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포괄수가제가 핫이슈가 되어 있네요. 안과의사로서 느끼는 점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다른 이야기로 먼저 시작해 보죠.. 최근 국방부에서 차세대 전투기 도입에 어느 전투기를 선정할지 고민 중이라고 하죠.
물론 F-22(랩터)를 도입하면 좋겠지만, 비싼 가격도 가격이지만, 미의회에서 해외 수출을 막았다고 하죠. 뭐 현존하는 최고의 전투기 백전 백승의 전투기.
그 다음이 F15SE, 와 빈자의 랩터라 불리는 F35,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놓고 무엇을 선정할까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조종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F-22를 상대하는 것은 힘든 일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래서 랩터는 수출 조차를 안한다고 하니 그 능력이 어떤 정도인지 가늠할만 합니다.
의사들도 최신 무기를 가지고 수술하기를 원합니다.
최신의 무기로 최소한의 절개로 빠른 수술과 수술 후 조기 회복이 목표가 되겠습니다. 제가 학생때 담낭 절제술시 복강경 수술이 1st Choice 수술이 되었다는 기억이 있네요. 그 후 위암도, 충수절제술도, 난소절제술 등등 많은 수술이 내시경 수술로 변모하였지요. 안과에서 비누루관 문합술을 내시경으로 하고 있네요. 제가 주로 하는 유리체 절제술도 내시경으로 시도를 하시는 분들도 있구요. 저희병원에는 최신예 기종을 들여 놓고도 사용되는 물품에 대한 수가 자체가 없어서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기구가 있습니다. 수술을 할 때마다 손해가 발생하게 되지요. 그렇다고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감수하는 것이지요.
담낭을 절제하려면 예전에는 배 한복판에 inverted T- incision을 해야 했습니다. 배가운데에 큰 뒤집어진 T 모양의 흉터가 남게 되지요. 물론 지금도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시행되기도 합니다. 충수절제술을 하려면 우하복부에 절개를 해야합니다. 크기가 큰 것은 아니지만 내시경이 들어갈 작은 상처보다는 크기가 크지요. 개인차가 있겠지만 충수 절제술을 받는다면 작은 상처를 선호할 것이라고 생각이 되네요. 제 아들도 그렇게 수술을 받았는데, 그러고 보니 상처가 있는지 없는지 관심 없이 보면 수술을 받았는지 잘 모를 정도네요.
DRG (포괄 수가제) 하에서는 이러한 선택이 어렵습니다. 충수절제술에 일정한 수가를 정해 놓았기 때문에 내시경 장비, 소모품이 많이 드는 수술을 의사들이 시행하기 어렵지요. 물론 현재도 개복술 보다 내시경 수술이 더 고가 입니다. 한편에서는 의사들이 일방적으로 이런 고가의 수술을 권유하고 환자들은 따를 수 밖에 없었다라고 말씀 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선에 있는 의사들이 일방적인 결정으로 수술을 진행하기는 어렵습니다. 요즘은 수술에 대해서 설명듣고 선택은 환자 보호자에게 맡기기 때문이지요. 다행히도 충수 절제술에서의 내시경 수술은 DRG에 포함이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안과에서 시행하는 내시경 수술은 수가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고가의 장비와 소모품을 사용하지만 외부에서 코 옆에 절개를 하고 흉터를 남기는 수술과 동일한 수가를 받습니다. 수입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절개술을 시행해야 하겠지만 많은 병원에서 내시경 수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왜 일까요?
의사의 양심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좋은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의사와 환자에게 여러가지 득이 되지만 정부에서는 인정해 주지 않습니다.
안과 의사들이 하는 백내장 수술도 수술시기며, 수술방법에 따라 환자분들의 선택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백내장 수술은 DRG 초기 부터 시행되어 왔습니다. 백내장 수술 후 삽입하는 인공수정체가 일반적으로 환자분들이 선택의 여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단초점 인공수정체가 사용되지만 난시 조절용 렌즈, 노안 교정용 렌즈 등을 선택할 수 있지요. 이제 이런 선택은 점점 어려워질지 모르겠네요. 예전에 몽골에서 수술을 받은면 약 100불의 비용이 들고, 10불 가량하는 파키스탄, 인도 제품의 인공수정체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국내에 계신 안과 선생님들이 그런 값싼 인공수정체를 사용하여 수술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 같습니다. 질 좋은 렌즈를 선택하여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모두에게 득이 될것이라는 생각 때문이겠지요.
의사들의 집단 행동이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안좋은 모습으로 비추어 질 것 같습니다. 그런 경험은 2000년 의사파업의 경험에 비추어 보아도 자신 집단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으로 보이기 쉽기 때문이지요. 의사들도 어려운 의료 환경에서 양심과 소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 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여 드리기에는 때로는 너무 우직하고 직설적이며 멍청하게 보일 정도로 미숙한 대응들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에서 이야기 하듯 의사들이 이기적이며 독단적인 것인지 아니면 의사들이 이야기 하는 의료 환경이 잘 못된 것인지는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모습이 드러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 밖에도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일반외과 전문의 선생님이 쓰신 저에게는 너무 와 닿는 글이 있기에 링크하며 마무리 합니다.
http://www.slrclub.com/bbs/vx2.php?id=free&no=20985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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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이런 글에는 댓글이 전혀 없군요... 에휴..
선생님이 달아주셨네요. ^^ 뭐 머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