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의사와 백내장 #3
안녕하세요. 망막전문의 김주연 입니다. 오늘은 <백내장 수술> 번외편 이야기 입니다.
김안과 병원에서는 해마다 캄보디아로 의료봉사를 가고 있습니다. 앙코르와트로 유명한 “시엡립”으로 6월, 11월에 일년에 두 번 봉사를 가는데 2016년 11월에 봉사팀으로 제가 합류하게 될 기회가 생겼습니다. “로투스월드”에서 일주일여 머물면서 진료도 보고 수술도 합니다.
마침 저희가 갔을 때 큰 행사가 있어서 행사 준비가 한창이더라구요. 석굴암의 불상의 얼굴을 하고 캄보디아의 승려 복장을 한 불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외래 및 수술일정은 무척 바쁘게 돌아갑니다.
첫날 아침이라 아직 얼굴에 여유가 있네요.
드디어 저의 첫 캄보디아에서의 백내장 수술이 시작되었습니다. 병원으로의 접근성이 높지 않은 탓도 있고, 강한 햇살도 한 몫을 할테고… 여러가지 이유로 한국에서 만나기 힘든 심한 백내장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한국에서 수술하는 것보다 열악한 환경일 수 있지만 십 년이 넘게 의료봉사를 진행하면서 수술실 내부도 무균수술을 위해서 많이 애써진 모습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현미경도 2개나 있고, 두 방에서 백내장 수술이 진행이 되었습니다.
환자분들과 의사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통역이 가능한 현재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수술실에서 큰 도움을 받았던 “쿤”은 벌써 몇 년째 김안과병원 봉사를 위해서 찾아와준다고 하네요. 이유를 물어보니 캄보디아 사람들을 위해서, 그리고 먼 곳에서 일부러 찾아와주는 봉사단이 고마워서 랍니다. ^-^
제가 수술할 때 어시스트를 해준 “쓰레이나이”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설립된 병원에서 이번 의료봉사를 위해서 찾아와 주었네요. 짧게 짧게 영어로 대화하면서 수술을 진행했는데 오래 같이 수술을 한 것처럼 손이 잘 맞아서 편하게 수술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주일간 수백 명의 진료를 보고 100명 가까이 수술을 하고… 아침 일찍부터 저녁까지 같이 갔던 팀원들이 다같이 수고해주셔서 가능했던 일이 아닐까 싶네요.
마지막날 마지막 수술이 끝나고 수술방팀은 이렇게 뻗어버렸답니다. ^-^
2010년 수련의 시절에 봉사팀에 합류해서 캄보디아에 왔을 때, 의료봉사를 와서 “백내장수술”을 하고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생각했던 병아리 시절이 있었습니다.
6년뒤 같은 곳에 와서 수술을 하고 돌아간다니 의미도 크고, 감회도 컸습니다. 무엇을 상상하든 꽤 심한 환자들을 만나게 될거라는 선배 선생님들의 말씀에 도착하기 전에 긴장감에 잠도 잘 안왔고, 수술하는 모습을 머릿속으로 여러 번 상상해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수술이 끝날 때까지 물론 긴장을 놓을 수 없었고, 무척 고생한 날도 있었지만, 불꺼진 수술방을 보면서, 다음에 또 오게 되면 이번보다 더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의사라서 뿌듯했고, 안과의사라서 뿌듯했고, 김안과병원 안과의사라서 뿌듯했던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