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눈이 아프다고 하는 우리 아이, 꾀병일까?
아침에 일어나면 눈물을 흘리면서 눈이 아프다고 하는 우리 아이, 학교 끝나고 안과에 가면 아무 이상 없다고 하니 꾀병이겠지요?
아니, 아닐 수 있습니다..
반복성 각막 짓무름 증 (Recurrent corneal abrasion) 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뭔가 날카로운 것(종이, 손톱,화초 잎, 장난감 칼등)에 눈을 스치고 난 후 잘 생깁니다.
각막은 5층의 Layer 로 이루어져 있는데, 날카로운 것에 다쳤을 때는 맨 겉에 있는 상피층과 함께 바로 아래있는 보우만층이 같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상처가 아무는 과정에서 보우만층은 제대로 아물지 못하고 상피층만 싹~ 회복되면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보우만 층이 아물어야 - 기초가 튼튼해지고 - 위에 상피층이 안정되는 것인데 기초공사가 부실하니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눈꺼풀에 다쳤던 부위의 상피층이 붙어서 떨어지는 것이지요. 무릎이 까져도 아픈데, 각막이 까지니 얼마나 아프고 눈물이 나겠어요. 아이는 당연히 눈이 아프다고 울고, 학교 끝나고 병원에 갈때 쯤 되면 벗겨졌던 상피층만 또 싹~ 아물어버린 후가 되니 아무런 이상이 없는 눈처럼 보이는 것이지요.
바로 “학교가기 싫어서 꾀병부리는 아이” 가 됩니다.
12월 14일 일요일에 각막학회에서 주관하는 "한국외안부학회 필름 Festival" 이 있었습니다. 그 학회에 저희 김안과병원 각막과 김병엽 선생님이 발표하신 내용중 일부입니다.
그 7살 꼬맹이는 김병엽 선생님 덕에 “꾀병부리는 아이”라는 오명을 벗고 엄마에게서 미안하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김안과에 오신 약 50명의 환자를 조사하였는데 그중에는 15년 동안이나 고생하신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어휴~
그럼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일단 환자의 증상이 아침에 눈을 뜰때 심하게 아프고 눈물이 난다는 특징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각막을 아주 세심하게 관찰하여 (마치 C.S.I 수사요원처럼 ^^) 의심되는 부위를 찾아내고 그 부위의 약해진 보우만층을 꽉 아물게 하기 위해 작은바늘침이나, YAG Laser 를 이용해 작은 상처를 내는 특수치료를 합니다.(부실한 기초공사부위에 여러개의 작은 구멍을 뚫고 시멘트를 좀 메꾸어넣는 것처럼요.) 보우만층이 완전히 아물려면 약 2달의 시간이 걸리므로 그 사이에는 자기 전에 꼭 연고를 넣고 주무셔야 합니다. 그래야 아침에 눈을 뜰때 눈꺼풀과 각막의 상피층이 달라붙어 상처가 다시 나는 것을 막아줄 수 있습니다.
몇 년 전이라도 날카로운 것에 눈을 다쳤던 경험이 있으신 환자분 중에 아직도 가끔 아침에 눈이 많이 아프다면 반복성 각막 짓무름병을 의심해 보세요. 동네 안과에 가셔서 과거에 다쳤던 이야기도 꼭 해보시고요.
꾀병 없는 대한민국의 어린이를 위하여!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