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이상을 일찍 알아채는 법 – 한 눈을 가려보아요>
안녕하세요? 녹내장센터 전문의 정재근입니다.
진료실에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 있다면, 바로 환자분들이 병을 늦게까지 알아채지 못하고 말기상태가 되서야 병원을 찾게 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조금만 일찍 알아챘더라면... 하는 아쉬움에 환자분과 보호자분, 그리고 진료를 하는 의사까지 함께 한숨을 쉬게 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일어납니다.
오늘은 내가 눈에 뭔가 병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챌 수 있는 아주 간단하고 효과적인 검사 방법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돈이 많이 드는 것 아니냐 고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공짜니까요. ^^
검사 법의 이름은 바로 '한눈 번갈아 가리기' 입니다.
(이미지출쳐:https://www.fotolia.com/tag/eye-test)
위의 사진처럼 눈가리개가 있으면 좋겠지만, 없어도 상관없습니다. 손수건을 가려도 되고, 손바닥으로 가리셔도 됩니다. 다만, 손바닥으로 가릴 경우 손가락을 모아 틈이 없이 가리셔야 하며, 눈을 세게 누르지 않고 가볍게 눈 바로 앞을 가리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번 해볼까요? 아주 간단합니다. 안경을 쓰고 계시다면 그대로 안경을 쓰고 하시면 됩니다.
먼저 오른쪽 눈을 가려보겠습니다. 그리고 앞에 있는 사물을 지긋이 쳐다보세요.
잘 보이시나요? 깨끗해 보이나요? 아니면 혹시...
(이미지출처:http://cv-eye.com/wp-content/uploads/2013/01/eye-vision-boy.jpg)
이렇게 보이지는 않나요? 가운데가 어둡거나, 선이 똑바르지 않고 구부러져 보이시진 않나요?
괜찮다면 이제는 반대쪽을 가려보겠습니다. 혹시 이쪽은 어떠신가요?
이번에는 오른쪽 눈과 왼쪽눈을 번갈아서 왔다갔다 가려보세요. 두 눈이 차이가 없고 비슷해 보인다면, 일단 눈에 특별한 이상이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 사진처럼 보인다면 황반변성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자, 또 한번 가려보겠습니다. 왼쪽 먼저해도 좋고 오른쪽 먼저 가려봐도 좋습니다.
혹시 이렇게 보이시진 않나요?
(이미지출처:http://www.medimanage.com/Images/glaucoma1.jpg)
오른쪽 왼쪽을 번갈아 가려봤을 때 어느 한 쪽 눈이 혹은 두 쪽 눈 모두 시야가 가려 보이는 증상이 있지는 않나요? 그렇다면 내가 녹내장이 있나? 하고 의심해봐야 합니다. 녹내장은 시야가 좁아지는 병인데, 주로 눈의 안쪽, 그러니까 코쪽 방향이 뭔가 잘 안보이게 되는 것이 초기 증상으로 나타날 때가 많습니다.
자, 이제 마지막입니다.
번갈아 눈을 가려 봤을 때 혹시 이렇게 보이시나요?
(이미지출처:http://www.lasik-website.com/glacial_images/cataract_new/cataract_scene-300x199.png)
한쪽 눈이 유독 안개낀 것 처럼 뿌옇게 보이거나, 양쪽 눈 모두 뿌옇게 잘 안보인다면, 그건 백내장 등 시력을 저하 시키는 병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 입니다.
이 검사는 남녀노소 누구나 해볼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혹시 말을 잘 못하는 어린 아가의 한쪽 눈을 가렸을 때 반대쪽 눈을 가렸을 때 보다 유독 심하게 싫어하거나 울거나 한다면, 가리지 않은 눈이 잘 안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이도 갑자기 잘 안보이게 되면 겁을 먹게 되거든요.
이렇게, 간단한 손 동작 몇 번으로 내가 눈에 병이 있는지 없는지 쉽게 테스트를 해볼 수가 있습니다. 게다가 공짜로요.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뿐만 아니라, 주변 분들에게도 '한눈 가리기'를 추천해주세요. 분명히 병의 말기까지 되서 실명이 임박한 채로 병원을 찾는 일이 줄어들 것입니다. 눈을 가려봤을 때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면, 지체하지 마시고 안과를 찾으시길 바랍니다. 꼭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