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눈썹 연장술 받아보셨어요?
안과의사인 저도 졸업하고 20년 만에 만나는 대학동창회가 있었답니다. 오랜만에 동창들을 보려니 젊어 보이고 싶은 욕심이 앞섰지요. 머리만 하러 들른 미용실에서 속눈썹 연장술을 받았답니다
저도 KBS의 “위기탈출 넘버원”을 미리 봤어야 하는데…… 사실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볼 때 저희가 보는 현미경으로 속눈썹 연장술하고 오신 환자들 보면 참 괴로웠었거든요. 중간중간 엉킨 눈썹에, 뭉친 마스카라에, 눈곱도 좀 묻어있고, 안검염, 결막염 다 진단 내려놓고서는……
제가 왜 건망증선생이겠어요 ㅠ.ㅠ
결국 미용실 원장님 한마디에 넘어가서 침대에 누웠고요. 윗눈썹을 연장하면서 아래피부랑 붙는다고 눈꺼풀 사이에 솜인지 티슈인지를 끼우는 순간
“ 아.. 이게 아닌데……’
“저기요 혹시 풀로 부치나요”
“ 안전한 glue 랍니다.”
“ 아.. 네…… ” (;-_-) (이순간 머릿속에는 “정확히 말하지 않으면 손해 봅니다” 라고 하는 00엔진오일 선전문구가 지나갔지만…… )
눈썹을 하나하나 연장하고 있는 동안 본드냄새가 나기도 하고, 눈꺼풀 사이에 있는 솜(?)은 자꾸 제 각막을 건드리고, 너무너무 불안했지요. . 아…… 예뻐지려다가 각막염생기면 동창회가 아니라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야겠구나.
저는 대충 오늘만 예뻐 보이면 되니까 살살 붙여달라고, 금방 떨어져도 된다고, 50%만 부치고 가격 50% 세일해달라고 계속 졸라대어서 결국 30여 분만에 끝이 났습니다.
물론 긴 속눈썹이 붙은 제 모습은 제가 보기에만 너무너무 예뻤지요. ^^
(동창회에서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답니다.. 다같이 늙어가는 친구들은 어두운 조명과 노안 탓인지 서로의 얼굴확인도 겨우 하였거든요.ㅋ ㅋ.. )
하지만 다음 날 아침부터가 문제였습니다. 왠 눈곱이 그리도 많이 생기는지 눈이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겁니다. 길어진 그 인조눈썹이 눈가 피부를 건드리면서 가려움증까지 생겼고요. 벌을 받은 게지요…… 휴
동료선생님들께 치료 받고 위기탈출도 못 보았냐, 안과의사 맞느냐면서 구박(?)도 받고, 매일 아침 저녁 세수할 때 마다 멀쩡한 제 짧은 속눈썹까지 같이 잡아 뽑으면서 후회하고 있지요.
제가요……텔레비전을 잘 안보거든요..그래서 무식하고 용감해진 것 같아요 ㅋㅋ
인체에 무해한 글루는 아직 없답니다. 결국 다 수많은 각막염과 결막염의 주범인 보통의 본드였던 거지요.
연말 연시에 저처럼 용감한 짓 하지 마세요. 잠시 예뻐지려고 속눈썹 연장술 받은 후 병원 다니고, 그나마 짧은 눈썹 다 없어지는 고생 절대로 돈 주고 하지 마세요.
언제나 이 건망증이 치료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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