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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 이야기(16): ‘주사침 여과포 복원술(절개술)은 무엇인가요?’

섬유주절제술이나 방수유출장치 삽입술 직후에 새로운 방수유출로를 통해 방수가 잘 지나가면서 안압이 잘 조절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 부위가 점점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둔 방수유출로가 눈 입장에서는 원래 있던 길이 아니라 일종의 상처로 보이기 때문에 그 자리를 자꾸 막으려고 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피부에 상처가 나면 처음에 피가 굳으면서 상처를 막고, 이후에 새살이 자라나면서 그 자리를 채우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섬유화’라고 하는데 가급적이면 섬유화를 막기 위해서 수술 중이나 후에 마이토마이신(MMC), 5-FU, 스테로이드 같은 여러 가지 약물을 사용하지만 섬유화 과정을 완전히 막지는 못합니다. 더군다나 섬유화를 너무 억지로 막게되면 정상적으로 필요한 상처 치유도 되지 않아서 수술 부위의 상처가 벌어지거나 약해지면서 감염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섬유화가 진행되면 대부분 수술 몇 주 후에 안압이 오르기 시작합니다. 안압이 오르는 양이 크지 않다면 지켜봐도 되겠지만 예상보다 많이 오른다면 안압을 낮춰주는 약을 다시 쓰기도 하고, 막힌 부위를 바늘로 뚫어주기도 하고(주사침 여과포 복원 또는 절개, 니들링, needling revision),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수술 부위를 다시 절개해서 막힌 부위를 잘라내거나 새롭게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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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그림 1. 섬유주절제술 직후에는 안압이 10 mmHg 정도로 잘 조절되었지만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수술 2개월째에 안압이 25 mmHg로 오른 상태입니다. 여과포의 모양을 보면 섬유화 부위가 마치 댐이 물을 막아둔 것처럼 방수의 흐름을 막아서(오른쪽 그림 검은 선) 가운데 여과포가 불룩하게 올라와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경우, 방수의 흐름을 막고 있는 섬유화 부위를 바늘로 절개해서 물이 지나가게 도와주면 방수가 다시 잘 지나가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주사침 여과포 복원술(니들링)이라고 합니다. 주사침 여과포 복원술 시행 후 안압이 다시 12 mmHg로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주사침 여과포 복원술 후에 그 자리가 다시 막히는 경우도 많아서 여러 번 반복 시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그렇게 해도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자리에 추가로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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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그림 2. 섬유주절제술 시행 후 처음에는 방수가 결막 아래로 넓게 골고루 잘 지나갔는데(위쪽 왼쪽 그림) 두 달이 지나면서 여과포 주위에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방수가 주변으로 빠져나가지 못해서 여과포가 동그랗고 볼록하게 변해버렸고 안압도 높은 상태입니다(위쪽 오른쪽 그림 파란 화살표). 이런 경우 바늘로 섬유화 부위를 절개하면(아래쪽 왼쪽 그림) 갇혀 있던 방수가 주변으로 나가면서 여과포 모양이 주변으로 넓게 퍼진 모양으로 다시 돌아오고 안압도 내려가게 됩니다(아래쪽 오른쪽 그림). 참고로 수술 직후에 여과포에 있는 하얀 물질은 스테로이드의 한 종류인 트리암시놀론(triamcinolone)입니다. 수술 후 섬유화를 조금이라도 더 막기 위해서 트리암시놀론을 수술 부위에 주사하기도 합니다. 이 약물은 몇 달간 서서히 녹으면서 흡수됩니다.

 


 위 동영상은  실제 주사침 여과포 복원술(절개술) 과정입니다. 세 경우 모두 섬유주절제술 후 몇 달 뒤에 여과포 주변에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안압이 올랐습니다. 바늘로 섬유화 부위를 절개하면서 갇혀 있던 방수가 옆으로 빠져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주사침 여과포 복원술(절개술) 시행 전에 비해서 시행 후에 여과포가 훨씬 넓게 퍼져 있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하고도 안압이 오르면 주사침 여과포 복원술(절개술)을 추가로 반복시행할 수도 있고, 수술 부위를 다시 열고 섬유화 부위를 잘라낼 수도 있고, 다른 부위에 새로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녹내장 수술은 한 번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술 후에도 계속 안압을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섬유화 과정으로 안압이 예상보다 높으면 추가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실제로 녹내장 수술 경험이 많은 의사들은 ‘녹내장 수술은 수술 후가 진짜 시작이다’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그만큼 수술 후 관리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Writer profile
녹내장과 베토벤을 사랑하는 안과의사
2019/11/18 11:32 2019/11/1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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