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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Heal the World (망막센터)
경제는 심리다.
오늘도 외환 관련 100억달러를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에 비관적 낙관적 전망이 오가며 외환시장의 심리적 효과를 걱정하는 뉴스가 눈길을 끕니다. 1160원이 넘어가는 환율을 보면서 가공무역이 주 수입원인 우리나라에 먹구름이 가득하네요.

게다가 전세계적인 경제 불안에 떨어지는 주식, 펀드를 보면 눈물 흘리시는 분들이 한 두분이 아니시죠.
경제는 심리라는데 이런 불안 심리에서 주식이 오르기를 바라느니 그냥 다 정리하고 쉬고 싶지만, 반토막도 안되도록 남은 주식을 팔 수 도 없고 이만 저만 속상한게 아닙니다.

덕분에 서브프라임모기지, 프레디맥, 페니메이, 리먼브라더스.. 못들어 보던 경제용어와 미국회사들 이름을 들으면 경제상식을 키워가고 있으니 역시 수업료를 내야 뭐든 공부가 될 모양입니다.

그런데.
가장 이성적일 것 같은 숫자놀음 경제학이 언제부터 심리라는 밑도 끝도 없는 마음에 영향을 받게 되었을까 하고 생각하면 이성과 감성은 원래 하나였나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경제학의 비조라 불리는 아담스미스가 살던 시대에는 시장이라는 개념이 없었다고 합니다. 아담스미스는 경제학자가 아니었고, 도덕철학자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경제학이란 학문도 존재하지 않았을 때 였구요. "국부론"으로 유명해지기 이전 도덕감정론(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라는 저술을 남겼죠.
이 도덕 감정론의 핵심은

Sympathy 였습니다. 더불어 느끼고, 공감하는 것.

아담스미스가 발견한 시장은 바로 공감의 장, 마음의 장으로서 시장이었고, 보이지 않는 손이 된거죠. 경제학적 개념에서의 시장, 좋은 상품이란 더불어 느낄 수 있는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을 담고 있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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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한는 것을 담고 있지 못한 상품, 갖고 싶다는 욕망을 느끼지 못하는 상품은 가치가 없는 것이겠죠.

김안과에 내원하시는 환자 분들의 상당 수는 이미 다른 병원에서 오랜 치료를 받았거나, 다른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오시는 분들입니다. 그 중에는 이전 병원에서 내려진 진단을 확인한다거나, 더 좋은 치료여부를 가늠하기 위해서 오시게 되죠.

오늘은 칠십세가 조금 넘은신 할아버지 한 분이 병원에 오셨습니다. 따님이 같이 병원에 오셨고, 2005년도에 이미 유명대학병원에서 황반변성이 있다는 진단을 받으셨지만, 최근 더 시력이 좋지 않아서 제 앞을 찾아오시게 되었죠.

"언제 부터 잘 안보이신 것 같나요?"
"예... 다른 대학병원 다닐때도 좋지 않았어요."

"그런데 치료는 않하셨나 봐요. 진단받은지가 오래되셨잖아요?"
"아니, 치료해도 좋아지지는 않는다고 해서 그냥 놔둔거지요."

"더 중요한 말씀도 하셨을 거 같은데요....... 그냥 놔두면 더 안좋아진다고."

병원에 오시는 환자 분들 중 많은 분들은 비슷한 말씀을 들으셨을 것 같습니다.

"치료해도 좋아지지 않아요"
"그럼 뭐하러 치료를 해 돈 버려가면서.."

"치료하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않좋은 상태가 되요.
당뇨치료한다고 없어지지는 않잖아요. 그래도 치료 안하면 어떻게 되겠어요."
"......."

병원에서 시행하는 치료가 어떤 상품이라면 그 치료에도 마음이 담겨져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더욱이 의료행위처럼 이성적으로 감정이 섞이면 안될 것 같은 일들에도 Sympathy가 없다면 상품의 가치는 존재하지 않을 수 도 있습니다. 만약 위의 환자분과 선생님이 서로의 마음을 조금만 더 잘 느꼈더라도 아무 치료 없이 악화된 상태로 제게 오시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마음에 마음을 쓰면 경제도 치료도 더 잘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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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한잔에 불안한 경제상황을 시원히 날려버리고 싶은데, 요즘 아침날씨가 너무 춥네요.
시원한 맥주 보단 따뜻한 커피가 좋을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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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과 전문의 한정일 입니다.
남태평양의 뜨거운 햇살을 즐기는 마음으로 살아봅시다. 아자..
2008/10/02 14:23 2008/10/02 14:23
신작로옆코스모스

요즘에는 어디에 투자를 해야할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확실한건.... 엘리어트님 말씀이 맞다면 앞으로 1년동안 코스피가 1000까지 떨어져야 하니 주식에 관련된 상품에는 손도 대지 말아야 할것이며... 부동산 경매시장도 들여다 보니 아파트값 20프로 정도 떨어졌네요... 물론 더 떨어질 가망성이 많으니... 어디다 투자를 해야 할까요? 잠시 쉬어야 겠지요^^;

싸이판

네 신작로옆코스모스 님... 요즘 투자처가 없긴 하죠. ^^ 물론 투자금도 없지만. ^^ 저는 이미 몰빵해서...^^

카르페디엠

선생님의 글은 항상 무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것 같아요...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싸이판

네, 뭐 깊이 생각할 건 없구.... 그냥 마음에 저 구석에 한가지 공감의 여유를 가져 보자구요.

싸이판

오늘은 몇일 사이 환율이 급등 1200원이 넘었네요.. 정말...헉스 입니다.

한때는 테리우스 ^^;

유학생 아들 둬봤어???

안둬봤으면 말도 하지말어....

환율이 증말 여러사람 주긴다니까... --;

싸이판

네, 원장님 환율 떄문에 학회도 못가겠어요. ^^ 유학생활을 헝그리하게 지내는 훈련도 좀 시켜주세요. 이번 기회에요. ^^

촌사랑

요즘 은행권이나 증권계에 펀드가입하는걸 보면 가관이 아닙니다. 무턱대고 바닥이라고 뻥을 쳐가면 적금넣는것 보다 훨씬 수익이 높다고 꼬시는 경우가 허다 하더군요...... 요샌 금융을 모르면 망하기 딱 좋은 세상인것 같습니다.

싸이판

촌사랑은 그래도 다행이시네요. 저는 그냥 쭈~욱 신경 못쓰고 펀드가 들어가고 있네요. ^^ 내일이라도 가서 자동이체라도 해지 해야 하는 건지. ^^

촌사랑

코스피를 잘들여다 보면 결국엔 1000포인트까지 들와야 하네요. 장기간 투자하신다면 앞으로 10프로 이상 더 빠질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내년 하반기쯤 되서야 골리앗이 돈 다빨아먹고 슬슬 또 투자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미국의 주요 은행들도 집값때문에 앞으로 줄도산이 염려된다하고... 수많은 증권회사나 투자회사들도 서열이 재정리 되고 있습니다. 투자는 본인의지로 판단하셔야 하니 잘결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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