 그 정도가 상대적으로 더 심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정상안에 비해 망막 및 시신경이 약해져 망막 질환 및 녹내장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근시가 심한 경우 망막에 이상유무를 면밀히 보아야 하며,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