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환경 평가를 마치고
전공의 수련병원은 수련에 필요한 규정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그 규정을 실제로 잘 지키고 있는지 평가(수련환경평가)를 받게 됩니다.
수련환경평가 결과에 따라 전공의 정원이 책정되기 때문에 수련부장 입장에선 가장 중요한 이벤트 중 하나입니다.
그림. 수련환경평가의 시작을 알리는 수련현황 발표
그림. 수련환경평가에 필요한 서류들 중 수련부장 담당 파트
대략 이런 종류의 서류들을 몇 수레 준비합니다. 혹시 빠졌거나 수정할 규정은 없는지 확인하고, 규정과 관련된 근거 자료도 모두 준비해야 합니다.
수련부는 물론이고 QI, 행정, 간호, 전산, 의무기록실 등 병원 여러 부서 직원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전공의 선생님들이 바쁜 와중에도 자료 정리에 큰 힘을 주셨습니다.
수련환경평가는 서류 심사, 진료 및 수련과 관련된 시설 점검, 수련 관련 직원들(원장, 수련부장, 전공의)의 면담으로 진행됩니다.
조사위원들이 서류부터 검토합니다. 중간중간 수련부장이 투입되어 규정에 관한 부가 설명 하고, 해당 자료 찾아서 보여드리고, 의무기록을 보여드리기도 합니다.
전공의 면담도 평가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몇 주 전부터 미리 준비 했습니다.
그림. 의국에 모여서 평가에 필요한 것들 점검 중입니다. 안 그래도 피곤한데 이런 것까지 시켜서 마음이 매우 불편합니다. 어쩔 수 없이 싫은 일을 맡겨야 할 때도 있습니다. 다들 잘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수련환경을 유지하고 개선하기 위해서 수련환경평가는 꼭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준비과정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든 일을 함께 해결하고, 이겨내는 것도 전공의 수련의 중요한 과정인 것 같습니다.
수고한 전공의 선생님들에게 ‘어떻게 고마운 마음을 전할까’ 생각하다가 작은 선물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전공의 선생님들이 수련시절 소중한 추억 많이 만들고 잘 간직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외장하드를 준비했습니다. 공부 자료, 발표 자료, 롤모델 삼을 만한 다른 선생님들의 자료, 일상/여행 사진, 음악, 글, 그림, 등등… 차곡차곡 모아보세요... 2테라바이트 다 쓰고 나면 언제든 이야기 하시구...
그림. 수련부장의 외장하드. 지난 20년 가까이의 인생이 담겨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물건(무생물) 중에서 제일 소중한 것 하나만 고르라면 저는 주저 없이 이걸 선택하겠습니다. 심지어 똑같은 것이 백업용으로 하나 더 있고 각각 다른 장소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림. 실버가 좋을까요~ 블랙이 좋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내가 이 자리에 있을 그릇이 되는가?'하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됩니다.
연구실에서 조용히 논문만 쓰던 사람이 어느 날 보직을 하게 되면서 새롭게 느끼고 배우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련부장은 수련부장을 수련 시키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3년간 수련부장 하면서 제가 배운 교훈은... '무엇을 하는가?'보다 '누구랑 하는가?'가 훨씬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지금 전공의 선생님들과 함께라면...^^
수련환경평가를 무사히 마칠 수 있게 관심 가져 주시고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무엇보다 우리 전공의 선생님들, 정말 수고 많았어요.
당분간 방학이라 발표가 적으니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겼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