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Glaucoma Congress 2013 후기
안녕하세요.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황영훈입니다.
저는 지난 7월에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World Glaucoma Congress (WGC, 세계녹내장학회)에 다녀왔습니다. WGC는 전세계 녹내장 전문가들이 모여서 의견을 나누는 학회로 올해가 5번째입니다. 학회는 강의와 포스터 발표로 나누어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강의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소아 녹내장’과 ‘녹내장 수술’이었습니다. 특히 수술이 어려운 증례들에 대해서 세계적인 대가들의 경험과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포스터는 약 700개 정도 발표되었습니다. 일일이 구연으로 발표할 시간이 되지 않기 때문에 포스터 전시실에 자기 포스터를 붙여 놓으면 관심 있는 사람들이 와서 구경하고 질문도 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저는 빛간섭단층촬영을 이용해서 시신경유두주위 위축에 대해서 분석한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는 최근 일본안과학회지(Japanese Journal of Ophthalmology)에 출판되었습니다.
학회에서 가장 신나는 경험은 그 동안 논문이랑 책에서만 접하던 대가들을 실제로 보는 것입니다. ‘대가들은 어떻게 말하고 생각하는가’ 유심히 보고 듣고, 그 사람들의 생각이나 영어 발음도 따라해보고… ‘그러다 보면 나도 대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혼자 상상도 해보고…
밴쿠버는 조용한 도시입니다. 사람들도 서울 사람들보다 훨씬 여유로워 보입니다. 한국에서 그 곳으로 이민 가셔서 의사를 하고 계시는 분의 말씀에 의하면 진료 환경도 한국보다 훨씬 여유롭다고 합니다. 주변에 멋진 바다와 산이 있어서 여가를 즐기기도 좋습니다. 시간을 내서 학회장 근처에 있는 스탠리 공원을 자전거를 타고 한 바퀴 돌았습니다. 그리고 학회장 바다 건너편에 있는 Grouse mountain에도 다녀왔습니다. 넓은 땅, 풍족한 자원의 혜택이 부러웠습니다.
해외학회에 갈 때마다 두 가지를 항상 느낍니다. 세상은 넓다는 사실, 그리고 영어공부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 밴쿠버 식당에서 ‘조금 있다 일행이 오면 주문할게요’가 순간 영어로 생각나지 않아 완전 민망했습니다. 그저 열심히 외우고 연습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 국제 학회에서 영어로 당당하게 발표하고 강의하게 될 날이 오기를 상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