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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수술이 과연 쉬운 수술인가요??

코로나19로 작년보다 수술환자의 수가 조금 줄어든 것을 체감하고 있다. 그래도 백내장은 대부분 노인성 질환인 관계로 어느정도는 지속적으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분들이 외래로 찾아오신다.

오늘은 백내장 수술이 10-20분정도에 뚝딱뚝딱 해버리는 쉬운 수술인가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환자분들께 백내장의 정도와 현재 시력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 수술이 필요한 상황임을 알려드리면,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환자분들의 반응은 “금방하는 쉬운 수술이죠?”라고 질문하시는 분들이 꽤 있다. 이런 경우를 자주 경험하게 되면서 환자분들이 왜 이런 생각을 하시게 되었을까 생각해본적이 있습니다.

일단 대한민국에서 백내장 수술은 포괄수가제로 시력저하가 크게 없는 초기 백내장 수술을 하건, 실명직전에 말기 백내장 수술을 하건, 전신마취가 필요해서 전신마취를 한 상태에서 백내장 수술을 하건 모두 같은 수가를 적용받고 있습니다. 환자분들에게 높지 않은 의료비(해외 다른 국가 대비 낮은 수가인 것은 사실임)로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드릴수 있다는 점은 굉장히 좋은 장점이 맞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낮고 모두 동일하다고 수술이 모두 동일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김안과병원에 근무하는 관계로 지역안과 대비 어려운 백내장 케이스를 많이 접하다 보니, 사실 환자분들이 백내장 수술을 모두 같은 쉬운 수술인 것처럼 인식하시는 것을 보면,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간혹 하게 됩니다. 물론 수술 장비의 발전과 수술기법의 발전으로 예전(옛날 백내장 수술초창기에는 1주일정도 입원도 했다고 합니다;)보다 그 과정이 수월해진 것은 맞지만 이 또한 모든 경우는 아닙니다.

실제 수술과정에서 보면 검은자(홍채)뒤로 눈속에 위치한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것이 백내장이고, 이를 제거하고 이 동일한 위치에 인공수정체를 넣는 것이 백내장 수술임은 예전 블로그 글에서도 여러 번 설명드린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 수정체가 그냥 홍채뒤에 덜렁 들어있는 것이 아니고, 수정체낭이라는 얇은 비닐봉지 같은 막에 쌓여 들어가 있습니다. 또 이 비닐봉지는 홍채뒷면 주변부에 무수히 많은 얇은 밧줄과 같은 수정체소대라는 것에 매달려있습니다. 백내장 수술시 가장 주의해야하는 것이 이 수정체낭을 손상시키지 않고 그 안에 있는 알맹이인 수정체만 깔끔히 제거하는가 입니다. 이 수정체낭의 최소 두께는 대략 4마이크로미터 정도입니다. 이 얇은 막을 손상안시키고 수정체만 제거하는 것이 백내장 수술입니다. 이 얇은 막이 손상되는 순간 백내장 수술의 난이도는 쉬움에서 아주 어려움으로 갑자기 바뀌게 됩니다. 한번 손상된 수정체낭은 수복될수 없습니다.

아마 다른 외과분야에서도 혈관이 손상되거나 근육이 손상되거나 등등 수술시 주변조직에 손상은 불가피한 상황이 많을 터인데, 백내장 수술처럼 절대로 손상안되야 하는 이런 구조물이 있는 수술은 몇 개 안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환자를 평가하면서 많이 진행된 말기 백내장에 가까운 경우이거나, 홍채가 산동이 잘 안된다거나, 과거에 눈을 다친 적이 있다거나 하는 경우에는 특히 수정체낭이 손상될 확률이 아닌 경우보다는 높으며, 일반적인 경우에서도 이 수정체낭의 두께나 탄력, 위치가 수술하는 모든 분들이 다 다르며, 실제로 수술하면서 그 정도를 평가할수 있기에 수정체낭이 손상될 확률은 항상 존재합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므로 불가피한 상황도 언제나 발생할수 있는 것입니다.

백내장 수술은 미세수술영역으로 간단한 수술이 절대 아닙니다. 모든 수술이 그렇듯이 백내장 수술하는 과정에서는 주변 조직에 손상이 어느정도는 생길 수 있으며, 그걸 방지하고자 수술하는 의사선생님들이 항상 세심하게 주의하면서 수술하는 것입니다. 

백내장 수술이 쉬운 수술이냐고 물어보시면 모든 환자분께 위와 같은 설명을 해드릴수 없기에, 블로그글을 이용해서 한번 설명드리고 싶었습니다^^



2020/09/21 09:59 2020/09/2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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