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에 대하여 - 노안, 눈의 노화에 의한 비문증, 눈의 피로
외래 진료를 보시러 오시는 분들 중에 갑자기 눈에 날파리 같은 것이 떠다닌다고 본인 눈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니냐며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또, 원거리는 잘 보는데 갑자기 가까운 것이 안보이고 책이나 컴퓨터, 핸드폰 등을 조금만 봐도 눈이 피곤하고 흐려진다고 오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비문증에 관련된 포스팅을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날파리를 주소로 오시는 분들의 대부분은 노화에 의한 유리체의 변화로 인한 것이고, 근거리가 잘 안 보이고 눈의 피로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것 역시 노안, 즉 노화에 의한 조절력 감소 때문입니다.
그런데 환자분들께 이렇게 나이들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변화이고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고 말씀드리면 대뜸 이렇게 질문하십니다.
“나 그렇게 나이 안 먹었는데…… 벌써 노화가 올 때가 되었나요?”
“나이 먹는 것도 속상한데 눈에 이런 변화까지 와요?”
환자분들의 이런 반응들을 보면서 나이듦이란 과연 무엇일까,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네이버 사전을 보니 노화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체구조와 기능이 쇠퇴하는 현상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나이듦에 대해 이야기할 정도로 인생을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저희 부모님들을 포함한 주변 어르신들을 보면 나이듦은 이런 부정적인 측면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일과 배움, 능력, 재능, 사람과의 관계까지도 시간이 쌓이고 경험이 더해지면서 깊어지고 넓어지고 발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치열하게 살았던 젊은 시절을 지내고 조금은 남과 나를 더 뒤돌아볼 줄 알게 되고, 내려놓을 줄도 알게 되는 삶의 지혜를 얻어가는 과정 또한 노화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채워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 모두 누구에게나 오는 나이듦을 당당하게 받아들이고 나이에 맞게 멋지게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