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클렌즈를 한번도 껴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써클렌즈 트러블로 병원에 오시는 분들을 보면 신기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환자분들은 대개 중고등학생이고 많으면 20대 초중반인데, 이분들이랑 얘기를 해보면 써클렌즈를 선택이 아니라 필수처럼 생각하고 계시거든요. 써클렌즈를 끼면 정말 예쁘게 보이나요? 저는 이제 이런거엔 관심이 한참 멀어진 나이라서 그런지 =_= 써클렌즈 낀 눈을 봐도 부자연스러워 보이기만 하더라구요. 얼마 전에는 인터넷에 이런 사진도 돌았었죠. 대륙의 써클렌즈-!!
예쁜가요? ㅎㅎ
써클렌즈 트러블로 병원에 오시는 분들에게 가장 흔하게 보이는 것은 각막염입니다. 까만 동자에 염증이 생기는 거죠. 눈은 시리고, 햇빛을 보면 눈물이 나고, 흰자는 충혈되고, 앞이 부옇게 보이기도 합니다. 각막은 원래 혈관도 없이 투명한 조직인데 각막 주변부에 흰자로부터 혈관이 자라 들어와 있기도 합니다.
이런 환자분들이 오시면 저는 겁을 많이 줍니다. 어린 학생들한테는 좋은 말로 타이르기도 하구요. 그런데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써클렌즈의 효과를 마음깊이 믿고 계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서-!! 약쓰고 좀 좋아지는 것 같으면 또 끼는 분들이 꽤 있으시더라구요.
사실 한두번 경미한 각막염을 앓는 것은 본인이 느낄 정도의 큰 후유증은 남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의사의 경고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계속해서 써클렌즈를 끼시는 걸테구요. 하지만 다음 사진을 한번 보실래요?
사진을 보시려면 마음의 준비를 하시고 (클릭)
써클렌즈를 끼고 잔 다음 각막궤양이 생겨 저희 병원에 내원하신 분의 사진입니다. 약을 쓰고 염증이 가라앉으면 또 아무렇지 않게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글쎄요.. 그러긴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분은 써클렌즈를 끼고 잔지 이틀만에 눈이 퉁퉁 부어서 오시긴 했지만, 경미하다고 생각했던 각막염도 렌즈를 계속 끼고 치료는 하지 않으면 각막 궤양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눈동자를 반짝반짝 예쁘게 하려고 써클렌즈를 꼈다가, 그냥 봐도 까만동자가 하얗게 보일 정도로 궤양이 생긴다고 생각해보세요. 끔찍하지 않나요?
이렇게까지 말씀드려도 써클렌즈를 외면하지 못하는 분들이 분명히 계시겠죠? 흠.. 그럼 이것만이라도 꼭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절대 써클렌즈를 친구랑 같이 끼지 마세요. 절대 써클렌즈를 끼고 자지 말고, 하루 종일 끼지도 말고, 한동안 끼지 않던 써클렌즈는 절대 오랫만에 찾아서 끼지 마세요.
두눈이 다 잘 보인다는게 얼마나 감사할 일인지, 저와 함께 외래에 반나절만 계셔봐도 알거예요. 소중한 눈, 소중하게 다뤄주세요~ :)
Comments List
사진....헐...
이 사진을 광화문 사거리에 걸어야할 듯 !
충격적입니다.
써클렌즈 쳐다도 보기 싫네요 ...
흰색써클렌즈를 착용하신듯;;;;
저도 외래에서 근무할때 가끔~~~~~ 아주 가끔 저런 상태 본적 있는데.....정말 눈살을 찌푸리면서 안타까웠던 기억 나네요..
솔직히 저런 상태를 안다면 조심들 할텐데 대부분은 외양적인 모습만을 보니까 .....
전, 안경을 쓰는데 무서워서 아예 써클렌즈는 생각도 못하게 하는 모습이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