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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Heal the World (망막센터)
지난 6월 27일 출발하여 7월 5일 까지 캄보디아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5차째라니 처음 출발이 엇그제 같은데 벌써 상당한 기간이 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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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안과병원 진료소가 있는 캄보디아 BWC 센터



전에 원장님께서 올려주신 글들을 보면 사진도 잘 찍고해서 한 번이라도 가보셨던 분들이라면 정말 이해가
쏙속될 것 같습니다. 저도 그냥 사진으로 볼때는 그랬는데 다녀오니 눈에 쫙 들어오네요. ^^

우리병원까지 왔었던 기디나(기린아 인줄 알았는데 영문명이 Ki Dina 더군요. ^6^) 도 잘 지내고 있고, 공부 안한다고 손경수샘한테 야단도 맞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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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디나, 영화배우 이윤지씨와 함께...선천성 백내장으로 고생했었어요.



무엇보다 이전에 다녀오신 분들의 노고가 곳곳에 보여 처음에는 정말 고생이 많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저희도 세극등에 문제가 좀 있어서 고생을 좀 하다가 후발대로 오신 원장님의 도움으로 잘 해결이 됐었구요.

글쎄 캄보디아 하면 생각나는 것은 킬링필드나 앙코르와트 정도가 전부 였던 저는 처음에는 별다른 느낌없이 출발했었습니다. 봉사단에 참가하여 출발하는 느낌이란 그냥 비행기를 타서 낯선 곳에 간다는 즐거움이 대부분의 마음을 차지하고 있었죠. 봉사라고는 하나 병원에서 안하던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환경에서 일한다는 그냥 막연한 생각말이죠.

봉사란 단어를 꺼내기도 살짝 창피한 것이, 무슨 평소에는 안하는 일을 집나가 *고생을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리도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대단한 시혜를 베푼다는 우월감을 가진다는 것도 이상하구요.

다만 저희가 아니었다면 영영 못보고 지내셨을 많은 분들이 정말 개안을 하는 기회를 가지게 해  준것은 자랑스러워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병원에서 같이 생활을 해도 가까이 지내지 않으면 그 사람이 어떤지 잘 모르는 것이 너무 당연한 일인데, 일줄일 넘게 같이 지내다 보면 조금 더 저희들끼리도 알게되는 즐거움을 얻게 된 것도 큰 보람인 것 같습니다.

두번째 가게된 천경재 간호사는 현지인 통역과 같은 역할을 하더군요.
"꼼 꼬물락~~"
"멀 칭아이"
들 말해가며 캄보디아어를 구사하는 저희 직원들은 참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특히 진료를 보며 숫자며 다양한 종류의 캄보디아어를 배운 조경진 선생님은 그 새침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약간의 푼수끼와 빠른 현지 적응 능력을 보여 캄보디아에 심어 놓아야 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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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 두고 오고 싶었던 조경진 선생님.



캄보디아는 많이 덥습니다. 전기 사정도 좋지 않고 샤워를 하고 나와도 3분이면 등에 땀이 송송, 밥을 먹을 때면 인중에 땀이나서 입속으로 들어가는 일이 반복되고, 처음에는 땀이 나서 불쾌해지다가도 조금만 더 있으면 그냥 그 불쾌함을 포기하게 만들어 버리는 곳입니다.

강열한 태양에 덕택에 풍부한 열대 과일이 자라지만 , 그 때문에 백내장 정도도 매우 심하고, 그나마도 대부분이 치료 시기를 넘겨 그냥 불 빛만 보이는 분들도 상당수, 이전에 감염이 생겼어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한 눈을 실명하신 분들도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곳 입니다.  안경을 쓰면 잘 보실 수 있는 분들도 안경을 구입할 경제적 여건이 안되어 그냥 지내시는 분들도 많고, 아니 평생을 살면서 병원 한 번을 제대로 못가 볼 지도 모를 분들이 진료를 보러 오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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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수술을 기억해 보면, 칠십세 남자 분 이었고, 양쪽 눈 모두 백내장 시력은 앞에서 손을 흔드는 정도만 보이는 심한 상태였습니다. 백내장 수술은 우리 눈의 렌즈, 수정체가 혼탁되어서 발생하는데 왠간이 혼탁이 되어도 눈에 불빛을 비치면 망막에 반사가 되어서 동공 안쪽이 붉게 보입니다. Red reflex라고 하는데 이게 잘 보여야 수술할 때 전낭절개가 용이합니다.

제가 병원에서 백내장 수술을 할때 이게 잘 안보이는 분은 정말 만나기가 어려운데.... 이 분 안보이시더군요. 그래도 여차저차 전낭절개를 하고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넣고 했는데 첫 수술이라 기구들이 익숙치 않아 수정체의 일부를 남겨둘 수 밖에 없었습니다. 흑흑...

그래도 수술은 잘 끝나서 다음날 시력을 재보니 0.5 정도가 나오시더군요. 말씀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기뻐하던 모습은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남은 수정체 일부가 흘러내려 동공을 가리니 잘 안보이신다고 하더군요. 다시 남은 수정체를 제거해 드렸고, 밝은 모습으로 돌아가셨습니다. ^^

하루 이틀이 지나 기구들은 많이 익숙해 졌지만 심한 백내장을 가진 분들이 너무 많아서 수술을 시작할때마다 걱정을 하며 했던 기억이 납니다. 큰 문제가 생긴 분들이 없으신 것을 보면서 부처님께 감사드렸죠. ^^

참고로 저희가 매번 가는 그 곳은 불교단체인 로터스 월드에서 운영하는 BWC(Beutiful World Cambodia)로 고아원과 진료소가 같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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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씨엠립에 있는 김안과병원 진료소



서울에 돌아오니 여름날씨가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오늘은 비도 많이 와서 춥기까지 하네요. 더운 날씨에 고생했던 우리 병원식구들, 그리고 6명의 건양대 간호학과 학생들, 캄보디아를 여러번 다녀온 진수, 남수, 태국에서 지내면서 또 더운 캄보디아까지 온 승언...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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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과 전문의 한정일 입니다.
남태평양의 뜨거운 햇살을 즐기는 마음으로 살아봅시다. 아자..
2009/07/21 11:41 2009/07/21 11:41
와^^

좋은 일 하고 오셨네요^^ 멋있어요b

싸이판

네, 감사합니다. 살짝 부끄럽네요. ^^

blue paper

우리의 작은 정성과 노력이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될수도 있겠지요 ^^

싸이판

네, blue paper님 김안과 병원 직원들 모두가 캄보디아에 다녀올 날도 멀지 않은 거 같아요. ^^

D

얼마전 김안과에 갔을 때 진료표에 의료봉사 가신 분들이
계셔서, 그게 기억나서 들어와봤더니 역시 김안과였네요^^
지금은 다른 과의 대학을 다니고 있지만, 고등학생 때 의사를 꿈꿨던 학생으로서 대리만족 같은 것을 느낍니다ㅎ
언젠가 저도 어떤식으로든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수고하세요~ㅎㅎ

싸이판

네, 일년에 세번 정도 캄보디아에 갑니다. 다음은 11월 이라고 하는데 병원에 연락을 주시면 어떻게 같이 갈 기회가 있을 수도 ^^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철봉

캄보디아... 국경, 공항에서 입국하는 외국인에게 비자피로 갈취하고 삥듣는 관리들을 보면 정내미 떨어지는 후진국중에 상후진국이지요.. 저 어린애들의 시대에는 달라질란지..
좋은일 하시고 오셨네요..^^

싸이판

네, 정철봉님 캄보디아가 너무 후진국이다 보니 비자피에 지나치게 비싼 공항세, 세관원들의 횡포 뭐 이런 것들이 문제기는 하죠.
그래도 가보면 나름 이해되기도 한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

비밀방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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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판

카페도 링크 걸어주세요, ^^

한때는 테리우스 ^^;

언제나 다녀오면 즐거운 캄보디아 봉사..
더 많은 김안과가족과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기쁨을 나눴으면 합니다..

다음에는 11월에 예정이네요^^

싸이판

네, 원장님 한번에 20명씩이나 다녀오니 좀 지나면 정말 많은 김안과식구들이 다녀올 것 같습니다. 캄보디아에 대한 애정도 깊어져 갈 것 같구요. ^^

I'm clare^^

매번 다녀오는 캄보디아 팀을 보며 나도 또 다시 가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아직 다녀오지 못한 울 식구들에게 양보해야겠지용~~
벌써 병동에서도 8명이나 다녀왔네요~ 그래도 언젠가 제 차례가 다시 오겠죠?
항상 모든일에 열심인 울 김안과 사랑하고 화이팅입니다^^

싸이판

네 곧 차례가 되시겠죠. ^^ 다녀오면 또 글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습니다. 11월에 꼭 신청하세요.

신작로옆코스모스

좋은 추억과 가슴한켠에 그리움을 담아 오셨겠습니다. 다시 가고 싶네요^^

싸이판

저도 또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기회를 갖는게 더 의미있겠죠. ^^ 여하튼 여러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일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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