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안과가 아닌 외과, 그것도 조금 부끄러운 항문외과 이야기…
참 바쁘고 정신 없는 시간을 보냈나 봅니다. 김안과병원 원장이란 직책이 겉에서 보면 화려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300명이 넘는 직원들과 매일 1,500명, 연간 40만명이 넘는 환자들이 방문하고 20,000여건의 수술이 진행되는 병원이다보니, 별일도 다 있었고, 대외적으로 내부적으로 참 챙겨야 할 일도 많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당연히 자신의 건강은 악화 일로에 있다는 것도 모르고, 남들에게는 “병원은 건강할 때 가시는 겁니다. 가장 좋은 치료는 역시 예방이죠” 라고 방송에 나가서 말을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몸은 “조금 불편할 것 가지고 뭘 그래”, “좀 더 나빠지면 생각해보자” 하며 지내왔습니다. (하여간 의사가 제일 자기 몸에 무관심하고 의사 집안이 무의촌 맞습니다 ㅎㅎㅎ)
원장은 끊났지만, 1월에도 전문의 시험, 캄보디아 봉사 등으로 정말 바쁜 한 달을 보낸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캄보디아는 늘 가던 곳이 아닌 ‘콤퐁창’ 이라는 곳으로 가서 진료를 하다보니 모든 것이 낯설고 참 힘들었던 봉사길이었습니다.
뒷방으로 들어와 메뚜기도 한 철인 겨울 방학을 맞이하여 인원도 부족한 안성형과는 외래도 늘어나고, 수술도 거의 매일 하면서 지내보니 이제 다시 의사가 된 기분이 들어 좋기는 하지만 사실 조금 힘들기도 하더군요. ㅎㅎ (그 동안 너무 편하게 놀았나 봅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한 약속대로 2월부터는 다시 헬스도 등록하여 영등포에 새로 생긴 타임스퀘어 안에 스포렉스에 등록을 하여 매일 열심히 몸을 다시 만들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초콜릿 복근은 기대하지 마세요 ^^)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조금 힘들게 몸을 굴리다 보니 아래, 즉 항문에 문제가 조금 생기더군요.
워낙에 모임도 많고 술자리도 당연히 많고, 음주가무 중에 춤만 빼고는 어디 하나 빠지기 싫어하는 성격에 밀린 송년회를 신년회로 바꾸어 낮, 밤으로 몸을 혹사시키다 보니 화장실 생활이 너무 힘들어 지더군요.
특히 술 마신 다음 날은 당연히 화장실을 3번 정도 가야하는데, 세번째는 거의 힘들어 죽을 지경이더라구요. (물론 비데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래도 참 아프고 힘들더라구요 ㅎㅎ)
그래서 찾아 갔습니다.
서초동에 ‘대항병원’
매일 학문을 열고, 학문에 힘쓰고, 학문을 갈고 닦아야 된다는 옛성현들의 말씀처럼 매일 항문을 열고 힘쓰고 조이고 닦으니…
병명은 다들 아시다시피 ------ 치질…..
그런데 참 다르더군요. 안과와는…
전문병원 모임에서 만난 김도선 대항병원 원장님께 예약을 하고 진료를 기다리는데, 침대에서 누워있는 모습이 참 야릇하더군요.
벽을 보고 살짝 등을 구부린채 눕는 것 까지는 섹시한 포즈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바지와 팬티를 무릎에 걸치고 누워 있는 모습… 제가 생각해도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에 혼자 킥킥 거리며 웃었습니다.
드디어 나타나신 김도선 원장님.
벽보고 면벽수양 중인 저에게 오셔서 얌전하게 손가락은 쑤~욱 하고 넣으시더군요.
그 시간은 불과 수초에 지나지 않았을 텐데 저에게는 참 길게 느껴지더라구요. ㅎㅎ
그리고 하시는 말씀
“아니 어떻게 사셨어요”,
"이 정도면 4기입니다."
“수술하셔야 되겠습니다.”
물론 저도 알고 있었죠, 가끔은 화장실에서 변기 속에 아주 예쁜 붉은 색, 마치 체리주스를 연상케 하는 모습을 최근 들어 자주 보게 되었으니 말이죠. ㅎㅎ
그러시더니 이제 검사를 해야한다고, 항문 기능 검사, 초음파 검사 등등…
그날 저 정말 난감했습니다.
항문기능 검사실에서 일하시는 분과의 대화, 아니 거의 그분의 말대로 따라하는 것이지만,
“힘 주시고, 힘 빼시고”, “힘 주시고, 힘 빼시고” ㅎㅎㅎ
저희 안과는 기껏 하는 말이, “눈 감으시고, 눈 떠보시고” 이 말 뿐인데 말이죠. ㅎㅎ
아무튼 일련의 검사를 끝내고 수술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 동안 미뤄왔던, 대장내시경도 하기로 하고 2월 26일에 수술을 받기로 했습니다.
상태가 심해서 그런지, 제 사정을 너무나 잘 아는 원장님께서 수술 후에 10일간은 일을 하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심하긴 심한 것 같아요 --;
그나마 3월 1일이 휴일이라 병원을 하루 덜 빠지는 날로 잡다보니 그 날이 저희 집 이사하는 날이더군요 ㅎㅎ
수술 잘 받고 돌아오겠습니다.
환자의 입장에서 느껴보고 느낀 점 다음 블로그를 통해 알려드릴게요 ^^
더욱 좋은 의사가 되기위해,
항문(학문인가을ㅋㅋ) 아무리 갈고 닦아도 아프지 않는 사람이 되어 나타나겠습니다.
여러분도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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