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안과 병원에서 일합니다. 정확히는 안과병원 병동팀에서 일하고 있죠. 안과에도 입원하는 사람이 있나 하시겠지만, 팀을 만들어서 일할 정도면 아시겠죠?
처음 일할 때는 생소하고, 어색한 점이 많아서 주위를 둘러 볼 여력이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분들의 안타까움이 느껴집니다.
오늘은 병동에서 일하는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처음 병원에 입원해 가장 당황하시는 일은 속눈썹 제거입니다. 수술 부위의 청결과 염증 예방을 위해 속눈썹을 제거하게 되는데, 솔직히 많이 무섭죠...^^;;
날카로운 가위를 들고 배시시 웃으며 환자분에게 말합니다.
“수술하실 쪽 눈의 속눈썹을 자를 거에요.”
음...저의 이 말을 들은 환자들의 반응을 글로 옮기자면,
“...?...!!!!!”
이럴 때는 속전속결이 제일입니다.
“자, 위로 보세요.”
“이번엔 아래 보세요.”
“다 되셨어요.”
순식간에 민둥산이 되어버린 자신의 눈을 느낄 때쯤 일은 다 끝났습니다. ㅡㅡ;;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서울의 일을 겪으신 우리 환자 분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병실로 돌아가 항생제 안약을 넣으시라고 설명 드립니다.
수술할 부위의 제모를 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지만, 안과에서 속눈썹을 자르는 것은 많이 생소하신 모양입니다.
처음 입원해보는 병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것이
간호사의 임무이기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속눈썹 자르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할 지 아직 갈피를 못 잡겠어요.
그저 이런 말을 드리고 싶네요.
여러분 겁내지 마세요~*
저희를 믿으시라니까요~ㅎㅎ;;
Comments List
속눈썹 자른다니 저도 몰랐던 부분인데요~^^ 간호사님을 믿습니다!
보통 한달이면 다시 자랍니다. 감염의 위험이 있어 자르는 것이니 너무 섭섭게 생각치는 마세요. ^^
간호사언니ㅜㅜ!!
정말 꼭답해주세요
속눈썹 모르고 앞머리 자르다가
한쪽 댕강 짤라버렸는데요
완전은 아니고 좀 짧게 남아있는데
제가 원래 숱도 많고 긴데
완전 잘라도 다시 나는거보면
좀 잘린상태에서 다시 원상태로 길어지죠?
시간이 좀 오래걸리나요?
ㅎㅎ 제가 간호사 언니는 아닌데요.
완전히 잘라도 한달정도 지나면 대충 표시 안나게 자랍니다.
저기 속눈썹길이는 왜 일정할까요? 글에 보면 하루에 0.18 mm 자란다니까.
속눈썹이 1cm 이라도 얼추 50일이면 되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