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는 앞 편을 놓치신 분들을 위하여 요약을 하면…
수면마취는 자면서 수술을 받는 것이 아니고, 아주 잠깐 기억상실증을 유발하는 마취다.
왜 드라마에서도 이러죠, 잠깐 앞에 편을 요약해서 보여주잖아요. (친절한 성주씨 ^^)
그런데 문제는 이 수면마취라는 것이 본인만 기억을 못하지, 사실 수술 중에도 환자의 의식이 계속 깨어있으므로 말도 하고, 대답도 하고, 아파서 소리도 지르고, 심지어는 별별 헛소리를 다한다는 거입니다.
또한 이 수면마취는 평소에 주량이 쎈 분에게는 잘 듣지 않는 다는 거… 즉 평소에 술을 즐기시는 분들은 정상적인 용량에는 반응을 하지 않아 잠을 잘 안 잔다는 겁니다.
수면마취 주사약을 주입하면 대부분의 환자들이 심하면 약이 들어가는 순간, 혹은 주사 후10초 이내에 잠깐 잠이 들고 5분 정도 후에 깨어나야 하는데, 저 같은 애주가^^ 는 약을 주사해도 잠이 들지 않아 용량을 늘려야 한다는 거지요. 그러다보면 의식이 돌아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 사이에 마구 마구 헛소리를 한다는 겁니다. --;
저도 사실은 수면마취에 대한 아주 창피한 기억이 있답니다. (물론 전 기억이 가물 가물 하지만, 남들이 알려주더군요 --;)
이런 마취가 더 좋을 것 같죠 ^^ 재탕이긴 하지만 ㅋㅋ
수 년전에 처음으로 수면마취를 해봤습니다. 가끔 배가 너무 아파 고생을 하면서도 죽어도병원에를 안가니 제 마누하님께서 하도 하라고 해서 거의 끌려오다시피 했지요.
저는 연세대학에 있었던 시절이고, 그 당시에는 김안과병원이 건양병원이란 이름으로 바꿔모든과가 다 있는 종합병원이었거든요.
그래서 할 수 없이 끌려와 내과샘에게 내시경을 하기로 했죠. 그런데 수면마취를 위해 주사를 했다는데 도무지 졸리지가 않은 거에요.ㅋㅋ 그러니 선생님께서 술 쎄냐고 물으신 후 마취약을 조금 더 놓더군요.
여기까지가 그날 제가 기억하는 마지막 대화랍니다 --.
내시경을 하고 있는 도중에 간호사에게 나도 보고 싶으니 모니터를 제 쪽으로 돌려 달라고 했데요.. 조금 있으면 입에 내시경 넣고 웩~웩 거리고 있는 넘이 무얼 어떻게 보겠다고 그랬는지… ㅎㅎㅎ
그랬더니 그 간호사가 “샘, 끊나면 녹화 되니까 그 때 보시면 되요” 라고 친절히 대답을 했답니다. (이거 전 기억이 안나서 계속 남의 표현을 씁니다 ^^)
물론 그 간호사도 제가 누군 지 알고 있고, 수면마취하고 있으니까 그러겠지하고 웃으면서그냥 있는데, 제가 '계속 돌려 달라고, 나 좀 보자는데 왜그러냐구' 하더래요…
머 정신나간 넘이(이 당시에는 이런 표현이 적합합니다 ㅎㅎ) 말하는 걸 누가 신경을 쓰겠습니까? 또한 내시경이 들어가고 나면 아무말도 못하니 이제 괜찮겠지 하면서 그 간호사분은 그냥 웃으면서 참으셨나봐요.. --
그러곤 잠시 후에 제 마누하님께서 오셨다고 하는데(물론 전 생각이 가물 가물.. ㅎㅎ 온 것도 같더라구요 이 오시니 제가 마구 일르더래요
“야~~ 제가 나 모니터 안 보여줬어,,, 제 되게 못된 것 같으니 짤라 짤라~~~”
--;
아니 제가 글쎄, 이렇게 젠틀하고, 친절한 제가 세상에, 세상에 제 입으로 그런 말을 했다니 믿어지지가 않더군요. 그 간호사가 무신 잘못이 있겠습니까? 또 지가 뭔데 남의 병원 간호사를 짜르라고 합니까? 그리고 초딩도 아니고 웬 엄마한테 고자질???
"짤라~~ 짤라~~~" 뭐 술취한 것하고 똑같지요...--;
그리곤 조금 쉬었다 가라고 하니, 난 괜찬다면서, 빨리 가서 일해야 한다고 하며 빨리 결과를 알려달라고 부득불 우기더니 내시경 할 때 찍은 사진 받고, 설명 듣더니 바로 일어나서 가더랍니다…
그런데, 문제는 내시경이 끝나고 병원에 돌아왔는데, 지갑이 너무 빈거에요… 내시경 비용도 있고, 저도 쓸 돈도 필요하고 해서 분명히 돈을 그것도 현금으로 한 50만원 정도 가져갔는데, 지갑이 거의 비었더군요.
아무리 수면 내시경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돈이 많이 들었을리가 없는데, 이상해서 마누하님께 전화를 했죠.
그랬더니, 우리 마누하님, 배꼽을 잡으면서 자기 왔다 갔던 거 기억나냐, 간호사 짜르라고 한 건 기억나냐 묻더군요…
물론 전 하나도 생각이 안났지요...
그랬더니 계속 웃으면서, 내시경이 끝나고 나니까 지갑에서 돈을 꺼내더니, 한사코 받지 않겠다는 내과 선생님에게, 고생했다며, 팁이라고 하며 돈을 집어 선생님 주머니에 마구 넣어 주고 가더라는 거에요… --;
그래도 그나마 한가지 다행인건, 흰봉투 내놓으라고 해서 그 안에다 돈을 넣어 주긴 했다더군요.
미치겠더군요…., 창피하기도 하고, 솔직히 돈도 아깝고… 푸하하~~
저 그 다음부터 수면내시경 절대로 안합니다.
그냥 웩~웩~거리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죠… ㅎㅎ
이렇게 수면마취를 하면 평소에 하는 짓이 다 나온답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딴사람은 다 아는데 자기만 기억을 못한다는 거… 사람 바보 되는 것 한순간이더라구요… ㅎㅎ
다음번에는 그럼 제가 의사가 되어 경험한 환자들의 이야기를 올려 드릴께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