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년차 선생님들의 100일
올 해 1년차 선생님들이 근무 시작한지 이제 100일이 지나갑니다. 벌써 그럴듯한 안과의사의 포스가 느껴집니다.
환자에게 수술 설명 중입니다. “여기가 유리체인데 여기에 피가 나서 피를 제거할 거에요” 환자에게 설명하고 질문 받으면서 공부하게 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어린이 사시환자 검사 중입니다. “저~기 앞에 뽀로로 보이죠? 뽀로로가 모자 썼어요? 안 썼어요?” 그러고 보니 저는 미처 생각 못했던 참신한 질문입니다. 사실 뽀로로는 ‘안경빨 + 모자빨’이라… 모자 없는 뽀로로는 상상이…
43년 선배님인 안병헌 선생님께 배우는 인생 지혜. 대를 이어 전해지는 소중한 자산들…
병동 회진 후 질문 중인 윤이상 선생님. 한참 궁금한 것이 많을 시기입니다. 수련부장 입장에선 전공의 선생님들의 질문을 적극 권장하고 싶습니다. 학문의 특성상 책에는 없는 중요한 것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회진 마친 유수진 선생님이 10분째 엘리베이터를 못 타고 계십니다.
백내장 수술의 절차에 대해서 발표 중입니다. 자신이 배운 것을 정리해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과정은 학습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합니다.
외래에서 시야검사 체험 후 검사결과 판독 중입니다. 환자들이 받는 검사를 직접 받아 보고, 안약도 직접 사용해보는 것이 의사에겐 중요한 경험이 됩니다.
자~ 오늘 외래에서 봤던 거 복습해봅시다! 가만히 돌이켜 보면, 저 1년차 때보다 지금 1년차 선생님들이 훨씬 뛰어난 것 같습니다.
외래에서 박상민 선생님... “선생님! 저 궁금한 게 있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군대에서 전역한지 몇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다’와 ‘까’를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전화 받을 때 ‘통신보안’은 안 합니다(군필자들에겐 추억의 멘트입니다).
수술방에서… 속눈썹이 눈을 찌르는 환자들의 속눈썹을 한 가닥씩 장신정신을 담아 뽑아 드리고 있습니다. 처음엔 비교적 간단한 시술부터 시작하면서 현미경 보면서 기구 다루는 법을 익히게 됩니다.
회식자리. 김안과병원 의국 24기인 1년차 선생님들이 의국 1기 선배님인 김철구 선생님께 고기 굽는 비법을 전수 받고 있습니다. 수련 기간에 안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고 배웠으면 합니다.
수련부장, 차장과 함께 하는 1년차 선생님들의 100일 축하 잔치. 지금대로만 자라주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꼭 ‘청출어람’ 하세요!!
열심히 공부 중인 1-2년차 선생님들… 저에겐 ‘인생샷’입니다. 그래서 핸드폰 사진첩에 하트표시 해놓고 수시로 봅니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이… 일요일 저녁… “아~ 내일 출근하기 싫다!” 했더니 아내가 “그래도 자기는 병원 가면 그렇게 이뻐하는 전공의들 있잖아요”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맞는 말입니다. 집에는 귀여운 아이랑 아내가 있고, 병원엔 이쁜 전공의들이 있고…
전공의 시절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내가 바른 길을 가고 있는가”일 것 같습니다. 먼저 그 길을 지나온 제가 보기에 바른 길, 열심히 잘 가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요즘은 수련부장이 그냥 양치는 목동 같습니다. “자~ 이쪽으로 오세요”하면 알아서 따라와주는 순한 양들이 풀 뜯으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김안과병원 수련부 풍경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