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일어난 특별한 일들이 실제로는 우리 주위에 너무나 흔히 존재하는 일들이라는 것을 알게된다면 그래서 그에 대한 나의 적절한 대처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원래 건강했던, 내가 갑자기 병원에 가게 됩니다.
치료를 받습니다. 너무 불안해 집니다. 이러다 더이상 못보게 되는 것 아닌가..
의사는 괜찮아 질 거 라고 하는데, 보이는 것은 여전히 더디고 내가 어떻게 될 것인지.
걱정되고 마음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나도 괜찮아 질거야 별일 없을 거라고 마음 깊이 안심을 시켜 보지만, 상황이 그렇지가 않아 너무 힘듭니다.
이런 마음에 동요를 가져오는 분들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아니 너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처음 당하는 신체적 고통은 생각보다 강렬합니다.
게다가 저처럼 드라이한 의사라도 만날 것 같으면 불안은 배가되고 내가 왜 이렇게 됬는지 화가 납니다.
중년의 남자 환자 분이 병원에 오셨습니다.
"어떻게 불편해서 오셨나요?"
"눈에 뭐가 떠다는 게 있어요"
"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
"네, 큰 이상이 있으신 것은 아니고 카메라 필름에 해당하는 망막이 조금 찢어지면서 피가 조금 나셨네요, 피는 시간이 지나면 흡수가 될 거고 찢어진 부분은 진행되면 망막박리라는 병이 생길 수 있으니 레이져 치료를 받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오늘 레이져 치료를 받고 가시죠"
"네, 그러지요"
그리고 레이져 치료를 받은 후 귀가를 하셨지요. 그런데 그 다음날 부터 시야가 더 흐려지고 떠다는 것이 많아지면서 시력도 떨어져 제가 없는 시간에 병원에 다시 오셨습니다.
그리고 찢어졌던 부분에서 피가 조금 더 생겼는데 기다리시는 말씀을 듣고 귀가를 하셨지요.
그런데 여기서 점점 불안해지게 된 것이지요. 이러다 더 안보이는 것은 아닌지. 아니 치료를 했으면 좋아져야 하는데 어찌해서 더 안보이는 것인지... 오진을 한 건지, 치료가 잘 못 된 것은 아닌지 화도 나고 이런 상황 자체가 너무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몇 일이 더 지나 제 시간에 다시 오셨습니다.
"아, 더 안보이셔서 중간에 한 번 더 오셨었군요. 지금은 좀 어떻세요?"
"더 안보이는 것은 그대로이고 치료를 했는데도 이런 일이 생기니 주위에서 다른 병원에 가서 검사도 다시하고 필욯하면 수술을 하던지 하라고 하더군요"
"네, 환자 분이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은 너무 당연하신데, 때로는 그렇게 찢어진 부분에서 피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레이져 치료로 지혈까지 할 수는 없고, 레이져 치료는 찢어진 망막으로 물이 들어가 망막박리가 생긱는 것을 막으려고 한 것이고요. 드물기는 하지만 레이져 한 후 잘 지내시다가 출혈이 다시 많이 생겨 수술이 필요한 겅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
"환자 분이 현재 불편하신 것은 출혈이 조금 더 되어서 가리는 부분이 생긴 것인데, 보통 그 정도 양이면 수술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고 흡수될 수 있는 양입니다. 물론 더 출혈이 생길지 여부는 지켜봐야 합니다."
살다보면 예기치 않은 일들이 생기고 나만 이렇게 고통스러운 일들이 생길까 하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치료 받고 다 좋다고 하는데, 나만 잘 못된 치료로 고생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환자분의 경우도 생각보다는 그다지 유별나게 엉뚱한 일이 생긴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정말 의사들도 예기치 못한 합병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아니 그래도 이런 일이 처음이다보니 불안하고 잘 못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지금 너무 불편한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겠습니까?"
"네, 원하시면 피를 제거하는 수술을 해들릴 수는 있지만, 흡수될 양의 피를 수술까지 하기엔 너무 아깝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조금만 참고 더 기다려 보세요"
"예, 그럼 일단 기다려 보겠습니다."
요즘은 의사들이 환자의 치료 과정에 있어서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환자 분들의 선택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 분께도 수술을 원하시면 해드려도 될 것이고, 기다리기를 원하신다면 그렇게 해드려야 겠지요. 물론 치료 과정의 선택에 있어 장, 단점에 대해 잘 말씀 드려야 하는데, 바쁘다 보면 의사 자신이 좋을 것으로 생각하는 방향으로 설명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겪고 있는 상황이 일반적인 같은 질환에서 그리 특별히 좋다거나, 나쁘다거나 하는 상황을 인식하게 하여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것이 쉽지 않습니다. 각자 다른 지식에서 같은 상황을 다르게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질환 자체가 특별한 상황이고, 개개인 모두가 특별한 삶을 살고 소중하게 살아갑니다. 하지만 나만 너무 특별한 이상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자신의 불안을 키우고 걱정스럽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달리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또 즐거운 일들이 생기지 않을까요?
Comments 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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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일 이후 등록되는 글들만 해당되요~ 옛날 글은 무효~
글 잘 봤습니다.ㅎㅎ
요즘 11개월차인 울 아들래미가 장염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추석쯤 부터니까 오늘로 거의 2주가 되가네요.
남들은 몇일이면 설사가 멈춘다는데 울 아들은...ㅠ0ㅠ
거기에다 감기에 충농증까지 겹쳐서 참으로 심란시럽습니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일이..울 귀요미에게 이런일이...아들도 제대로 못보면서 환자를 간호하다니..."등등의 생각으로 심히 복잡하고 우울합니다.
.........
-하지만 나만 너무 특별한 이상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자신의 불안을 키우고 걱정스럽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조금만 달리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또 즐거운 일들이 생기지 않을까요?-
팍팍팍!!!와 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