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과정 중에 '전공의'와 '선배 전문의(교수)'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먼저 떠오르는 것은 외래/병동 진료, 수술, 그리고 연구… 하지만 그건 기본으로 하는 것이고, 또 다른 뭔가 없을까요?
혹시 음악은 어떨까요? 음악은 난관을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동반자입니다. 우선 저부터 음악으로 스트레스를 이겨내보고자 연구실에 디지털 피아노를 들여놓아 봤습니다. 피아니스트들 동영상 보고 독학한 실력이라 기본기부터 엉망이지만 스스로를 힐링하는 면에서 나름 훌륭한 역할을 해줍니다.
동영상 1. 병원 연구실에서 쇼팽과 함께 하는 힐링타임
전공의 선생님들과 음악을 함께 하기 위해 굳이 바쁜 사람들 연구실로 초대해서 음악 이야기 하고, 피아노로 조금씩 직접 들어 보기도 합니다. 언젠가 연륜이 더 쌓이면 제대로 된 ‘음악 시간’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림 2. 전공의 선생님들과 함께 하는 '베토벤의 인생과 음악' 이야기
음악을 같이 듣는 것도 좋지만 함께 연주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처음엔 각자 악보 보기 바쁘지만 점차 서로의 소리를 들어가며 마음을 나누는 과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한 경험입니다.
전공의 선생님들과 함께 연주 해보고 싶다는 로망을 항상 그리던 차에 마침 '사시센터 공상묵 박사님의 퇴임 축하 연주를 수련부에서 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고 ‘한 때 피아니스트’였던 전공의 2년차 송미연 선생님과 함께 피아노 연주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만나 연습 했고, 좋은 기회가 닿아 동영상도 남기게 되었습니다. 동영상이나 축하 연주와 같은 '결과'는 물론이고 그걸 준비하는 동안의 즐겁고 행복한 '과정'이 당사자들에겐 소중한 추억이 됩니다. 행복한 추억이 회복탄력성(resilience, 고난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의 중요한 원천이라고 하니, 바쁘고 피곤한 전공의 생활 중에도 저랑 함께 피아노 연주하던 추억이 미연 선생님에게 언제 어디서나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동영상 2. ‘전공의 선생님의 반주자(accompanist)’가 되고 싶은 수련부장
사람 욕심이 끝이 없어서 ‘한 때 바이올린, 비올라, 기타 연주했던 다른 전공의 선생님들도 다시 악기를 시작했으면’하는 생각 들지만…
그저, 연주까지는 함께 못하더라도 전공의 선생님들의 인생이 언제나 음악과 함께 하기를, 그리고 그 만큼 더 여유롭고 밝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