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의사가 되는 것이 참 어렵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좋은 의사의 항목에는 당연히 실력도 있어야 하고, 수술도 잘 해야하고...
하지만 얼마전 신문에 나온 조사결과에 의하면 환자가 제일 좋아하는 의사는
친절하고, 설명을 잘 해주는 의사라고 하더군요..
즉 다시 말해서, 저처럼 잘 생긴 의사도 아니고(혹시라도 기분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 또 실력이 좋아 유명한 의사도 아니고, 논문을 많이 써서 이름을 떨치는 의사가 좋기는 하지만, 막상 병원에 가면 가장 좋은 의사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의사를 찾게 되나 봅니다.
예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환자를 볼 때 항상 웃습니다.
아시죠 의사가 되고난 후 스스로 만든 제 좌우명
1. 반말하지 말자
2. 웃자
3. 옷 좀 깨끗히 입고 다니자 ^^
원래 애가 좀 모자라서 어렸을 때 별명이 "히뜩이" 였답니다. 항상 잘 웃어서 그랬다는군요..
인턴을 돌던 시절에도 중환자분을 치료하면서 웃는 얼굴로 치료를 하다가,
"지금 머가 좋다고 웃고 있는 거에요?" 하면서 보호자에게 혼난 적도 있지만(그래서 그랬습니다. '그럼 울면서 치료할까요? 힘든 일도 많으실텐데 그래도 웃는 얼굴 보는 것이 낫잖아요?' 라고요 ㅎㅎ)
그래도 전 항상 웃는 얼굴로 환자 분들을 맞이 합니다.
제 진료실 첫 마디는 큰 소리로 웃으며, "안녕하세요~~" 입니다.
물론 실력이 없어서 (실력이 없으면 친절하기라도 해라... 라는 것이 제 진료실에 좌우명 임다 ㅎㅎ) 수술 결과가 않 좋으므로, 웃는 얼굴에 침 밷지 못하게 하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웃음이 피어나는 진료실...
좋잖아요 ^^
어제는 병실에서 입원환자 분이 저를 찾는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제 환자분은 아니신데 당뇨망막병증으로 망막수술을 받고 입원하신 환자분이었습니다.
수술을 마치고 원장을 찾는다는 말에, 긴장... (ㅎㅎ 또 뭐가 잘 못 되었나?? 왜 그런거 있잖아요, 치료나 수술등 병원에서 만족스럽지 못하신 분들이 가끔 "원장 나오라고 해~" 하시면서 호통을 치시는 경우가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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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비서가 차트를 찾아와서,
"혹시 이 환자 아세요? 원장님 찾으시는데, 전에 계시던 김순현 원장님을 찾는 거 같아요" 라고 말을 하더군요.
차트를 보니 전에 김순현 선생님이 수술을 하셨던 환자분이시고, 몇번의 수술 끝에 결국은 실명을 하시어 5년 전에 제가 안구 적출술을 하고 의안을 착용하시던 환자분이시더군요. (당뇨망막증은 정말 나빠요~~~)
원주에서 오시던 분이라 시간이 오래 되었지만,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참 다행이지요 ㅎㅎ).
저녁에 회진을 내려가니, 그나마 조금 보이는 눈에는 수술로 인해 안대를 하고 계시어 전혀 보지를 못하시는 상태이더군요..
"저 왔어요... 김성주에요..."
"아이고 원장님 안녕하세요, 제가 뵙고 싶어서 찾았습니다. 반대쪽 눈 상태가 궁금해서요"
"네... 그런데 오늘 수술을 마치셨으니, 내일 제가 봐드릴게요.." 라고 말씀 드리고, 잠깐 얘기를 하고 올라왔습니다.
사실 의안을 하신 분들은 자기 눈이 의안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을 별로 좋아 하시지 않기 때문에, 6인실에서 다른 환자분과 보호자분이 계신데서, 의안를 빼고 보는 것이 맘에 걸려서 말이죠..더우기 어제 수술을 받으신 당일이라 잘 누워계셔야 할 것 같아서요...
오늘 아침에 회진을 내려가서 환자분을 부축해서 병실 옆에 진료실에서 눈을 확인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눈이 안 보이시는 환자분을 가이드 할 때는 제 팔목을 잡으시라 하고, 한 발자국 앞에서 걸어가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알아두면 유용한 상식...(친절한 성주씨~~ ^^)
그 때 환자분이 제 팔짱을 끼시면서...
"간호사들이 질투하면 어쩌죠?" 하시는 겁니다. ㅎㅎ
"글쎄 말입니다. 제 팔짱 되게 비싼데요" 라면서 농담을 하고 천천히 걸어서 눈을 보았습니다.
다행히도 의안이 오래 된 것을 제외하고는 눈 상태가 너무 좋더군요..
그래서 제가 말씀 드렷죠.
"아니 누가 이렇게 수술을 잘 했데요??" 라고 너스레를 떠니 환자분께서
"김성주 원장님이요..." 라고 화답을 하시길래... 한 수 더떠서
"그런건 크게 말씀하셔야 되요" 하자
"김 성 주 원 장 님 이 수 술 했 어 요"라고 다시 병실이 떠나가라 소리를 치셨습니다.
상심이 크신 상태에 계신 중에도 여유를 잃지 않으신 환자분이 대단해 보이고, 옆에서 쳐다보고 계신 남편분의 입가에도 웃음이 고이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흐믓한 생각이 들더군요. 저보다 더 좋은 환자분...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병 뿐이 아니고, 마음까지 헤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겠지요.
좋은 의사와 좋은 환자의 만남.... 정말 환타스틱하죠? ^^
힘들고 지쳐 있는 요즘에 환자 분 한분이 보여주신 따듯한 마음씨와 여유에 감동을 받아 오랜만에 블로그를 쓰게 되었습니다.
환자분... 고맙습니다. 수술 후에 좋은 결과가 있으시길 바랄게요....
저도 열심히 또 좋은 의사가 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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