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전문의를 제가 만드는 것은 아니지요..
아니 어떻게 보면 김안과병원에도 미래의 멋진 안과전문의를 꿈꾸고 고생하는 안과전공의가 12명을 35명의 안과전문의가 교육시키고 있으니 안과전문의를 만들고 있기도 하네요.. (우와 진짜 안과의사 많네요^^)
지난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안과전문의 시험 출제를 들어갔었습니다.
양평 한화콘도...
안과뿐만 아니고, 모든과의 전문의 셤을 출제하러 전국에서 훌륭한 교수님들이 들어오십니다. (은근 슬쩍 저도 훌륭한 사람이 되었네요... ㅋㅋ)
다른 시험출제도 마찬가지겠지만, 시험출제는 참 힘들어요...
4년간 힘든 전공의 과정을 마친 사람들 모두에게 전문의를 주고싶지만, 전문의로써 필요한 지식을 갖추었나를 확인하지 않고 줄 수는 없잔아요??
그래서 안과의 각 분야 전문의 즉, 각막, 백내장, 녹내장, 망막, 안성형, 사시... (헉헉 쬐그만 눈을 가지고 뭘그렇게 나누는 지... 옛날 분들은 다 혼자서 봤는데.. 요즘 사람들은 게으른건 가?? ㅎㅎㅎ) 허여간 총 15명의 나름대로의 전문가가 투입됩니다.
물론 휴대폰 전부 압수, 단체 생활 준수, 식사도 떼를 지어서 같이 다니고.. (양평한화콘도 밥 맛없어요...--;)
첫째도 보안유지, 둘째도 보안유지...
어느 외고 셤 처럼, 문제다 되면 곤란하자나요??
첫 날 문제은행에서 문제를 골라 수정안을 내면, 삼일간 그 문제를 놓고 토론을 합니다.
"그 문제 족보에 나온거에요?" (여기서 족보란 시험문제로 이미 알려져 있는 거냐는 뜻이죠?)
"네.. 족보에 나온 것을 조금 바꾼 겁니다"
"그건 지난번에 주관식으로 출제 되었으니, 객관식으로 유형을 바꿉시다."
"네..."
"그 질환은 별로 흔하지 않으건데..."
"그래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래도 난이도가 높아지니 뺍시다..."
"뭐 그렇다면 할 수없죠.. 다른 문제를 내겠습니다 --;"
때론 서로 고성이 오고가고, (시험문제 내고 나면 서로 기분 상해서 말도 안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
전문성을 무시하지 않는 범위에서 난이도를 조절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옳은 것이 아닌것은?"
"이 문장은 옳지 않은 것으로 바꾸시고 밑줄 쫘악~~ 그래야 수험생이 혼란을 겪지 않습니다."
때늦은 국어 교육까지...(우리나라 말 참 어렵습니다. ^^:)
매일 새벽 2시까지 토론을 하고, 문제를 고치고.. 또 바꾸고, 또 검토하고... 수험생 입실이 끝나는 목요일 10시에 출소를 하게 됩니다.
(끝나면 그래서 밑에 식당에 내려가서 순두부백반 먹습니다. 출소기념... ^^)
이렇게 셤 볼 때도 있었는데 ^^;
하여간 이런과정을 해마다 두번 (전문의 셤은 일차 필기 시험과 이차 실기 시험이 있습니다.^^)하고나면
어깨 쑤시고, 변비 걸리고, 머리아프고...하여간 온 몸이 성하지 않지요...
그래도 대한민국 안과를 책임 질 젊은 의사들을 배출한다는 사명감으로 지친몸을 이끌고 돌아왔습니다.
밀린 일하느라 죽겠군요... ㅋㅋ
담 번에는 밀린 노안 얘기 꼬~옥 해드릴게요.. ^^
수험생 여러분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Comments List
앗! 저 책상위의 책가방 올리고서 시험본 거, 생각나네요! 초등학교 3학년때까지만 하다가 4학년부턴 가림판(현재의 딱딱한 종이 파일)썼었거든요.ㅋㅋㅋ 옛날 생각나고 좋네요^^ 글 너무 재밌게 읽고 갑니다~
ㅋㅋ 이거 아시는 거 보면, su님도 연세가...
그래서 노안도 시작하신 거 아닌가요?? ㅎㅎㅎ
항상 따뜻한 격려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시험보는 수험생 입장에서도 정말 두번보기 싫은 시험이었던 것 같아요.
붙으면 본전 떨어지면 흑~~
올해 4년차 선생님들 화이팅 입니다. ^^
맞아요...
저도 15년전에 전문의 셤 볼 때, 같이 공부하는 선생님들과 만약 시험에 떨어지면 얼마나 창피할까를 헤아려 보니..
답이 안나오더군요.. ㅎㅎㅎ
그래도 어쩌겠어요, 이런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진정한 안과전문의가 되어 대한민국 국민의 눈건강을 책임 지는거 아닐까요...
역시 삶이 시험의 연속이군요...^^; 원장님께서 몸은 피곤하시더라도, 시험 때문이시라도 항상 새로운 정보를 얻으실 수 있겠어요...^^
맞아요...
저 지금 전문의 셤 보면 수석 할 수 있는데.. ㅎㅎㅎ
예전엔 제 일생의 마지막시험이 대학원에서일줄 알았어요. 시험을 마치던 날, 그리고 드디어 학위통과되던 날.. < 이제 내 인생에서 지긋지긋한 시험은 빠이빠이구나. 봄날이네> 속으로 만세를 불렀죠.^^
근데... 이 나이가 되도록 아직도 매일 시험에 빠지고 갈등하고 후회하고사네요.
< 아버지시여, 저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해주시옵소서> 를 날마다 외우며.. 인생언제쯤이면 모든 시험과 고난에서 벗어나 깃털처럼 살 수있을런 지.. 시험관이셨다니 정답을 알고계실까해서.^^
ㅎㅎㅎ
깃털처럼 살고 시프세요??
구럼 살을 빼세요... 일단 ^^
그리고 맘을 비우세요...
다 주고, 또 주고, 또 퍼주고... ㅎㅎ
어렵지만, 마음 비우면 세상이 편해지지요...
저 주그면, 사리 나올꺼에요... ^^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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