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제가 외래에서 굉장히 많은 환자분들에게 듣는 질문 중의 하나인데요.
그 중에 하나를 말씀 드려 보려고 합니다. 제가 주로 외래에서 보는 환자분들은 녹내장환자 분들인데요. 환자분들이 저에게 자주 물어보시는 질문들 중에
"내가 하루 종일 컴퓨터를 보는 직업인데 과연 이 직업을 계속 유지 해도 될까요?.." 라는 질문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 문제를 주제로 제 생각을 설명드려 보겠습니다.
일단 질문에 대한 답부터 말씀드리자면
컴퓨터 작업하는 것이 녹내장을 악화시킨다는 증거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환자분들이 걱정하게 된 이유를 생각해 보면 요즘 각종 매체에서 컴퓨터 화면이나 스마트폰 같은 화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가 우리 눈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듣고 그런 질문을 하시는 거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블루라이트가 우리 눈 중에 특히 황반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황반을 손상시킬 수 있다 라는 여러가지 이론적인 증거들은 많이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바깥 활동을 할 때 태양광으로부터 받는 블루라이트가 화면을 통해서 받는 블루라이트 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론적나 실험적으로는 황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 우리가 작업을 할 때
우리 눈에 황반에 병이 생기게 되는 것이냐… 이런 부분은 조금 다른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군다나 그런 블루라이트가 시신경의 신경절세포에 악영향을 준다는 강력한 증거는 아직까지는 보고된 바 없기 때문에 특별히 녹내장 환자분들이 하루종일 컴퓨터를 한다고 해서, 또 그런 직업이라고 해서 지나친 걱정과 고민을 하실 필요는 없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과는 조금 다른 방향인데요.
일부 환자분들께서는 ‘내가 녹내장 환자인데 내 직업을 계속 유지 해도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에 대해 질문하시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녹내장이 굉장히 심한, 말기 녹내장환자 라고 생각을 해본다면, 그런 환자분들은 시야가 굉장히 좁아져 있기 때문에 특정 직군인 경우에는 직업을 유지하기가 힘든 상황들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서 위쪽에 시야가 손상된 환자라고 한다면 실내에서 근무를 하는 사무직종인 경우에는 대체로 문제는 없지만 현장에서 근무하는, 예를 들어 못을 박아야 된다던가, 드릴을 써야 된다던가, 간판을 달아야 한다던가... 이렇게 위쪽 시야를 쓰는 직업에서는 손이 위치 해야 되는 그 부분에 시야가 잘 안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을 수가 있습니다.
반대로 아래쪽 시야가 안 좋은 환자의 경우에는 난간에서 작업을 한다거나, 사다리를 탄다거나 하는 등의 아래쪽 시야가 중요한 작업에서 위험할 수가 있습니다.
두번째로 운전을 직업으로 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화물차를 운전 하시거나 택시나 버스를 운전하시는 분들 중에 녹내장이 아주 심한 경우에는 사각지대가 많아집니다.
그래서 갑자기 다가오는 자동차나 사람을 알아볼 수 없는 그런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환자분의 상태에 따라서 역시나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본인의 상태를 면밀히 파악을 하셔서 운전을 포기해야 하는지 고려가 필요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거는 여러분들이 녹내장을 갖고 있으면서 직업을 유지하는 것이 특별하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하지만 제가 말씀드린 심한 녹내장 단계에서 특정 직군을 갖고 있는 환자분들 경우에는 다만 조심할 필요가 있겠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너무 많은 걱정으로 하루하루 스트레스 받고 생활하시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글을 준비해 봤습니다.
환자분들에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