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연수를 갔던 켈로그 안센터는 미시간대학 의료시스템에 속한 안과병원입니다. 미국종합병원 중에는 안과가 따로 독립된 건물로 나와있는 경우들이 많은데 여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반안과, 소아안과(사시), 녹내장과, 망막과, 콘택트렌즈, 각막과,
[켈로그 안센터의 전경입니다. 켈로그 안센터는 거액의 기부금을 모아서 큰 건물을 옆에 새로 지어 최근에 이사를 했습니다.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높은 건물이 새로 진료를 시작한 진료동 (Brehm tower라 부릅니다. 매우 넓더군요...) 과 연구동이고, 왼쪽 아래에 보이는 3층 짜리 낮은 갈색 건물이 구건물입니다. 제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곳이지요.]
제가 있던 Pediatric Ophthalmology & Adult Strabismus Clinic 에는 두 분의 안과선생님이 계셨습니다. Monte A. Del Monte 선생님과 Steven M. Archer 선생님이신데, 제가 워낙 사진찍기를 싫어하여 같이 찍은 사진이 거의 없습니다. 그나마 찍은 사진도 제 표정이 이상해서(사진도 자주 찍어야 자연스럽게 잘 나올텐데 잘 안찍다 보니 표정도 이상하고 그러니 또 잘 안찍게 되고..악순환입니다.) 인터넷 병원사이트에 있는 사진을 가져오다 보니 세월의 차이가 느껴지네요. 그래도 두 분 모두 크게 변하지 않으셨습니다.
Dr. Del Monte 는 소아과전문의 자격도 같이 가지고 계셔서 사시나 안과적 이상을 동반하는 여러가지 증후군 환아들을 외래에서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Dr. Archer 는 의대 전에 공대를 다니셨던 분으로, 컴퓨터나 기계적인 것을 생각하는 두뇌가 남다르신 분이었습니다. 공대를 졸업하고 공대 박사를 하고 연구소에 있는 제 신랑보다도 더 공대생 같은 분으로, 안과의사들은 많이 아는 외안근 운동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인 Orbit의 상담역을 하셨습니다. 아마도 무척 비쌀 것 같은 그 프로그램을 본인 컴퓨터에 깔아놓고 학술모임이 있을 때마다 이것저것 재미있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여주시더군요.
미국의 모든 사시과가 다 그렇지는 않은데, 이곳에는 orthoptist 들이 4명이나 상주를 하면서 진료를 도와주었습니다. Orthoptist 는 주로 굴절이상이나 기타 전안부 질환을 보는 optometrist와 달리, 안과의사와 같이 일하면서 사시나 조절이상 등 양안시에 관련된 질환들의 검사와 훈련들을 맡아 하는 사람들입니다. 안과의사가 환자를 보기 전에 먼저 보면서 병력을 청취하고 시력검사와 필요한 사시관련 검사를 다 해서 진료실에 환자를 대기시켜줍니다. 그러면 안과의사가 진료실에 들어가 간단하게 몇 가지 확인하고 수술을 결정하는 거지요.
수술 후에도 안과의사가 다시 환자를 보는 것은 6주 후입니다. 환자가 이상을 느끼면 병원으로 전화를 하는데, 주로 펠로우가 응답을 하게 되고 문제가 있는 것 같으면 외래에서 orthoptist나 펠로우가 보는 경우도 있는데 수술하신 선생님까지 다시 보게 되는 경우란 거의 없습니다. 외사시 수술 후 속발내사시가 생긴 경우는 6주째 외래 때까지 orthoptist 가 외래에서 보면서 가림치료나 프레넬 프리즘 안경을 처방하기도 합니다. 미국사람들 참 느긋합니다. 저는 그래도 수술 다음날 쯤은 제가 직접 보는 것이 마음이 편한데 말입니다.
사진을 찍어주던 전공의가 "웃기게!!" 를 주문하자 즉시들 다시 포즈를 잡아주었습니다. ↓ 요렇게~
유쾌해 보이시지요? 안과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었지만 책에서만 많이 보고 제가 잘 안하던 것을 이것저것 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즐거운 한 해였습니다. 그래도 돌아오니 더욱 좋구요.
반갑고 반갑습니다~!!
Comments List
환영합니다.
미쿡갔다 오셨으니까 더 잼있는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선생님 진료개시를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많이 보고 오신거 우리병원에 다 쏟아 부어 주세요^^
오시자 마자 방학이네요!! 준비 되셨죠??ㅋㅋ
선생님 오른쪽 머리짧은 남자분 글라디에이터 주인공 러셀크로우 닮았어요..
ㅋㅎㅎㅎ 사진만 보니 그렇기도 하네요. 어느쪽이 더 기분이 좋아야하는일인가 아리송한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