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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도 아프세요?

 

외래에서 가끔 환자분들을 보다보면 이런 질문을 하십니다.

선생님도 아프세요? 아니 의사가 아프면 어떻게 해요?” ㅎㅎ

물론 걱정이 섞인 위안의 말인 것은 잘 알지만, 맨날 남의 병을 고쳐주는 사람이 자기 몸 하나 간수를 못한다면 그것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소리 같기도 하구요 --;

 

겨울 방학이면 안과는 참 바쁘답니다. 학교 다니느라 바빠 병원에 갈 시간이 없던 학생들이 찾아오고, 지옥 같은 고3 생활을 마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지겨운 안경을 벗어 던지기 위해, 혹은 멋지고 예쁜 쌍꺼풀을 갖고 싶어 수술을 하는 환자들이 늘기 때문입니다. 부모님들 역시 방학 중에 아이들뿐만 아니고, 어른들을 모시고 와서 수술을 해드리고 간병을 할 시간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그래서 방학이면 안과는 정신 없이 바쁜 그런 과중에 하나입니다.

 

몇 년 전까지는 저희 김안과병원 선생님들은 방학 때는 휴가를 가지 못하게 되어 있었던 이유도 방학 때 밀려드는 환자를 보다 많이 치료해드리기 위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 의사선생님들도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낼 수가 없어 가정의 행복이 깨어지는 것 같아 선생님들의 휴가를 자유롭게 하는 대신 방학 때 근무시간을 한 시간 연장하는 것으로 바쁜 병원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저 때문에 추운 겨울에 새벽 일찍 나와 8 30분부터 정상진료를 시작하는 김안과병원 가족 여러분께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꾸우뻑 ~~

 

요즘 저도 매일 수술을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물론 뒷방으로 밀려나 외래와 수술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아침 저녁으로 매일 요즘을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저희 병원 선생님 한 분, 즉 안성형과 선생님 한 분이 암 진단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힘든 전공의생활을 마치고 또 다시 전임의로써 저와 같이 환자를 보고 수술을 하면서 지내던 예쁜 여자선생님이셨습니다. 이제는 수술도 잘하고, 친절하기도 하여 김안과병원의 미래를 책임질 그런 선생님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평소 아무런 증상도 없었고, 더욱 예뻐지기 위해 헬스도 시작하였는데, 갑자기 등 쪽에서 뭐가 만져지더랍니다. 그래서 이상해서 초음파를 해보니 신장에 종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시 정밀 검사를 해보니 신장에 암이 의심되고 그 크기가 주먹만해서, 그 다음 주에 콩팥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원래 신장암은 증상이 없어서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다른 곳에 전이 되어 발견되는가 종종 있답니다. 수술결과 암이라는 확진을 받았지만, 다행히 종양이 다른 곳에 퍼지지는 않아서 현재 요양 중에 있습니다.

 

본인에게는 물론 병원가족들도 너무나 놀라고, 특히 저로써는 제가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주어서 그런가 싶어 마음이 무거울 따름이죠.

 

그러다 보니 그 선생님에게 방학에 수술이 예정 되어있던 환자분들은 수술 시기를 놓치게 되어 다행히 시간이 아직 가장 많은(?) 제가 수술을 대신 해드리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주변에 이렇듯 갑자기 암 진단을 받으신 의사들이 너무 많아요. 사실 의사란 직업 어떻게 생각하면 백조 같아요. 우아하게 물에 떠 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물속에서는 쉬지 않고 발을 저어야 하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밖에 환하게 웃고있지만 물속은 처절합니다!!


하루종일 외래 환자 보고, 수술하고저 같은 경우는 외래를 시작하면 거의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꼬박 5시간을 쉬지 않고 진료를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의사는 방광도 커야 해요 ^^)

 

세상에서 가장 피곤한 직업이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직업이란 말이 있습니다. 하루종일 환자와 얘기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피곤하답니다. 더구나 병원에 오신 분들은 일단 몸이 불편하시고, 긴 대기시간, 불안감 등으로 웃음을 보이는 경우가 드물게 되니까요.

그러다보니 의사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지요, 수술이 잘 못 되어서 걱정, 담당환자가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걱정, 때로는 수술결과가 좋지 않아 심하게 항의하시는 분

 

이렇듯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보면 막상 자기 몸을 돌 볼 시간은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인지라, 의사는 대부분 질병을 늦게 발견하게 되고, 또 의사 집안은 무의촌이 되버리고 말죠 ^^;

 

항상 말씀 드리지만,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셔야 합니다.

가벼운 증상도 무시하지 말고,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으시는 것이 큰 병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예쁜 우리 선생님이 하루 빨리 회복하여, 우리 곁으로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랍니다.

 

여러분도 함께 빌어주실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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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의사~~~~ 성주 짱 ^^*
2010/01/25 14:12 2010/01/25 14:12

저희 원장님께서도 매일 점심식사를 오후 3,4시에 하시고 진료 마치고 잠깐씩 쓰러지신답니다. 그래두 검사하자고 하면 왠지 자꾸만 슬슬 피하신다는...ㅎㅎ 원장님, 올해는 꼭 위.대장 내시경 검사 받으시기 바랍니다. 저희 문 활짝 열어놓고 기다릴께요.

복슬baby♡

꼭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실꺼라고.
저도 응원하겠습니다.^_^

병원에갈때마다. 정말 많은 환자분들을. 보시는.
담당교수님을 보면서.
화장실은 과연 가실 수 있을까.
물도 많이 마셔야 하는데. 물 드실 시간은 있는걸까.

왜 시력이 더 좋아지지 않느냐며.
징징대는 저한테도 늘. 좋아질거라고.
잘생기신 교수님이 그런 말씀을 해주시면.
저 또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답니다.

테리우스님.^_^
테리우스님도. 건강 더 잘 챙기시구요!
늘느끼지만. 글이 참 좋습니다.
오늘도 공감백배하며.
웃고있지만 쉴새없이 움직이는 처절한
물속을 생각하며
다음번 진료때에는 좀 더 웃으며
병원에 가야겠습니다.

한때는 테리우스 ^^;

ㅎㅎ
그래요, 수술이 잘 되서 웃는 환자의 모습을 볼 때가 가장 의사로써 기분이 좋답니다.

CrazyForYou

어휴....;;; 그 의사선생님이 정말 쾌차하셔서 다시 많은 분들의 눈 건강과 미용을 위해서 노력해주시길 기원합니다..;;

한때는 테리우스 ^^;

감사합니다.
우리 샘도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하실꺼라 믿습니당~~^^

교환소녀

저도 진료 자주 받는 편인데... 갈때마다 의사 선생님들께서 피곤해 보이신 이유가 계셨군요...

선생님도 꾸준히..정기점검 받으셔야 겠어요..

예쁜 우리 선생님 빠른 쾌유를...기원합니다...

한때는 테리우스 ^^;

안그래도 많은 직원들이 걱정해줘서 고마워하더라구요 ^^
우리 같이 다시 일할 수 있길 기도해요 ㅎㅎ

마이뽀

마음이 무거우시겠네요..>.< 힘내십시오..선생님..!!

한때는 테리우스 ^^;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고 있으니 좋아지길 바랍니다.
저도 힘낼게요 ^^
감사합니다.

동원맘

아픈 선생님의 쾌유를 바랍니다^^
환하게 웃던 밝은 모습이 자꾸 생각나서.......

한때는 테리우스 ^^;

빨리 복귀 하셔야 할텐데...
저도 걱정이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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