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 달도 더 지난 10월의 마지막 주에 김안과병원 식구들이 캄보디아 의료봉사를 다녀왔습니다~~
병원에서 정기적인 의료봉사를 시작한 이래 생각은 있었으나 백내장수술에서 손을 놓은 지 오래고 사시수술을 환자보고 바로 한다는 것에는 부담감이 있는지라 갈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저도 봉사를 다녀오면 자식들이 엄청 잘 된다는 손경수 선생님의 말씀(?)에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까지 데리고 떠나게 되었습니다.
처음 가보는 씨엔립 국제공항에 한밤중에 도착하니 BWC 직원 분이 마중을 나와 계셨습니다. 덥기도 하지만 어찌나 습한지 자동차 창문에 부옇게 물방울들이 맺혀 흐려지던 것이 캄보디아의 첫인상이었습니다. 이미 여러 해 병원에서 오가면서 잘 준비를 해놓으셔서 수술실은 쾌적하였습니다. (진료실은 덥습니다. 한 동안 앉아있으면 땀이 줄줄… 하루에도 몇 번씩 샤워할 수 있는 시설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숙소도 이제는 전기선이 연결되어 12시가 넘어도 에어컨을 켜고 자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는 거~~ 사실 에어컨 바람 좋아하지 않아서 끄고 자는데 한밤중에 꼭 땀에 흠뻑 젖어 깨서는 에어컨 리모콘 단추를 누르게 되더군요. 여름 날씨에 비하면 시원하고 살만한 거라는데 이 정도이니, 낮에 계속 움직이는 것은 당연히 무리이고 여기서 1년 내내 사는 사람들이 아침에서 밤이 되도록 빡세게 부지런하길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시환자의 수술을 하기로 하였지만 수술 후 관리를 해 줄 수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많이 하는 간헐외사시의 수술을 하기는 부담스러웠습니다. 술후 과교정이 될 수 있고 복시가 생기고 하는 것들을 잘 설명을 해주기도 어렵고, 과교정에 대한 추후 관리가 불가능하였으니까요. 간헐외사시로 수술을 꼭 받고 싶다고 온 젊은 남자분이 있었는데, 사시각이 아주 크지도 않고 간헐적으로만 나타나는 상태였기 때문에 수술 후 관리가 안되면 오히려 잃는 것이 많을 수 있어서 수술을 하지 말라 하였더니 환자와 통역해주는 분이 모두 몹시 실망을 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결국 사시수술을 3명에서 하였는데, 술후 관리가 없어도 별 문제가 생기지 않을 한눈 실명과 동반된 사시각이 매우 큰 감각사시 2명, 양안시력이 좋지만 사시각이 매우 크고 항상 나타나 있어서 약간 부족교정되어 외사시가 조금 남더라도 만족도가 높을 항상외사시 한 명을 수술하였습니다.
BWC에서 사시수술은 처음 하는 것이었지만 수술장 식구들이 필요한 것들을 잘 꾸려가 줘서 별 문제 없이 할 수 있었습니다. 부분마취로 하는데도 환자들은 참으로 잘 참아주었습니다. (20대 남자 한 분은 통증과 두려움으로 계속 아프다고 얘기하고 움직이기도 하는 바람에 영어만 통역하시는 분을 통해 영어로 달래가면서 수술하느라 애도 먹었지만, 다른 2분은 정~~말 전신마취 수술하는 것과 차이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수술한 다음날, 수술한 사람으로서는 만족스러웠는데 환자분들은 백내장 수술받은 사람들보다 눈도 아프고, 얼마나 나아진 건지 잘 알지도 못하고, 그냥 그렇게 가셨습니다. ㅠㅠ 차마 수술 전후로 사진을 찍겠다고 카메라를 들이대기가 미안하여 사진을 찍지 못 하였는데 다음에 가게 되면 꼭 사진을 찍어서 보여드려야 하겠습니다.
참 조용하고 순박한 사람들이 많은 곳 같았습니다, 캄보디아는. 지금 여기에 살고 있는 우리는 어떤 인연으로 그곳에 가게 된 것일까요. 제가 한 수술이 그곳 캄보디아 분들에게는 좋은 일이었기를 바라면서 두서 없는 글을 마칩니다.
Comments List
결혼하신 분들 ~ 봉사 많이 하면 자식이 잘됩니다. 진짜입니다. !
미혼이신 분들 ~ 봉사 많이 하면 사랑이 이루어 집니다. 진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