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사시학회(ESA)를 다녀와서
저는 지난 6월 5일부터 8일까지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유럽사시학회(Meeting of the European Strabismological Association, ESA Congress)에 다녀왔습니다. ESA는 유럽 여러 나라에서 사시를 전문으로 하는 안과의사들이 모여 개최하는 학회인데, 안과의사들만 참가하는 것은 아니고 사시검사를 보조하고 나라에 따라서는 제한된 분야에서만 독립접인 외래진료를 하기도 하는 검안사(orthoptist)들이 많이 참가합니다.
유럽의 사시치료는 미국과는 다른 경향을 보이는 것들이 있는데, 교과서에서 보고 학술지에서 항상 보는 미국의 진료성향과는 다른 것들이 발표되는 경우가 있어서 종종 가고 있습니다. 금년에는 예년에 비해 미국의사들의 발표가 많이 보였는데요. 영국인이면서 미국에서 사시소아안과 전임의를 하고 Mayo Clinic에서 일하고 있는 Dr. Jonathan Holmes는 예전부터 거의 항상 발표를 하고, 영국인인 것 같지는 않은데 역시 Mayo Clinic에 있는 Dr. Mike Brodsky도 종종 토론이나 발표를 했지만, Indianna University Medical Center의 Dr. David Plager도 또 보이고, 반면 이태리 선생님들은 많이 안 보이고(핀란드가 이태리에서 그리 먼 것은 아닐 텐데 말입니다), 예전에는 많이 있던 남미 선생님들의 강의도 별로 없었습니다.
성인사시수술에서 어려운 점, 우리나라에도 많은 갑상선관련 사시의 치료, 유착으로 인한 사시의치료 등 흥미로운 강의들이 있었는데, 제 수술이나 치료경험으로 볼 때에도 역시 그렇지 하는 것들이 많았고, 유럽과 남미 분들은 역시 보톡스 주사를 많이 해서, 갑상선안병증으로 발생한 사시에도 급성기에 보톡스 주사를 하는 것을 보여준 발표도 있었습니다. 그 염증으로 탱탱 부은 커다란 근육에 주사를 하면 피가 엄청 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지만 잘 하면 되는 것이겠지요? 저는 굴절이상에 따른 약시치료 결과와 단안 상사근마비에서 상사근접침술을 시행한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하였습니다.
북유럽은 처음 가보는데 6월의 날씨는 변화가 있지만 우리 나라보다는 기온이 낮다고 하여, 그래도 낮에는 더울 것 같고 유럽날씨란 추울 때는 또 스며들게 추운 곳이 많은지라 짧은 팔보다 얇게 여러 겹 겹쳐 입을 수 있는 옷들을 가져갔는데. 아풀싸 날씨가 엄청난 폭염이었던 것입니다… 두벌밖에 가져가지 않은 짧은 소매옷을 이리 저리 돌려 입으면서 학회장 밖으로만 나가면 푹푹 찌는 날씨에 실내로만 찾아다니게 되었습니다. 헬싱키는 정말이지 조그만 도시로, 비교적 외곽에 있는 숙소에서 학회장까지, 학회장에서 번화가인 시내까지 버스를 탈 필요가 없이 걸어다닐 정도였는데요. 6월 백야가 가까워 오는 시기로 밤 열시에도 대낮인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밤 열시에 찍은 숙소 앞 큰 길 사진입니다^^)
심플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으로 유명한 핀란드답게, 헬싱키대성당은 겉모습도 실내도 다른 유럽의 성당들과 달리 깔끔하고 단정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매년 해외학회에 참가할 기회를 준다는 것은 김안과병원의 매우 큰 장점입니다. 병원 내에서, 또 국내에서 같은 전공을 하는 다른 선생님들과의 교류도 좋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보고 듣는 것이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됩니다.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는 원장님 이하 많은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