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수정체 탈구를 아십니까? #1
최근 진료를 보면서 느낀 것 중에 하나는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백내장 수술을 받으신 환자분들이 증가하는 것과 동시에 백내장 수술의 드문 합병증인 인공수정체 탈구 환자분들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백내장 수술을 잘 받고 난 후 특별한 일 없이 지내시다가 갑자기 안 보이신다면서 안과에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갑자기 어른거려요, 아침에 세수하고 났더니 갑자기 안 보여요 등 다양한 양상으로 시력 저하를 표현하시는데 세극등 현미경으로 검사를 해보면 백내장 수술 후 정상적인 위치에 있어야 할 인공수정체가 시축을 벗어나 상하좌우로 이동해 있는 경우 또는 전방으로 나와 있거나 유리체강 내로 떨어져 있는 등 제 위치를 벗어나있는 경우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렇게 백내장 수술 후 정상적인 위치에 잘 있던 인공수정체가 제 위치를 벗어난 상태를 인공수정체 탈구라고 합니다.
백내장 수술을 결정할 때 환자분들이 많이 묻는 질문들 중에 하나가 백내장 수술은 일생에 한 번만 하느냐입니다. 일반적으로 백내장 수술은 인공수정체의 위치가 변하지 않는 한 재수술이 필요하지 않으나, 어떤 이유에서든 인공수정체의 위치가 변하는 경우 재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백내장 수술을 잘 받았고 오랜 시간 아무런 이상도 없었는데 왜 인공수정체가 탈구되는 것일까요?
일반적인 백내장 수술과정을 보면 각막에 작은 절개창을 만들고 혼탁이 진행된 수정체, 즉 백내장을 싸고 있는 수정체 낭에 원형의 구멍을 만들게 됩니다. 원형의 구멍을 통해 초음파 유화술을 시행하여 백내장을 제거하고 나면 백내장을 싸고 있던 얇고 투명한 수정체낭만 남게 되고 원래 있었던 수정체 대신 인공수정체를 수정체 낭 속으로 넣게 됩니다. 그런데 어떤 상황에서는 이 얇은 수정체 낭 또는 수정체 낭을 정 위치에 잡아주고 있는 지지대가 약해지고 찢어지면서 인공수정체가 정 위치에서 이탈하게 되는 것입니다. 인공수정체 탈구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인자로는 외상, 이전에 망막수술을 받은 경우 또는 거짓비늘증후군 같이 수정체 낭의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는 경우 그리고 포도막염과 같은 눈의 염증 등이 있으며, 인공수정체 탈구는 백내장 수술 후 수일부터 수년 후까지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제가 요즘 진료실에서 만나게 되는 인공수정체 탈구 환자분들 중에는 위에서 언급한 위험인자들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 특별한 위험인자는 없으신 분들이며 보통 백내장 수술을 하신지 오래 되시거나 오래되지는 않았어도 고령이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럼 다음 편에서는 제가 직접 경험한 인공수정체 탈구 환자들의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