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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아이조아 (사시소아안과)

우리 아이 눈 깜빡임, 틱 장애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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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안과 외래에 내원하는 환자 중에 많은 환자가 눈 깜빡임을 주증상으로 내원합니다. 부모님들의 맞벌이가 많아지고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적어지다 보니, 아이들에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지 못한다는 안타까움이 늘어나고, 이 때문에 아이가 눈 깜빡임 증상을 보이면, 심리적인 불안감 때문에 틱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나 걱정하고 계시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눈 깜빡임의 원인과 틱 장애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눈 깜빡임의 원인은 아주 다양합니다. 안과적으로는 가장 흔한 것이 안구표면 질환입니다. 대표적으로 안구건조증, 결막염, 안검내반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우리 눈의 표면에 해당하는 각막과 결막은 감각신경이 매우 풍부해서 약간의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눈에 살짝 바람만 불어도 얼마나 눈이 시릴 수 있는지 다들 한번쯤은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상물을 열심히 보는 상황에서는 자연적인 눈 깜빡임 횟수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각막과 결막의 표면을 보호해주는 눈물막이 얇아지면서 자극증상이 나타나게 되어, 안구건조증으로 갑자기 눈 깜빡임이 심해지면서 눈물을 흘릴 수 있습니다. 알러지성 결막염과 같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 질환의 경우 악화 시에 눈 깜빡임 횟수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 아이들의 경우 안검내반이나 부안검에서와 같이 속눈썹의 방향이 안구 방향을 향하는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속눈썹이 안구에 자극감을 일으킬 수 있어 이를 일시적으로 호전시키기 위해서 눈을 깜빡이고 눈을 비비는 증상을 보이기 쉽습니다. 이 외에도 사시의 증상으로도 눈을 깜빡일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흔한 간헐 외사시를 가진 환아에서 사시가 나타난 상태를 정상으로 돌리기 위해서 눈을 깜빡일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아이뿐만 아니라, 간헐 외사시를 가진 성인 환자에서도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는 증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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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 장애는 정신의학과적 진단으로서 의식하지 않는 상태에서 일어나는 운동이나 발성(불수의적 운동 혹은 발성)을 보이는 질환입니다. 대표적인 증상이 눈 깜빡임이며, 혀를 내밀거나, 머리를 갑자기 돌리거나, 어깨를 움찔하거나, 발을 차는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코를 훌쩍거리거나, 목을 가다듬는 소리를 내거나, 기침을 하거나, 딸꾹질 소리를 내는 등의 소리를 내는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틱 장애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대뇌의 기저핵 혹은 전두엽의 이상, 도파민 신경전달물질의 이상 등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심리적, 환경적인 요인은 이러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지만 심리적, 환경적인 요인만으로는 이 질환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호발 연령은 만 7세 이전이며 만 9세 ~ 11세에 증상이 가장 심해지고, 남아에서 여아보다 3~4배 더 흔하며, 성인이 되면 점점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틱 장애의 진단은 정신의학과 전문의가 진단기준에 따라 판단하게 되는데, 미국 정신건강의학회에서 제작한 진단기준(DSM-5)에 따르면, 발생기간의 측면에서 틱 증상이 매일 한차례 이상씩 적어도 3개월 이상 연속으로 있으면서 지속 기간이 1년 이상 지속되면 ‘만성 틱 장애’라고 하고, 매일 한차례 이상씩 4주 동안 연속적으로 일어나며 지속 기간이 1년 미만인 경우 ‘일시적 틱 장애’라고 합니다. 만 18세 이전에 발생해야 하며, 다른 의학적인 원인이나 약물에 의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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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기준에서 보다시피 틱 장애로 진단하려면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연속적인 증상을 보여야 함을 알 수 있고, 이 마저도 앞서 말씀드린 안과적 이상이 있는 경우는 제외가 됩니다. 보통 제 외래에 오는 환아들의 경우는 1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고, 매일 연속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보다는 어쩌다 한번씩 특정 상황(TV볼 때라든지, 영상물 시청시에)에서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안검내반이나 부안검에 의한 눈 깜빡임이 많아 이에 대한 치료 후(인공누액 점안 혹은 안검내반교정술)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일시적 틱 장애’의 유병률을 약 3%로 추정하고 있어 상당히 환자 숫자가 많은 것으로 보이지만 일시적 틱 장애’의 예후는 좋은 편이며, 호전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문제가 되는 ‘만성 틱 장애’ 혹은 ‘Tourette 증후군(틱 장애의 가장 심한 형태)’과 같은 질환은 유병률이 높지 않습니다. 또한 이러한 틱 장애의 원인이 심리적인 결핍이 주 원인이 아니고, 뇌의 기질적인 이상으로 이해되는 부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눈 깜빡임 증상의 지속기간이 길지 않고, 연속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경우는 미리부터 틱 장애로 생각하고 아이에게 심리적인 결핍감을 주었다는 생각에 괴로워할 것이 아니라, 안과적인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닌지 먼저 확인하고 차근차근 아이의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참고문헌
1. Recognition and Management of Tourette's Syndrome and Tic Disorder. Bagheri MM, Kerbeshian J, Burd L. Am Fam Physician. 1999 Apr 15;59(8):2263-2272.
2. Prevalence of tic disorder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Knight T, Steeves T, Day L, Lowerison M, Jette N, Pringsheim T. Pediatr Neurol. 2012 Aug;47(2):77-90.
3.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DSM-5).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8/10/01 13:54 2018/10/0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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