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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몽사몽.... 잠을 자긴 잔건 지... ㅎㅎ 두시간도 못 잔거 같은데, 어디선가 확성기에서 계속 노래소리가 나오던군요. 처음에는 절에서 내는 소린 줄 알고, '참 스님들은 잠도 없으시네~~', 하고 생각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여긴 누가 결혼을 하면 3일간 결혼식을 하면서 내내 스피커를 이용해서 노래를 튼다더군요....

하여간 아침식사를 6시 반쯤 마치고, 어쨌든 환자를 봐야하므로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근처에 사시는 환자분들은 이미 와서 기다리고 계시고, 곧 이어 환자들을 태운 버스가 9시경에 도착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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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는 없어도 넘 넘 맛있는 반찬, 김치도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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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 날라가는 알랑미, 밥 먹고 2시간후면 또 배고파져요 ㅎㅎ


여기는 너무나 가난해서, 저희 진료소를 올 교통수단이 없는 분이 대부분인지라, 진료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는 버스를 보내고  BWC 직원이 확성기를 들고

 

동민 여러분 한국에서 안과 및 치과 의사들이 왔습니다. 무료로 치료를 해주니 아프신 분은 동네 어귀에 있는 버스를 타 주세요~~

라고 방송을 합니다.
그러면 정말 필요한 환자들과 딱히 할 일이 없으신 마을 분들이 모두 버스에 타고 오셔서 하루 소일거리로 삼는 경우가 대부분이랍니다.

이미 저희가 오기 전에 그곳에 상주해 계시던 김안과병원 봉사대장이신 경수 선생님께서 (사실 이 모든 준비는 이 분이 하신 거랍니다 ^^, 선생님 수고 하셨구요, 이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미리 진료를 보시고 안내도하셔서 수술이 예약되어 있는 분도 계시고, 작년에 봉사를 왔을 때 이번에 꼭 수술을 해주겠다고 약속하신 분들도 모두 오시기로 되어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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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부터 와서 기다리는 가까운 곳에 사시는 환자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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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순환버스를 이용하여 오신 먼 마을 주민들...

 

너무 일찍부터 환자분이 오신 관계로 정신없이 외래를 볼 수 있게 세팅을 하고 일단은 환자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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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없이 외래 준비를 하는 모습. 바쁘다 바뻐 ^^      악~~ 대박이당~~ ㅎㅎㅎ 넘치는 환자들...

 

수술 및 환자에 대한 준비도 덜 된 것은 물론이며, 약도 없고, 무료로 나누어 줄 돗보기도 없는 상태였지만, 다행히 지난번 봉사 때 사용하던 안약과이 남아 있어, 상처에 바르는 소독약과 미키마우스 볼펜을 한 자루씩 나눠주며, 수술 환자를 분류하여, 장비가 오면 수술을 해드리겠다는 사죄의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리고, 주소지를 확인한 뒤, 일단은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죄송한 마음 금할 길이 없고, 더구나 치과 환자들이 모두 그냥 돌려보내야하니 참 난감하더라구요

수술실 팀들은 일단 있는 장비를 풀고, 수술장비가 오는 즉시 수술 할 수 있도록 방 정리를 시작했지요.

짐작은 가시겠지만, 수술실이라는 곳은 균이 없는 무균실이 되어야 하는데, 수술실을 들어가는 문들이 제대로 맞지를 않다 보니, 그 밑으로 도마뱀도 다니고, 벌레도 다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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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모양은 번듯한 수술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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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에서 체포한 도마뱀 --;


그리고 정작 환자분들은 모두 맨발로 다니시니

어쩌겠습니까?

문틈은 모두 테이프로 막아 밀봉을 최대한 해보고, 우리 직원들은 하루종일 소독약을 가지고 방바닥을 몇 번씩 닦아 내고, 환자분들은 들어오면 모두 발부터 닦고 수술 준비를 하기로 했습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오전 환자를 보고 나니, 딱히 할 일이 없어지더라구요

평생 한가한 시간을 가져본 일이 없는 저를 비롯한 모든 직원들은 서로 얼굴만 쳐다보고 있고, 짐은 찾아가란 말도 없고, 망연자실 참 우리가 여기 왜 왔나 싶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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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다 닦았는데... 이제 뭐 하지??


그래 차라리 그럼 지금 앙코르왓트 관광이나 하는게 낫겠다 싶어 모든 직원을 보내고 저는다시 공항으로 가서 짐을 달라고 떼를 써보았지만, 공식 서류를 가져오라 하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공식적인 서류를 발급 받기 위해서는,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최소한 일주일은 걸린다니
.나 참

BWC와 저는 모든 라인을 동원하여, 주지사, 부지사, 대사관등과 연락을 취해 어쨌든 기구는 일단 돌려 받고, 서류는 나중에 보내는 형식으로 하자고 하고, 버스에서 내려서 환자가 기다리는 장면들을 사진으로 찍어 봐라, 니네 환자가 이렇게 기다리고 있다. 불쌍하지도 않냐? 일단 기구는 주라~~ 하며 마구 마구 졸라댔습니다.

그래도 세관장은 끄떡 없이 서류 타령만 하는거에요 정말 한 대 때려주고 싶더군요 ㅎㅎㅎ 하긴 이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밀수라고 할 수도 있을까요?? 하지만 우리가 그 기계를 가져오는 것도 아니고, 파는 것도 아니고, 모두 자기 국민들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것인데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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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좀 주라~~~


이렇게 목요일, 금요일까지 매번 공항에 갔지만(삼고초려???) 짐을 주지 않더군요

수술 환자는 밀리고, 과연 우리가 있는 동안에 짐을 찾을 수는 있을까? 다음 팀 오는 것을 취소해야 되는 것은 아닐까? 별별 생각을 하면서 이곳 저곳에 전화를 하면서 부탁하면서 발만 구르고 있었지요.

그 사이에도 외래환자는 계속 들어오고, 또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도 많이 있는데, 도대체 이를 어떻게 해야 하나 입장을 다시 설명하고 돌아가는 환자분들을 보면 다시 미안해지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치과팀이 목요일밤에 드디어 합류를 하여 금요일에는 치과환자들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지요.

여기 사람들 눈보다는 사실 치과가 더 문제랍니다. 평생 칫솔질 한 번 안 해본 사람이 너무 많아서, 치과 선생님은 이빨 뽑느라고 정신이 없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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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마구 이빨을 뽑아 대는 e-좋은 치과 원장님 ^^


금요일 밤에 모여 회의를 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일요일에 들어오기로 한 봉사팀 일정을 취소하자는 사람도 있었고, 세관을 욕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왕 온 거 어떻게든 수술을 해야 하기에, 2차로 오는 팀에게 전화를 걸어 수술에 필요한 장비를 모두 가져오게 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토요일 수술이 끝난 후 김안과병원 수술 장비를 소독해서 다 가져오고, 필요한 약품과 기구들을 모두 챙겨서 이번에는 종이 박스에 넣지 말고, 각자의 여행용가방에 넣고 오라고 했습니다.

그런일은 없지만 혹시는 개인짐도 뒤져서 빼앗길 수가 있으므로 김안과 봉사단 옷도 입지말고, 단체로 들어오지도 말고,개개인이 수술기구와 장비를 나누어가져 어느 한 사람이 빼앗겨도 나머지 무사히 들어온 사람들 장비만으로도 수술을 할 수 있도록 기구와 장비를 분산시켜서 가져오게 했습니다.

이거 거의 조직적인 밀수팀 같지요??? ㅎㅎㅎ


그렇게 모든 장비를 다시 가져와서 수술을 하기로 하니 마음이 약간 놓이더군요, 대신 일요일에는 수술을 새벽 6에 시작하여 비행기 타는 시간까지 수술을 하고 가고 나머지 2차 팀에서 밀린 수술을 하고 오기로 결정을 하고 낮에 사온 얼음에 쟁여 놓은 맥주를(숙소에는 냉장고가 있는데, 전기가 나가버리니
--;) 한잔씩하고 잠자리에 들었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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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의사~~~~ 성주 짱 ^^*
2008/04/01 15:42 2008/04/01 15:42

캄보디아 봉사후기…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캄보디아 의료봉사 다녀왔어요, 3월 13일부터 19일까지. 김안과병원 봉사단을 1차 19명, 이차 9명씩 두팀으로 나누어 다녀왔습니다. 이미 신문에도 보도가 많이 되었지만, 이번 봉사는 불교단체인 로터스 월드에서 운영하는 BWC (Beautiful World Cambodia)와 합동으로, 일과...

아침을 알리는 새소리와 함께 아직 동이 트기도 전에 기상을 했습니다. 말씀 드린 것 처럼 6시 반이면 식당이 문을 닫는 관계로 일찍 일어나야 밥을 먹을 수 있거든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맛있는 알랑미로 배를 채우고, 오늘 밤이면 기구가 들어오니 수술환자들에게 연락을 하고, 오전 진료를 시작 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와서 기다리는 옆동네 고아원아이들..눈은 다 좋아요 ^^심각한 얼굴로 원아들의 눈속을 자세히 들여다보구 있는 착한 성주씨~~^^외래...

다시 김안과병원 봉사팀이 캄보디아로 의료봉사를 갑니다.캄보디아하면 남들은 킬링필드, 앙코르와뜨 등이 생각 나겠지만,저는 세관만 생각이 납니다. ㅎㅎㅎ기억나시죠? 아아~~ 억류된 우리 장비들... 이 친구들이 또 뒤지면 어쩐댜~~ 이번에는 나름대로 준비를 미리미리 하고 가는데, 그래도 걱정이 많이 됩니다.이미 세관에 있는 사람들에게 얼굴이 너무 많이 알려져서, 요주의 대상이 된 것은 아닐 지,혹시나 블랙 리스트에 올라 있는 것은 아닐 지... ㅎㅎㅎ...

호롱이

어려움 앞에서도 특유의 유머와 위트를 보여주시는군요....^^; 책상 앞에서 사소한 어려움에도 인상을 쓰는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다음편 기대됩니다~~ㅎㅎ

한때는 테리우스 ^^;

시간이 지나니 이 또한 즐거운 추억이 되었네요.. ㅎㅎㅎ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 ㅎㅎㅎ
제 좌우명이지요 ^^

엔드리케리

낙후된 지역의 무료 봉사 하시느라 고생 많으셨네요.
글 읽다보니 의료 장비가 세관에 걸려서 유입하시느라 애먹으셨군요.
좋은 취지하에 먼 캄보디아 까지 가서 의료 봉사 하시는데 그런건 의사선생님들이
치료와 진료에 전념 할 수 있도록 나라내에서 신속히 처리해 줘야 할 사항으로 보입니다만
그런 간단한 지원도 못 해준다는건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었을 꺼라고 생각 됩니다.

한때는 테리우스 ^^;

남 탓하기 보다는 정확한 준비를 못한 우리 책임도 크지요.. ^^
다음부터는 조금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감사합니다. ^^

양깡

3탄이 기다려집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던 것 같습니다.

한때는 테리우스 ^^;

고생좀 했지요... ㅎㅎㅎ

마지막 편 곧 나갑니다~~~

에젠

아..세관장의 입장도 이해는 가는데,,,휴..안타깝네요,,의료장비..

한때는 테리우스 ^^;

넹~~ 그 땐 정말 난감... ㅎㅎ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좋은 추억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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