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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옆방eye : 객원블로거

2012, 김안과병원 50주년 기념과 함께 블로거 4기로 뽑힌 김주연입니다^-^

처음으로 블로그에 글을 올리게 됐네요..

제 소개를 간단히 하자면….

김안과병원에서 4년간 레지던트 수련을 마친 후 2012년 전문의 보드 시험을 통과한

따끈따끈한 전문의랄까요..ㅎㅎ
아직 전문의 번호도 안나왔지만요..^^;;;

멋진 선생님들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망막과 선생님들과 함께하게 됐고요!!

 

처음 글을 올리는 거라 어떤 이야기를 풀어볼까 고민하다가,

제가 지금 둘째 임신10개월이라 출산이 임박해있거든요.

그래서 여의사와 엄마의 역할에 관한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첫째 아가는 2009 11 21. 제가 2년차 전공의 수련 때 출산을 했답니다. 3.64킬로의 건강한 아들이었답니다.
폭풍 입덧을 시작하면서부터 일을 하는 것과 엄마가 되는 일 두 가지를 같이 병행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피부로 와 닿기 시작하더라고요.

당직일 때 야간진료실에 환자가 많아도 아침잠이 굉장히 많았음에도 늦잠 한번 잔 적 없었는데, 밤에 잠드는 것도 아침에 눈 뜨고 몸을 일으키는 것도 쉽지 않더라구요.  맡은 일들도 많았고, 아랫년차 선생님들이 들어오면 보여주고 가르쳐 주고 싶은 것들도 참 많았었는데. 4년간의 의국생활 중에서 2년차가 되면 하고 싶었던 일들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게 너무 속상했었답니다.
무엇보다 제가 가장 싫었던 것은 성실하지 못한 전공의의 모습으로 비쳐지는 것이 아니었나 싶네요. 제가 맡고 있는 수술방 외래 스케줄도 힘들었는데, 이번주까지 마무리 지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라고 약속한 일을 지키지 못한 것들이 생기기 시작했거든요.
그러면서 다른 엄마 선생님들이 새삼 너무 강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저만 겪는 일은 분명 아닐텐데 어떻게들 이 시간을 보내셨을까그래서 제가 당직실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면 격려의 말씀들을 해주시고 가셨나봐요.^^

 

입덧이 끝나고 배가 나오고무려 18킬로나 찌면서는 오히려 힘든줄 모르고 일했던 것 같아요.
물론 앞으로 바짝 앉아서 일하는 일이니만큼 엄청나게 다리가 붓고 발가락까지 퉁퉁 부어버려서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면서는 꽤 아프기도 했지만, 밤에 응급콜을 받고 나오는 일도, 자정 넘어서 응급수술을 하는 것도 나중에 아들이 크고 나면 엄마가 이렇게 힘들게 널 담고 일했단다 하고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았죠.
출산직전에는 백내장센터에서 근무를 했는데, 저랑 같이 백내장 센터를 담당하고 있던 간호사도 임신 중이었거든요. 배부른 두 여자 진료실에 있는 모습에 수술 전 진료를 받으러 오신 할머님 할아버님들께서 처음엔 놀라시고 나가시면서 화이팅 해주셨던 것도 기억이 나네요. ^^ 대단히 뿌듯해 하시는 분들도 많았답니다.

 

출산 임박하면서 가장 많이 들어던 이야기는 뱃속에 있을 때가 나왔을 때 보다 편하다.” 였어요.
물론 저는 아들을 안고 있는게 담고 있는 것 보다 편했고 좋았고, 그 말에 공감하기는 힘들었지만 육아라는 현실에 한 번 더 부딪혀야 했답니다.
출산휴가는 친정에서 보냈지만, 백일 때부터는 아가랑 시댁으로 들어갔거든요. 엄마가 봐주는 동안에도 투닥거리면서 지냈는데, 시댁에 들어가서 어머님, 아버님 그리고 저희 아들을 위해 오신 이모님까지 같이 갑자기 같이 지내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죠.
이 때도 저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며느리의 역할, 엄마의 역할, 그리고 병원에서의 저의 역할 어느 것 한 포기하고 싶지 않은데 욕심처럼 안되니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못했다는 점이었어요. 집에 있으면 미처 하지 못하고 온 병원 일이 걱정이 되고, 병원에 있으면 집안일에 걱정이 되고, 또 아들한테는 해주고 싶은게 왜이리 많던지.
그렇게 6개월 가까이는 시어머님과 저랑 서로 눈치를 보면서 지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시댁에서 지낸지 2년이 다 되서 저도 능구렁이가 다 되었죠. ㅎㅎ 어른들과, 특히 어머님과 대화하는 방법을 찾았다고 할까요? 물론 평생 집안일 하시면서 식구들 위해서 희생하시는 전형적인 어머니의 모습을 하시는 어머님께서는 제가 잘 이해가 안되실 때가 많으시겠지만 옆에서 지켜본 바로는 병원에 나와서 일하면서 아이들을 돌보시는 엄마 의사들만큼 강한 모습이라는게 저의 결론입니다. 아프시면서도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챙기고 계시니 말에요..

 

첫 아들을 임신하고 낳고 지금까지 지내면서도, 4년차가 되어 시험공부에 올인해야 하는데 입덧을 또 어떻게 견딜까 하면서도 둘째 엄마가 되기로 결정하면서도 제 자신이 엄마이기 때문에 강해졌구나 라는걸 새삼 깨달았답니다.
(
아니나 다를까 둘째 때도 폭풍입덧을ㅠㅡㅠ)

어쩌면 꼭 의사라는 직업을 가지면서 엄마가 된다는 상황이라서가 아니라 아이를 갖고 낳는다는 과정에서 반드시 버려야 할 건 쓸데없는 욕심이 아니었나 싶어요. 주변을 보면 조언을 구할 선배들고 많고 격려해주시는 분들도 많은데 마치 나에게만 지워진 일처럼 혼자 지고 가야하는 기분이었달까요?

 

제가 셋째 딸 낳고 싶다는 말을 했더니(둘째도 아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중이랍니다) 저희 친정엄마께서 저한테 니가 낳았지 키웠냐?” 하고 말씀하세요. 하핫…^^;;

또 저한테 엄마가 의사이기 때문에 아이들을 일일이 못 챙겨주는걸 너무 미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해주신 선생님도 계시구요.

지금도 저는 참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것 같네요

 

둘째 순산할 수 있도록 파이팅 부탁드립니다.!!!!

아자아자!!

2012/03/13 13:47 2012/03/13 13:47
수달

저는 머릿속으로 '둘째는 낳아야 한다' 라고 생각은 하지만 솔직히 엄두가 안나요...하나 키우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둘을 어떻게 키우나..싶습니다;;; 하하하;;; 선생님은 잘 하실꺼에요~ 화이팅이에요~ ^-^/

휴 진

매력적인 작업. 난 단지 블로그에 우연히와하고 싶은 말은, 난 당신의 블로그 게시물을 정말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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