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포의 장사법
노포를 오래 취재하다 보면 어떤 중요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됐다. 이른바 ‘살아남는 집의 이유’다. 물론 맛은 기본이다. 운도 따라야 한다. 그 외에 가장 중요한 건 한결같음이다. 사소할 것 같은 재료 손질, 오직 전래의 기법대로 내는 일품의 맛, 거기에 손님들의 호응으로 생겨난 기묘한 연대감 같은 것들이 감탄을 자아낸다. 배포와 뚝심을 가지로 일생을 바쳐 같은 일을 지속하는 장사꾼으로서,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음식을 대하는 주인장의 진심이 변하지 않는다.
-노포의 장사법 작가의 글에서-
안녕하세요. 김안과병원 망막전문의 김주연입니다. 2018년은 여러 의미로 기념한 만한 해입니다. 2008년에 세계최초로 설립된 망막병원이 10주년 되는 해입니다. 김안과병원 본관의 한 층에서 시작한 망막센터가 10년이 지난 뒤 19명의 망막전문의와 62명의 직원이 진료하는 망막병원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리고 2008년은 다름아니라 제가 김안과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한 해입니다. 전공의 1년차로 서툴게 일을 시작한 제가 전문의 시험을 보고 전임의 과정을 거쳐 망막 전문의가 되어 환자를 진료하고 수술하고… 하는 시간이 10년이 지나갔습니다. 김주연의 김안과병원 근속 10주년 기념의 해이기도 합니다.
우와. 내가 김안과병원에서 일한지 10년이나 됐어? 라고 생각이 들면서도 이 10년이 얼마나 빠르게 지나갔고 아직도 서툰 의사인 것 같고. 그리고 20년, 30년, 40년 이상 앞서 가고 계신 선생님들이 새삼 대단해 보이시더라구요. 어느 날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큰 자부심이 느껴 집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환자의 기쁨이 전달되면 같이 행복해집니다. 때로는, 힘들거나 힘듦을 투정 부리고 싶은 날들도 있습니다.
노포의 장사법의 저자인 박찬일 작가는 3년간 전국을 다니며 노포를 취재했다고 합니다. 평균업력 54년이 육박하는 노포들의 비법은 “한결같음”이라고 했습니다. 일에 대한 한결같음. 찾아는 사람들이 대한 한결같음. 50년 이상 된 김안과병원도 ‘노포’ 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일에 대한 한결같음과 찾아오는 환자들에 대한 한결같음을 지킬 수 있으면, 유난히 힘들었던 오늘이라는 건 10년의 또는 50년의 어느 날 하루일 뿐이라는 저만의 깨달음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